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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 가는 항공 노선

초장거리 항공 노선이야기

by 박지욱


항공사(airlines)가 등장하고 비행기를 띄워 지상의 두 지점을 직선 하늘길(air-line)으로 이어주기 전까지 인간은 직선으로 여행할 수 없었다. 빠르고 편하고 빠른 항공여행 덕분에 전세계 어디든 직선으로 연결되었다.

가까운 곳은 한번의 비행으로(non-stop), 먼 곳은 경유하여(stopover) 날아갔다. 비행기의 성능이 나아지면서 점점 더 먼 도시까지 직항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먼 거리를 연결하는 하늘길은 어디일까?


2016년 1월 기준으로 보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공항(SYD)과 미국 텍사스의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DFW)를 연결하는 콴타스(Qantas;QF) 항공의 7/8편이다(앞으로 QF7/8편으로 줄여 부르자).



이 노선의 거리는 13,804 Km나 되는데, 서울~제주 노선(450Km)의 30배를 넘고, 대략 40,000Km인 지구 둘레의 1/3 거리이다. 거리만큼 비행시간도 길어 시드니에서 미국으로 가는 편(QF7)은 15시간 20분, 되돌아오는 편(QF8)은 16시간 50분이나 된다. 돌아오는 편이 1시간 30분이나 더 걸리는 것은 서쪽으로 날아오는 경우에는 편서풍을 마주보고 날아오기 때문이다.

자, 그런데 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도시나 공항인 뉴욕 케네디 국제공항(JFK)이나 하츠필드-잭슨 아틀란타 국제공항(ATL)이 아니라 텍사스의 댈러스를 콴타스가 연결하고 있는 걸까? 댈러스에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많이 살거나, 아니면 댈러스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아주 관심이 많아서? 그건 아니다.


콴타스도 여느 항공사들처럼 자국과 미국을 연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교통 수요가 많은 뉴욕으로는 직항을 연결할 수가 없다. 한번에 그까지 날아갈 수 있는 여객기가 아직은 없어서다. 오스트레일리아 입장에서는 가장 가까운 미국 도시는 태평양을 건너자 마자 닿는 로스엔젤레스(LA)였다. 그곳까지는 맬버른에서 15시간 50분 걸리는 직항을 연결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뉴욕이나 워싱턴DC 같은 미국 동부로 여행하려는 승객들은 여기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6시간을 더 날아가야했으니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의 뉴욕 나들이는 정말 ‘산넘고 물건너는’ 여행이랄 수 밖에.


그래서 콴타스항공은 당시에는 가장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여객기인 보잉747-400ER을 이용해 지리적으로 미국의 한 가운데라 할 수 있는 텍사스의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DFW)에 직항 노선을 열었다. 여기서는 미국 동부로 날아가는데 3~4시간이면 족해서 LA를 거쳐갈 때보다 여정을 2시간 이상 단축하게 되었다.

2011년 5월 16일에 이 노선에 첫 비행기가 날아올랐다. 첫 취항을 기념해 콴타스항공은 아주 특별히 단장한 비행기를 미국에 보냈다.

콴타스항공의 여객기들은 수직꼬리 날개가 빨간 색이고 거기에 하얀 캥거루가 그려져있다. 문회한이 보아도 한눈에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사란 것을 알 수 있다. 특별히 단장한 첫 취항기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파란 바탕에 흰 별 무늬가 있는 스카프를 두른 캥거루가 그려졌다. 각각 텍사스와 미국을 상징한다.


지금은 세계 최장노선이지만 취항 당시에는 이 분야에서 3위에 머물렀다. 1위와 2위는 싱가폴항공이 운항하던 노선이었는데 지금은 이 두 노선 모두 운항 중단되어 관타스의 QF7/8편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다음에는 역사상 가장 최장거리 노선이었던 싱가폴항공 21편(SQ21)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 2014년 9월 29일부터는 에어버스의 A380가 취항했다.

* 2016년 3월 1일에는 에미레이츠항공(Emirates Airline;EK)의 두바이-파나마시티 노선이 취항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이 노선이 20km 정도 더 길어져 최장거리 노선이 된다.

* 2016년 3월 1일에 에미레이츠항공(Emirates Airline;EK)의 두바이-오클랜드(뉴질랜드) 직항노선이 취항했다(EK448). 거리는14,200km로 현재 최장거리 직항노선이다.

*2017년 6월 현재, 카타르항공의 카타르의 도하~뉴질랜드의 오클랜드 구간이 현존하는 최장거리 항공노선이 되었다.

*조만간 새로운 노선이 최장거리노선으로 등극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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