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디자이너의 고민
디자인을 하다 문득 텍스트 줄 바꿈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나는 보통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그다음 심미성을 따진다. 뭐 상황에 따라 심미적인 부분을 우선으로 둘 경우도 있다. 줄 바꿈의 기준은 말 그대로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줄 바꿈을 하면 더 효과적일지 정리해 두고 나만의 가이드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나아가서는 이 글을 보고 있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디자이너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에게도 참고로 할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종종 줄 바꿈 수정 요청이 간혹 있었다. 예시 이미지들만 봐도 기업마다 줄 바꿈을 다르게 한 것을 알 수 있다. 좌측 이미지는 양쪽정렬을 해서 글자가 빈여백 없이 좌우가 꽉 차게 구성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이미지는 좌측정렬 즉 어절 줄 바꿈으로 어절이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한 것들이 있다. 이러한 정렬들은 심미성과 가독성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 아래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 기한 내 쿠폰을 미사용 하고 소멸되었을 경우, 이벤트 기간 내 4회까지 쿠폰 재발급이 가능합니다. (단, 회원가입 쿠폰은 재발급 불가)라는 문구를 예시로 들어 보겠다.
위 예시 중 좌측 이미지는 양쪽 정렬로 심미성을 강조한 구성이다. 사각형으로 딱 떨어져서 글자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좌우 균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가독성을 생각한다면 우측 예시 이미지와 같이 어절이 끝날 때 줄 바꿈을 한다. 자연스럽게 읽혀야 하기 때문이다. 위 좌측 예시 레이아웃처럼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끝난다면 ‘이벤트 기/간, 회원가입 쿠/폰’처럼 단어의 흐름이 끊겨 가독성에 문제가 된다.
이 두 가지 줄 바꿈, 어떤 경우에 효과적으로 보일까?
본문이 중요할 때(ex. 뉴스나 블로그와 같은 꼭 읽어야 하는 매체일 때)에는 가독성이 강조가 되어야 하고, 짧고 강렬한 메시지 전달(ex. 포스터나 이벤트성 홍보물 등)이 중요할 때에는 심미성이 강조되는 것이 좋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자 정리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주의사항은 홍보물 최하단에 작은 글씨로 기재되어 있는 것과 같이 홍보물의 맥락에서는 크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보았으면 하는 것이 아닌 참여한 사람과 참여하려는 사람이 읽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독성이 아닌 심미성의 영역으로 양쪽정렬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며 다양한 프로모션 주의사항들을 찾아보았다.
우측 이미지처럼 양쪽 정렬도 간간이 보였지만 대부분이 어절 기준으로 줄 바꿈이 되어 있다.
생각해 보니 이 부분은 심미성을 강조할 만한 부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 부분이야말로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아닌 가독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영역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줄 바꿈에 대한 기준을 판단할 때,
1. 프로젝트의 목적이 정보와 내용전달이 우선인가,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선인가
2.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일 때, 꼭 심미적으로 보이게 해야 하는가
상황에 따라 다른 변수가 있지 않은 이상 이 두 가지 기준을 두고 판단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PS. 주관적인 견해이니만큼 다양한 의견에 열려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거나 궁금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