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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Dec 27. 2022

절영해안산책로

두 효놈의 부산 효도여행 - 스치듯 안녕

태종대에서 쓰나미 같은 시간을 보낸 엄마를 위해 잠시 바람도 좀 쐴 겸 절영해안산책로를 들렀다가 다음 코스로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 뒤집어진 엄마의 속처럼 절영해안산책로도 한바탕 뒤집어져 있었다. 태풍 힌남노의 흔적. 거의 폐허 수준이었다. 아, 여기 원래 되게 예쁜 곳인데... 이번에도 나의 판단 미스인가!? 엄마의 눈치를 살살 살피는데 다행히 엄마에게 지금 필요한 건 프레쉬한, 그대 이름은 바람 바람 바람~ 억센 나의 반곱슬 머리가 포마드 바른 것처럼 올백이 될 만큼 세차게 부는 바람에도 엄마는 오히려 시원하니 좋단다. 하긴 속을 다 게워냈으니 정화가 필요하시겠지.

이따금씩 폭주하는 파도 때문에 강제로 온몸에 소금물 미스트가 뿌려지는 와중에도 엄마는 인증숏을 놓치지 않았다.


"한 번 찍어봐."


어떻게 알았는지 인증숏 포인트를 제대로 알고 앉았다. 머리카락 휘날리며, 눈은 반쯤 감은 상태로, 표정은 잔뜩 찌푸린 채로, 찰칵! 그래, 머리가 날리고 바닷물이 튈지언정 배를 타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나았다. 나와 동생 역시도 니글니글했던 속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 비록 힌남노가 요란스럽게 왔다가 정리도 안 하고 가는 바람에 제법 삭막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을 리프레쉬하기에는 충분했다.

원래는 이런곳(좌)인데, 바닥 타일 들어냈다고 이렇게 삭막할 줄은...
엄마의 인증숏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흰여울해안터널


참조 : 다음/위키백과, 카카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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