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에게

by 백윤

나는 오늘도 방황합니다. 방금 말을 들은 나은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우리 양 부모님, 걱정 끼쳐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아마 평생 탐험하면서 살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남달랐다고 생각합니다. 무리로부터 벗어나 또래의 행동과 말들을 관찰하고 그 짓은 어른들에게로 전이 됐습니다. 가장 가까운 나의 부모, 조금 멀리는 학교 선생님들을 거울삼아 잘 살아보려고 골똘히 생각하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서 노력이란 외로운 작업입니다. 지지는 없습니다. 왜 그렇게 까지 해서 고결하게 삶을 살아내려고 하냐는 물음을 자주 접합니다. 나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내 고집이 위태한 징검다리를 건너는 중인 지인들과 가족을 개울로 떨어트릴지도 모릅니다. 양팔을 벌리고 휘청거리며 좁다란 징검다리 하나만 건너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내가 내 주변의 모든 바로 그 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나도 모두처럼 보통의 인간 존재이기에 우리가 같은 불안을 느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불안을 잊어버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내 불안이 가슴과 두뇌 중앙에 선명하게 새겨집니다. 해가 갈수록 새겨진 선들의 곡주는 길어집니다. 저는 그래서 하늘을 봅니다. 징검다리도 똑바로 안전히 건너지 못하고 있는 주제에, 나는 양팔을 벌리고 아슬아슬 발을 내딛으며, 발아래가 아니라 하늘을 보고 싶습니다. 내가 찾는 정답이 바로 그 위에 있을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나은, 나은이는 나더러 바닥을 보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끔만 길을 잃을 것 같으면 중요한 때에 발 뻗을 곳을 조심하라고 일러줍니다. 자기 징검다리 위에서 분투 중인 나은이는 하늘을 보느라 휘청거리는 내 손을 잡아줍니다. 나은이의 발목은, 이따금 허벅지는 개울 물에 잠겼습니다. 그래도 내가 넘어지지 않도록 내 손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나는 그러면 눈물이 납니다.


사랑하는 나은 양. 나는 항상 은혜 입음을 잊지 않고 당신께 헌신하고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허무에 빠지지 않고 바른 속세와 깨끗한 이상에 모두 몸 담그고 잘 살다가겠습니다. 나를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내가 떨어지면 다칠까 봐 주변을 둘러주는 개울 역시 그녀였을지도 모르는 나은이...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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