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자해

by firefly

동갑내기 고향 사람이 양쪽 손목을 그어 새벽 5시반에 119를 통해 병원에 내원했다.


법적 문제에 휘말려 너무 억울한 나머지 혼자 죽을 생각도 했다고 한다.


"세상이 내 편이 아닌데 본인 스스로라도 내 편이 되어 줘야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도 세상을 등지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에 그 마음에 공감이 갔다.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진심과 노력이 통하지 않아서 너무 외롭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기에 '차라리 과로로 쓰러져 죽거나 전시지역에 가서 군의관으로 살다가 일찍 전사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곱씹기도 한다.


공감대가 느껴져서 고향 이야기, 살던 동네, 다녔던 초중고등학교 이야기, 나의 자살 충동 이야기나누고 싶기도 했지만 환자를 위한 공감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감일 뿐이라는 생각에 목구멍에서 말을 삼켰다.


그저 마음 속으로만 기도를 올렸다. 저 여린 사람의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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