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휴대폰 중독자입니다.
하루에 7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 까지
폰 화면 속에 갇혀 지낸 6년의 시간과
폰을 끄고 난 뒤의 감정을 기록합니다.
폰 없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 시간은 이미 10시간을 넘었다.
2025년 8월 11일 오후 12시 44분
보리차 한잔과 크래미를 먹으며 어제의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평소 성격이 급해서 역이나 공항에 여유있게 가서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다.
출장 가는 도중 3분 차이로 기차를 놓쳤다.
연착되는 경우도 있어서 살짝 기대를 했는데 없었다.
다행히 다음 기차가 바로 있어서
업무에는 지장이 없었다.
새로 기차표를 살 때
코레일 앱 대신 기계를 사용해 봤다.
기차 티켓은 오랜만이라 앞 뒤로 돌려봤다.
기차를 놓쳐본 게
생에 처음인가?
일단 지금까지의 기억으로는
처음 겪는 일이라 웃겼다.
이동 중 편의점 바리스타 커피,
봉내동 아이스라테,
돌아오는 길에 엔제리너스 라테를 마셨다.
커피는 잠깐의 불안을 완화시키고
그 후에 불안을 가중시킨다.
집에 와 현관문을 닫는 순간 큰 한숨을 쉬었다.
빈 속에 커피만 잔뜩 마셔서
헛 구역질이 났다.
언니가 하루 이상 DM 과
카톡 답장이 없어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재차 연락했는데 카톡이
밑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일도 바쁘고 주변에 사람도 많으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마음이 약해진 건지 약간 서운했다.
글을 쓰며 돌아보고 느낀 건
어느 순간 한숨이 습관화된 것 같다.
살면서 "왜 이리 한숨을 쉬어"라고 말한
사람을 둘 정도 만난 적이 있다.
그 말을 안 들으려고
일을 할 때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이려 하기 때문에 스스로 억제하다 보니 집에 오면
한숨과 천장 보기로 숨통을 틔인다.
그러다가 유튜브로 빠져든다.
사실 아무 일도 없다.
모든 게 욕심 이란 것도 안다.
약간 완벽주의 성향도 있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관심과 사랑 안정에 목말라서
이런 상태가 된 것 같다.
편안하게 살고 싶다.
남보다 나아지고 싶다. (왜??)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스스로에게 부담을 줬다.
넓게 보면 아무 일도 없다.
지금 감정을 이해하고 현재 즐겁게 살아야 한다.
내일은 없다.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세상에서
다친 적도 없고 크게 아픈 적도 없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적도 없다.
돈을 떼여보거나 사기를 당한 적도 없다.
한국에 태어난 것도 다행이다.
감사 일기를 써야하나...
삶에서 아쉬운 부분은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사랑을 못 느꼈다는 점이다.
이게 가장 큰 사건 사고인가?
아무 일도 없어서 마음속 아플 일을 끌어와
감정을 쓰는 걸까?
어쨌든 아픈 곳도 없고
나름 자유로운 직업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있다.
법륜 스님의 말처럼
부모에게 큰 기대를 하지 마라
큰 그릇으로 보지 마라
해주셨던 말도 생각해 보고
그래 부모님도 부모의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겠지
그들도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잖아
단지 여건이 안되었을 뿐이야.
어떤 특정 기준을 정해놓고
판단하지 말자 생각도 했었다.
나와 그들의 관계를 제 3의 시선에서
분류하고 상관없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도 아쉬운 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이다.
한때 큰 미움도 있었다.
아버지의 부정적인 말투가 싫고
모르는 척 세상의 모든 걸 회피하며
자신만의 세계로 숨는 행동,
외면하는 눈빛이 싫고
그 많은 담배연기가 싫고
게으른 모습도 싫다.
잠깐이지만 만난 적 있는
어머니의 말투와 생각, 외모도 싫다.
아버지를 닮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 낯선 여자를 엄마 말고 어떤 단어로
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싫다는 감정이 남아 있다는 것도 싫다.
그래 난 두 사람이 싫다.
완벽하게 싫다.
이 싫다는 감정을
오랫동안 인정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싫다! 인정해 버리니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좋아하는 연예인 두 명이 있는데 강주은과 최연제다.
둘 다 최근 5년 안에 알게 된
사람들인데 한명은 방송인이고 한명은 예전 가수 였다.
그녀들의 온화하고 편안한
목소리에 매료되었다.
아마 머릿속으로 그리던 여자의 따뜻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둘 다 자녀에게 말을 하는 말투나 소리, 눈빛이 좋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막역한 상상도 해봤다.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을 후원하거나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
길에서 아이들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다.
만화처럼 상상해봤는데
아이와 강아지 고양이, 동물들만
있는 세상은 어떨까?
아이는 어른이 될까?
다시 현관문을 닫는 순간부터 돌아오면
긴 한숨 - 배달음식 - 축구영상을 보며
뇌 속이 잡생각으로부터 멀어지기를
생각했다.
스스로 다그치는 경향이 있다.
더 잘할 수 있었잖아? 이런 식의
후회와 반복이다.
그것은 한숨과 혼잣말을 불러온다.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책에 나온것처럼
세상은 남의 실수와 잘함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너를 생각할때 나도 마찬가지다.
"나" 라는 개념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스스로 다그치는 일을
멈추고 한 걸음씩만 나아지면 된다.
반복적으로 축구 영상을
찾아보다가 6시간쯤 지났을 때
마음이 답답해져서 침실의 물건들을 급하게
거실로 아무렇게나 꺼내놓고 나름 한적해진
침실을 느끼다가 폰 없이 여행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전철이나 지도를 인쇄해야겠네 싶다가
살짝 기대하는 마음도 들었다.
떠나야겠다.
핸드폰을 너무 오래 봐서 눈이 뻑뻑하고 침침하다.
정신이 번쩍 나서 폰 2개는 끄고 공기계와 같이
싱크대 서랍에 넣었다.
노트북 앞에 앉아있으면 노트북도 핸드폰과
다를 바 없음을 느끼지만 이 기계를 들고 침대에 눕거나
오랫동안 바라보지는 않을 테니....
폰보다는 낫다.
머릿속에 폰 유튜브 TV 영화 이런 화면
너머의 것들이 지나치게 많다.
화면 밖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
인생은 한번 밖에 없다.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
어느 날 문득 휘발 될 이 모든 생각과 행동도...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겠지....
그것이 위안이 된다.
청소를 하고 폰 없이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