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한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원전 약 280년에 태어난 사람이니까 벌써 2,200년 전 사람입니다. 보통 한비자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에 따르면 춘추전국시대에 '법가' 사상을 주창했던 사람으로 유명하고, 법가 사상사로 유명하고, 네 그렇습니다. 주입식 교육의 한계죠. 한비자 = 법가. 그 외에는 사실 제대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법가라는 것을 제대로 배우기도 힘들고요.
한비자는 말은 어눌했지만 글솜씨가 월등히 뛰어나서 진시황이 통일을 하기 전에 한비를 데려오고자 한나라를 공격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진나라에 온 한비자는 결국 진시황에 의해 죽고 말죠.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진시황 같은 사람이 그렇게 감탄을 했다는 것인지. 자연스레 한비자 책을 구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처음 읽었던 건 거의 10년 전, 가벼운 책이었습니다. 무슨 기준으로 추려진 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감은 잡을 수 있었던 책이었고,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김원중 씨 역의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감탄한 적이 많았습니다. 세상이 2,200년이나 넘게 지났는데도 어떻게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고 그때의 문제는 여전할까요. 그 옛날에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글을 남긴 한비자라는 사람의 역량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한비자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나름의 해설과 함께 남겨놓고 싶어 졌습니다. 저만의 <한비자 주해>라고 할까요. 책에서 고른 인상적인 부분과 그것에 대한 저희 생각을 쭉 적어보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한 번쯤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