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이가 헤드폰을 선물해 줬다. 나를 만나면 매번 놀리는 그. 주변에 신경을 덜 쓰라고, 뒤엉켜있는 나를 그대로 내비두고 '자기 삶에 집중하라'고 당연한 듯 조언해 준다. 나는 이 천진난만한 삶에 이끌려 달에 두어 번 그를 만난다.
헤드폰을 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여기엔 노래만 있다. 세상의 소리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눈을 뽑고 귀를 멀게 하고 싶은 때가 있었다. 어스름 새벽에 깬 어느 날 이대로 사라져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미련이 사라지고 무기력했다. 헤드폰을 끼니 사방의 투명한 막이 나를 보호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주책맞은 눈물이 났다. 눈물은 어째서? 서글프고 힘들고 안쓰러워 났던 물방울이다. 삶은 비로소 외로워지려고만 하는가.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