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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디자이너란? 브랜드디자인과 뭐가 다를까

by 유니우니


디자이너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패션디자인, 마케팅디자인, VMD, 상품디자인, 패키지디자인, 브랜드디자인 등등


나는 나의 직업에 대해 소개할 때, 그리고 이직을 준비할 때 보통 '마케팅디자이너'라고 말한다.

첫 직장이 직원수 100명 정도 되는 스타트업에서 인터널브랜딩, UI지원, 브랜드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 영역에서 디자인을 경험하였지만 이후로는 주로 특가, 프로모션, 이벤트 페이지를 담당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케팅 디자이너는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일까?


말 그대로 마케팅 프로젝트 기획(이벤트, 콘텐츠, 프로모션, 광고, 배너 등)에 대한 디자인을 하는 역할이다.

보통 마케팅 디자인도 타깃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누자면 2가지로 나뉠 수 있다.

유저, 고객향 마케팅 디자인(B2C)과 기업(ex. 광고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B2B) 디자인이다. 보통 유저, 고객향의 경우 마케팅팀과 협업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며, 매출과 판매촉진을 위해 영업 직무와 협업을 통해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보통 그렇다는 것일 뿐 2분할로 딱 떨어지지는 않는다. 영업 직무에서도 판매촉진을 위해 B2C 기획전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뭐, 업무를 하면서 그냥 이것저것 디자인은 다 할 수 있으니 이러한 정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디자이너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타깃이 누구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냥 내가 이뻐 보여서, 내 스타일을 좋아하도록 해야지라는 마인드로 업무를 하게 되면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하기가 어렵다. 기업에 소속된 디자이너는 기업의 이미지를 대표하기 때문에 '나의 느낌'이 아닌 '기업'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디자인을 해야 한다. 물론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디자이너의 분위기, 느낌이 가미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설명되어서는 안 된다.




브랜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일까?


나는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디자이너와 디자인팀을 경험해 보았다. 디자인의 일관성과 통일성, 효율성을 중시하며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셨던 팀장님에서부터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과 주관적인 느낌으로 디자인을 변경하고 결정했던 상사 등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짜 실력 있는 디자이너란 기업 안에서 디자인 영역을 그저 지원 조직이 아닌 탄탄한 디자인 고유의 조직 영역으로 만든 사람이라 느꼈다. 그러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이드의 정립과 운영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일을 하는 디자이너가 브랜드 디자이너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영역의 디자인을 포괄하는 영역은 '브랜드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기업마다 브랜드 디자인의 의미와 역할이 다르지만 큰 의미로는 세부적인 디자인들이 모여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 크게는 시각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경험 자체를 디자인하는 업무까지도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BXD(Brand Experience Design)라고 불리는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며 BXD 조직이야말로 디자인 고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이 아닐까 싶다.





마케팅디자인과 브랜드디자인, 뭐가 다를까?


나는 쉽게 말해 마케팅디자인은 단타, 브랜드디자인은 장기전이라고 말한다.

이 말만 들어도 스타트업이나 공격적인 기업에서 마케팅디자이너에 대한 수요가 왜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팀의 지원 조직으로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자체를 정립하고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바꿀 수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마케팅 디자인은 주로 특정 목표(판매, 전환 등)를 달성하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를 다루고, 브랜드 디자인은 브랜드의 장기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표로 좀 더 쉽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마케팅 디자이너,

그저 마케팅 지원의 영역이 되지 않으려면?


이렇게 표를 보면 마케팅 디자인이 참 애매하다.

발 하나만 넘으면 마케팅에 소속되기도 하고 디자인에 소속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마케팅 디자인은 정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 및 가이드를 토대로 마케팅 의도에 맞추어 디자인을 해야 한다. 내가 경험했던 기업 중 몇몇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없이 마케팅디자인을 요구한다. 그럴 경우, 명백히 규정된 가이드가 아닌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에 디자인이 좌우되기 매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기업에 브랜드디자이너가 없이 마케팅디자이너만 존재한다면 마케팅과 기획자의 의견에 좌우되기보다 마케팅디자이너가 브랜드의 일관적인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설득하고 작업을 해야 한다. 당장의 브랜드 가이드가 없고 업무는 마케팅에 해당하는 업무일지라도 거시적으로 보며 디자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





번외로, 디자인을 요청하는 각 협업팀의 기획자가 디자인의 어디까지를 관여하는 것이 맞는 걸까?


아마 거의 대부분의 기업에서 이 부분이 가장 딜레마이자 충돌지점일 것이다. 나 또한 이 부분을 항상 고민하며 줄다리기하듯 일을 해왔다. 가장 이상적인 협업이라 생각하는 것은 마케팅에서 프로젝트의 목표와 의도가 담긴 기획안을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면 디자이너가 브랜드의 전체적인 일관성과 이미지를 생각하여 디자인 작업을 한다. 디자이너는 시안만 공유하기보다 시안에 디자인 기획 의도를 명확히 하여 전달한다. 기획자, 상급자는 디자인의 의도를 존중하며 마케팅이나 전체 프로젝트의 목표 안에서 디자인 시안을 조율한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협업이라 판단한다.


디자인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이드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이드가 없이 진행하다 보면 당연하게도 휘둘리기 십상이다. 기획자도 프로젝트를 기획한 담당자이며 또 개인의 취향도 본의 아니게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디테일한 디자인에 대해 기획자와 상급자의 스타일에 따라 디자인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은 디자인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위험한 징조라고 본다.



PS.

마케팅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면서 느낀 '마케팅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이기에 참고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피드백에 열려있으며 다른 의견이 있다면 편하게 댓글로 소통하는 것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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