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뮤지션 콘서트 < Life, Emotion, Drama > 공연 취재
본 글은 2022 하남문화재단 SNS 크리에이터 활동 취재 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 드라마에 열광한다. 평소 좋아하는 주연 배우를 향한 순수 팬심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렇게 보다가도 결국 빠지게 되는 건 잘 생기고 예쁜 배우들의 외모가 아니라 우리들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다. 그 안에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는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대리만족을 하며 감춰두었던, 혹은 가슴 깊어 묻어두었던 감정을 끌어올려 울고, 웃고, 기뻐하며 즐거워한다.
드라뮤지션 콘서트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콘서트였다. 신선했다. 주로 대중가요 가수의 콘서트나 가본 나로서는 가수의 전문분야,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그래서 아주 즐겁거나 혹은 아주 슬프거나 어느 한쪽 감정에 치우친 콘서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드라뮤지션 콘서트에서는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었다. 울다가 웃으면 응꼬에 털 난다는 조선시대 속설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소용돌이가 일었다. 내 감정을 들어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드라마틱했던 80분이었다.
토요일 오후 5시, 주말 황금시간대에 일반적인 음악 콘서트에 비해 다소 생소할 것 같은 이 콘서트를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까 내심 걱정 반 궁금 반이었는데 그건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세상에는 정말 음악을 즐길 줄 알고, 음악에 진심인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좌석은 당연히 만석이었다.
공연의 기획자이자 출연자이자, 그중에서도 공연을 주도하는 사람은 심연주 작곡가 겸 음악감독이다. 솔직히 음악에 조예라고는 뮤직뱅크와 음악중심, 인기가요가 전부인 나에게는 죄송하지만 누구...(^^;;)였지만 이런 고품격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듯했다. 공연이 끝나고 내게는 가수 바다 친구로 저장됐다.(학창 시절 짝꿍이었단다.)
공연의 메인 테마는 감정. 그래서 콘서트 부제도 '음악으로 펼쳐지는 삶의 희로애락'이다. [희생-그리움-난관-외로움-드라마-죽음-희망] 순으로 프로그램이 짜여 있었다. 자,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공연을 맞이했다.
공연의 모든 음악을 심연주 작곡가가 직접 작곡했고 모두 극단 벼랑 끝 날다의 뮤지컬 OST였다. 실제 뮤지컬 주연 배우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반주는 작곡가가 직접 리드하여 연주하니 그야말로 생라이브 콘서트. 그래서인지 음악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이 잘 와닿는 것 같았다. 특히 감정의 소용돌이의 절정은 가수 바다가 나왔을 때, 가 아니고(물론 환호는 이때 가장 컸지만) 비올리스트 최승용 선생님이 나오셨을 때다. 비올라라는 악기가 이렇게 구슬펐었나. 물론 최승용 비올리스트의 연주가 훌륭한 것도 있고 심연주 작곡가의 곡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이런 고품격 음악에 문외한인 나 조차도 눈가가 촉촉해졌다는 건 분명 비올라의 선율이 가진 힘이었다.
희생부터 희망까지, 다소 어둡고 진지한 감정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마지막은 환기가 필요했다. 공연이 끝나면 토요일 밤, 이렇게 축 쳐져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마지막 앵콜 무대에는 다시 바다가 나왔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나의 전문 분야인 대중가요, S.E.S의 Dreams Come True를 심연주 작곡가가 편곡한 버전으로 불렀다. 두 친구가 함께 하는 무대. 편곡도 세련됐고 바다의 노래는 말이 필요 없었다. 역시는 역시! Dreams Come True. 꿈은 이루어진다. 본 공연의 마지막 감정인 희망과도 찰떡인 피날레였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 만큼 감정을 어느 정도는 표출하며 기분이 나쁘면 나쁘다, 슬프면 슬프다, 좋으면 좋다 티 내고 살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세상을 살면서 내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기란 마음처럼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런 문화, 예술, 공연이 중요한 것 같다. 쌓아두었던 캐캐묵은 감정들을 공연 핑계 삼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니까. 콘서트가 끝나고 대극장을 빠져나오며, 다소 분위기는 무거운 주제의 콘서트였지만 오히려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은근한 위로가 되어준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