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C+ 받은 직장인이 '기업가치'를 홍보하는 법

차가운 ‘숫자’에 뜨거운 ‘메시지’를 입히는 일

by 유스타

내가 대학 때 경영학 복수전공 수업에서 관리회계 C+을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먼저 고백하고 글을 시작해보려 한다.


홍보실에서 IR 등 기업가치 홍보를 담당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떠올린다.


“숫자 잘 다루고, 기자가 물어보면 척척 숫자로 답하는 사람.”



하지만 나의 학생 시절 성적표는 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회계원리’ 시험에서는 차변·대변을 헷갈려 시험지에 엉뚱한 단어를 적어놓고, 시험이 끝나기 10분 전에야 겨우 구조가 머리에 들어왔다. 결과는 당연히 C+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나는 매일 사업보고서나 재무 지표들을 들여다본다. 그 속에 박힌 주요 숫자들을 정리하고, 그걸 언론과 대중에게 내가 몸담은 기업을 어필하기 위한 ‘단 한 줄의 메시지’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


회계원리 수업의 점수가 낮았을지 몰라도, 홍보 실무 현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숫자의 ‘이면’과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회계 C+을 받았던 그 학생이, 국내 통신사에서 매분기 실적 발표 보도자료를 책임지며 “ARPU의 흐름이 어떻고, CAPEX 수치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이 간극이 재밌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에 숫자를 잘 다루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숫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한 이해 당사자인 언론과 대중을 향한 ‘메시지’로 바꾸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통신업계 최초로 ‘기업가치’를 전문으로 하는 홍보팀 소속으로 이 업무를 4년 넘게 해왔다.


기업가치, 실적, 배당, ARPU, 배당, 외국인 지분율…


이 차갑게 보이는 숫자들을 매일 마주하고, 묶고, 순서를 바꾼다. 그리고 그 속에서 뜨거운 ‘메시지’를 꺼내어 세상으로 보내는 일. 그것이 나의 업이다.


회계 C+ 받은 사람이 기업가치 언론 커뮤니케이션 실무자가 되기까지.


나는 언론홍보학을 전공하지도, 기자를 해본 적도 없다. 그저 지난 10년간 언론 홍보 현장에서 부딪히며 깨달은 치열한 ‘고민’과 나만의 ‘관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체득한 ’경험‘이 있다.


나는 이제, 그 기록을 천천히 펼쳐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