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도전을 지켜보는 부모의 태도
중등 말과 글 시간에 이준익 감독의 <동주>를 봤습니다. 영화의 엄청난 후짐을 차치하고, 형무소에 갇힌 몽규를 몽규의 아버지와 동주의 아버지가 면회하는 장면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순간적으로 제 아들이 몽규의 자리에 있으면 나는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제일 먼저 튀어 오른 말은
"아이고, 이 녀석아, 그러게 왜 독립운동을 해서.."
였습니다.
아버지 된 입장에서는 고생하는 자식이 안쓰럽고 속상해서 할 수 있긴 한데, 열심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 일을 해온 입장에서는 더 속상하고 억울하고 화가 날 만한 말들이죠. 곧바로 "몸은 어때. 식사는 어때."와 같은, 네가 선택한 일이 나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말을 하고 태도를 보여야겠다고 생각을 고쳤습니다.
첫째가 두 발 자전거를 타긴 하는데 능숙하진 않습니다. 본인은 능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좁은 길에 여러 사람이 앞에 올 때 당황하고, 뒤에서 보고 있으면 저러다 주차되어 있는 차를 들이박으면 어떡하나 아슬아슬합니다. 앞에 가는 아빠를 따라잡지 못할 땐 짜증도 곧잘 내고, 멈춰 있을 때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 종종 혼이 나고 능숙해지면 제자리에 서서 대기할 수 있는 상황에 그러지 못하니 넘어집니다.
짜증 낼 때 "자전거를 타지 말든가"라든가, 주차되어 있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갈 땐 "그냥 자전거를 안 타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본인이 배우고 싶다고 하고도 하고, 자전거라는 도구를 익히면 또 다른 가능성과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길 테니 나의 불안을 뒤로 밀어 놓고 아이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게 맞겠지요. 그게 사회에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그럼에도 외제차가 나타나면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갔으면 좋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