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5
잠깐 나온 거였다. 샌드위치를 포장해 오려 했다. 샌드위치 가게로 가는 길에 날씨가 좋았다.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고 햇볕은 따뜻했다. 웬일로 바람도 이렇게 살랑거리며 부는 걸까.
직진해야 했지만 때마침 바뀐 신호등을 따라 건널목을 건넜다. 그 길로 작은 동네 골목을 지나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밤에 잠을 못 자면 안 되니 따뜻한 디카페인을 주문하고, 궁금했던 레몬 마들랜도 주문한다. 크기가 작아 먹기에 부담이 없어 보인다. 카페 안은 따뜻하다. 커피 향이 좋다. 목소리가 높아지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도 좋다. 유럽 여행 계획을, 오늘의 데이트 계획을, 자꾸 밖으로 나가 점프 놀이를 하자는 아이의 계획을 듣는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책상 위의 그림이 너무 지겨워 나왔으니까. 내 작업 방이 너무 답답해 나왔으니까. 지금 이런 여유를 즐길 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있으니까. 혹시 몰라 가방에 넣어 온 책이 있어 다행이라 여기며 책을 펼친다. 어차피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읽어야 할 책이었잖아. 미리 읽어두자. 나를 위로할 이유를 대본다.
#지난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