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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Sep 06. 2021

탈고 후 피드백이 왔다

한번 더 버리기

두근두근, 탈고 후 피드백이 왔다.

고생하셨어요! 완벽합니다!

이런 무한 칭찬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잘 받았다,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무탈한 내용이기를 바랐다. 근데 이게 웬걸?! 손봐야 할 것들이 많았다. 일일이 설명하기를 좋아해(글에 있어서는 TMT-Too Much Talker다.^^;;) 사진에 달아놓은 캡션은 본문과 중복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삭제해야 했고, 대화체를 구분하기 위해 적용한 볼드체도 어차피 따옴표가 있어 굳이 필요가 없었다. 문단 줄 바꿈도 너무 자주 나온단다. 자칫 글이 짧아 보일 수 있다고;;; 게다가 이모티콘도 지나치게 많았다.(책이 무슨 블로그냐!?) 주로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물론 브런치라고 가볍게 쓴 것은 아니었지만) 생생한 감정 전달이나 재미적인 요소를 위해 곳곳에 이모티콘을 즐겨 쓰곤 했는데 책에는 좀 더 진지함이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와 중에도 난 이모티콘을 남발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원고에 대한 피드백. 모두 수긍했다. 출판사 대표님의 피드백대로 고치면 될 일이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사진이었다. 사진을 너무너무너무 많이 보낸 것. 보통 1권의 여행책에 150장 내외의 사진이 들어가곤 한다는데 내가 보낸 사진 개수는 무려... 480장! 이게 내 나름 추리고 추린 결과였다. 한 장 한 장이 내게는 다 소중한 추억이기에 정말 구도가 꽝이거나 핀이 나간(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이 아니고서야 내 눈에는 다 예뻐 보였다. 물론 그중에서도 특히 더 잘 나왔다 싶고 본문과 관련 있는 사진들을 보낸 것인데, 내 욕심이 지나쳤다. 480장을 모두 넣었다가는 수학의 정석만큼이나 두꺼운 여행 에세이가 탄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단순히 두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출판사 대표님의 눈에는 몇몇 사진은 독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같은 사진들도 많단다. 이상하다... 내가 보기엔 분명 디테일이 다른데.^^;;




피드백 사항을 모두 확인  곧바로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볼드체는 모두 일반 서체로 바꾸고, 처음부터 읽어 내려가며 굳이 이모티콘 없이도 의미 전달이  되는 문장의 이모티콘을 삭제했다.(웬만한 이모티콘은 거의  지웠다.) 문단  바꿈도 최대한 줄였다.(하고 보니 정말 의미 없는  바꿈이 많았다.) 그러는 와중에  어색한 문장이나 단어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렇게 이것저것 하다 보니 결국 2 탈고 작업이 돼버렸다. ... 예술에는 끝이 없다더니. 끝날 때까지 끝난  아니었다. 그나마 원고 작업은 괜찮았다. 역시 사진 버리기가 문제였다. 이상형 월드컵을 하듯 사진을  개씩 띄워놓고 비교해가며 하나를 떨어뜨리려  보았지만  개를 띄어놓고는  분을 ~하니 바라보기 일쑤였다. 누가  대신 사진  걸러줬으면 싶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건  뺐냐며 극대노 했을지도 모른다. 결국엔 내가 해야  일이기에 뼈와 살을 깎는 마음으로     정을 뗐다. 그렇게 해서 멀리 떠나보낸 사진은  277.( ~ 얘들아ㅠㅜ) 203장의 사진이 살아남았다. 그래도 150장에 비하면 53장이나 많았다. 내게 더는 역부족이었다. 욕심쟁이라 욕을 먹을지언정  손으로 더는 내치지 못할  같아 죄송하지만 나머지는 출판사 대표님께 토스하기로 하고 이만 메일을 보냈다. 이것으로 2 탈고 ! (이겠지?^^;;)


2 탈고 끝에 완성된 <여행하려고 출근합니다>가 절찬리에 판 중입니다.^^ 아래 링크 타고 구경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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