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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 Apr 13. 2021

아몬드

아몬드 - 손원평 독후감

얼마 전에 '오베라는 남자'의 독후감을 썼다. 읽은 책의 대부분은 짧게라도 기록을 남기려 하는데, 보통은 메모의 형태이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독서 모임의 책으로 지정되어 글쓰기의 의무가 있거나 스스로 느낀 것이 많은 경우에 주로 글을 쓰는 편이다. 해당 책은 후자였다. 마음을 움직인 따뜻한 이야기. '아몬드'가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요즈음 어딜 가나 자극적인 이야기가 즐비한다. 사람들은 그것에 열광한다. 미움, 증오, 배신, 범죄. 나는 그런 폭력적인—해당하는 이야기들을 마땅히 함축할 만한 표현을 찾지 못했음을 용서해주길 바란다— 컨텐츠들을 보고 그것들에 대해 '추악한 현실(혹은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감상 따위를 내는 것을 썩 즐기지 않는다.


좋고 즐거운 것만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다. 웃다가 울고 화내고 미워하더라도 종국에는 희망의 메세지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거나 세상 그래도 살만 하다는. 혹은 심도 있는 질문을 대중에게 던짐으로써 그것을 되짚어 보고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있다. 나는 그런 작품들이 가치 있다고 본다. 단순하게 1차원적인 인간의 본성을 나열해두고 동물의 왕국을 만드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개인적인 의견이며 취향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몬드는 내게 좋은 작품이었다.


소중한 이와의 이별, 감정을 알아가는 여정, 곤이와의 우정, 도라와의 사랑. 그 안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좋았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성장은 뻔해 보여도 언제나 새로운 듯 감동을 주곤 한다.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가 나를 달래며 끝에는 코를 훌쩍이게 만든다. 그래, 결국에는 다시 봄이 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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