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투정

[30+ 그림일기]

by yoong

그렇게 좋아하는 밥을 준비해 대령했는데, 오늘따라 반응이 마뜩찮다. 표정이 너무 뚱해서 밥을 좀 더 부어줬다. 역시나 미동도 없다. 버티고 선 다리엔 힘이 잔뜩 들어갔다. 빤히 내 눈을 올려보는 까만 눈동자를 보자마자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감히 이따위를 내 밥이라고 주는 거냐, 하는. 슬그머니 약이 올랐다.

"안 먹어?"
"...."
"진짜 안 먹어?"
"...."
"맘대로 해."
"...."

몇 분이 흘렀다. 대치상황을 슬그머니 푼 녀석이 한 발짝 그릇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사료 한 알을 입에 물고 내 눈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다. 정말, 하잘것없는 음식이지만 성의가 불쌍해서 먹어준다, 그 말이 하고싶었던 거겠지.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푹신한 자리에 앉더니 그제야 입에 문 한 알을 씹었다.

오도독.

차박차박차박.

오도독. 오도독.

차박차박.

오독오독오독오독.

차박.
오오독오독오독오독오독오독오독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와구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촵

달그락.

빈 그릇이 녀석의 혓바닥 힘을 이기지 못한 채 옆으로 움직였다.

아, 이럴 거면 그냥 줄 때 기쁘게 먹어줘 좀. 우리 집 멍멍이 바라보는 심정이 이런데 미래의 내 아이가 반찬투정하면 어쩌지. 참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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