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홍보실 생존기
입사 후 나의 첫 보직은 대리점 개설과 단말기 재고 관리, 출점 등 유통을 담당하는 '마케팅 매니저'였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늘 한 가지 간절한 로망이 있었다. 바로 홍보실 근무였다.
어릴 적부터 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만큼은 유난히 좋아했다. 주로 스포츠 면을 중심으로 읽긴 했어도, 신문이라는 매체 자체가 나에게는 무척 친숙했다. 하루의 끝에는 매일 밤 9시 정각에 시작하는 뉴스까지 꼭 챙겨보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입사 후에도 습관처럼 포털 사이트에 회사 이름을 검색하며 어떤 뉴스가 있는지 꼭 챙겨봤다. 그리고 간혹 만나 술잔을 기울이던 친한 기자 형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런 부탁을 했다.
"형, 혹시 우리 회사 홍보실에 아는 사람 없어? 혹시 있으면, 나라는 사람 있다고 귀띔이라도 좀 해줘."
형은 '네가 그 일을 잘할 것 같다'고 격려해 주었지만, 당시만 해도 그저 '닿을 수 없는 꿈'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홍보실에서 내부 지원자를 뽑는다는 내용의 인사팀 안내 메일이 날아왔다. 홍보실 외에도 신사업 부서 등 몇몇 후보 부서가 있었지만, 나는 1순위, 2순위, 3순위 모두 '홍보실'을 적어 냈다. 내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2016년 5월. 나는 드디어 바라던 홍보실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발령 소식을 전했을 때, 나를 응원했던 기자 선배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아이고, 너 이제 큰일 났다. 많이 힘들 텐데..."
아니, 형! 가기 전에 말해줘야지, 이제 와서 알려주면 어떻게 하냐고 웃으며 타박했지만, 형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나는 언론사 기자 출신도 아니고, 언론고시를 준비한 적도, 심지어 언론홍보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말 그대로 생짜 초보, 비전공자의 홍보실 입성이었다. 홍보실 전체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전입 첫인사를 할 때, 내가 내뱉은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기업의 입을 담당하는 홍보실에 와서 영광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기업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갓 부서에 배치된 사원이 '기업의 입'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선배들은 ‘너무 비장한 거 아니냐’며 조금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들에게는 평범한 업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간절한 꿈의 시작이었으니까.
그렇게 파란만장한 홍보실 라이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