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계약 없이 출간하기 (브런치 P.O.D 출간 프로젝트)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여행공모전 참여 후 주최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2023 여행공모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공모전에서 최종 수상하지 못했지만, 저희 플랫폼에서는 유료판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연락드립니다.
공모전에 참가했던 궁극적인 목적도 결국 내가 만든 여행콘텐츠의 유료판매였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바로 저작물 제작 용역 계약을 맺고 공모전에 제출했던 원고를 기반으로 추가 원고 작업에 들어갔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 후 끄적끄적, 그렇게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낮이나 밤이나, 평일이나 주말이나 일만 하며 2달간 갓생을 산 끝에 원고를 완성했다. 이제 최종 검열 후 플랫폼에 론칭만 남은 상황. 그런데 오디오 콘테츠가 주를 이루는 플랫폼이다 보니 텍스트 콘텐츠는 새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어 다음 연도(2024년) 하반기로 연기가 될 것 같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여행콘텐츠 특성상 시기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생각했기에 아쉽지만 고민 끝에 난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해지 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원고. 어찌할까 고민하던 중 때마침 브런치스토리에 브런치북 프로젝트가 오픈됐다. 나이스타이밍! 난 원고를 그대로 브런치스토리에 발행해 두 권의 브런치북을 만들었다. 이집트 자유여행 가이드에세이,「앗쌀람 알라이쿰 이집트」의 탄생이다.
브런치북 응모 후 수개월이 지나 수상작이 소개됐다. 기대한 듯 안 한 듯 기대했지만 역시나 내 브런치북은 수상작 소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 원고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컴백. 이렇게 「앗쌀람 알라이쿰 이집트」가 내 컴퓨터 문서 폴더 어딘가에, 그리고 브런치스토리 계정에 영원히 묻히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여느 때처럼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다 브런치 P.O.D 출간 프로젝트 배너를 발견했다.
그래, 브런치스토리에서도 책을 만들 수 있었지.
P.O.D 출판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제작하여 배송하는 맞춤형 소량 출판 서비스로,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자가출판플랫폼인 부크크와 연계하여 브런치매거진이 P.O.D출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런치매거진에 최소 30편 이상의 글이 있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책의 최소 목차 수다.) 난「앗쌀람 알라이쿰 이집트」 브런치북 두 편을 하나의 브런치매거진으로 다시 발행했다. 그리고 브런치스토리 POD 출판페이지에서 매거진 원고를 신청하자 몇 분 후 원고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알림이 왔다.
원고 다운로드를 클릭하니 A5규격의 MS워드 파일이 다운로드 됐다. 원고는 기본적인 디자인이 짜여 있었는데 글은 실제 브런치스토리에 발행한 그대로, 사진도 그대로, 다만 사진 배치는 사이즈를 고려해 임의대로 되어 있었다. 이제부터는 원고 다듬기 돌입! 글 내용을 추가/수정하고 사진은 내가 구상하고 있는 대로 재배치, 보정 후 재삽입을 했다. 다 차려진 밥상에 반찬 배치만 바꾸는 느낌이라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원래 모든 일에 있어서 디테일을 잡는 것이 더 오래 걸리는 법. 2주 간의 원고 다듬기를 통해 마침내 원고를 완성했다.
원고가 완성되면 사실상 브런치스토리의 역할은 끝. 이제 부크크로 바통이 넘어간다. 부크크에서 책 만들기로 들어가니 브런치 X 부크크POD 브런치 책 만들기가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부크크 플랫폼에 맞춰 책의 기본 정보(제목, 저자), 분류 정보(장르), 출판 정보(용도, 판매가, 입점일 등), 판형 정보(사이즈, 색상, 페이지수, 표지 내지 등)를 기재하고 최종적으로 원고를 제출해야 했다. 제목은 이미 정해져 있고 장르는 당연히 여행이고, 판형은 에세이 기준 가장 일반적인 규격으로, 가장 중요한 완성된 원고가 있으니 나머지는 그냥 클릭클릭하고 입력해서 제출하면 될 것 같았는데 예상 밖의 고민거리가 닥쳤다. 바로 표지. 부크크에서 제공하는 무료 표지 디자인이 있었으나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표지에 날개가 있는 것을 바랐기에(무료 표지는 날개가 없다.) 결국 부크크 내 작가서비스를 이용해 표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작가서비스에 올라와 있는 표지들은 표지 전문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해놓은 샘플 표지로 대략 9만 원~10만 원 선의 가격이었다. 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모두 스캔한 후 책 콘셉트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두 가지 시안을 골랐다. 모두 같은 디자이너의 표지였다. 표지 사진을 번갈아 넣어가며 고민해 봤지만 하면 할수록 선택장애만 커져 결국 선택은 인친들에게 떠 넘기기로. 과연, 승자는...? 보기가 2개이다 보니 혹시나 반반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한쪽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그렇게 표지도 해결하고 드디어 최종제출 완료! 이렇게 책 한 권을 출판했구나, 뿌듯한 마음에 나 자신을 칭찬하며 심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루 한 번 부크크에 로그인해 심사결과를 확인하기를 며칠, 드디어 심사결과가 나왔다.
아니, 대체 왜!? 납득할 수 없어 당장 이메일을 확인해 보니 문제는 페이지수 불일치. 판형 정보에 기입한 페이지수와 실제 원고의 페이지수가 달랐던 것. 빼박 나의 실수. 다시 한번 원고 페이지수를 확인한 후 반려 시 안내 절차에 따라 재심사를 요청했다. 그리고 다시 며칠 후, 입점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즉,「앗쌀람 알라이쿰 이집트」 출판이 완료되었다는 말.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책, 이집트 자유여행 가이드에세이 「앗쌀람 알라이쿰 이집트」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브런치스토리 슬로건 그대로, 글이 작품이 된 순간.
산전수전 겪어가며 몸으로 배운 이집트 자유여행 고급정보 대방출! 여행썰 풀 듯 알려주는 이집트 자유여행 가이드에세이.
이집트 자유여행을 망설이고 있는 예비 이집트 여행자를 위한 자유여행 가이드에세이입니다. 신혼여행으로 이집트 자유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황당무계한 사건들과 실제 여행 중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저희 부부와 같은 우여곡절 없이 더 재밌고 안전한 이집트 자유여행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탄생하게 된 책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이집트 여행은 순탄치만은 않을 겁니다. 여행 좀 한다 하는 베테랑 배낭여행자들조차도 혀를 내두르는 곳이 이집트니까요.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요정도만 알고 가면 적어도 호갱은 안 당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 거예요.
입점 후 완전하게 끝난 줄 알았던 출판 작업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첫 입점은 부크크에만 입점이 된 것이고 난 외부 유통사 입점도 신청했기에 교보, 북센, 알라딘, yes24 유통은 심사기간이 있어 또다시 기다려야 하는 상황. 게다가 샘플로 책을 한 권 구매해 확인해 보니 추가적으로 원고를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보였다.(역시 원고는 모니터로 보는 것보다 직접 봐야 보이는 게 있다.) 한 달에 2회 진행하는 원고파일교체 일정에 맞춰 파일교체를 진행했다. 그 사이 외부 유통사 2곳에서 입점 완료! 나머지 2곳은 현재도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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