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에서 묵은 에어비앤비
적막이 나를 감싼다. 나는 거리를 재다가 무심코 그 안으로 안긴다. 멀리 떨어져 지낸 엄마를 만난 심정으로 덤덤하게 또한 감동하며 고요한 바닥 위에 드러누웠다. 그러면 내 혼은 천장으로 빨려 들어가 천장을 내가 보는 것인지 천장이 나를 내려다보는 것인지 구별할 수 없는 몽환의 세계에 빠진다. 서울로부터 오육십 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곳엔 깊이를 알 수 없는 침묵이 있었다. 침묵은 말이 많다. 새가 지저귄다. 매미가 운다. 풀잎이 향기를 뱉는다. 솔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가 수선스럽다.
자리를 옮겨 누운 잔디 위는 고르게 푹신했다. 끝이 날카로운 잔디는 나를 찌르는 듯 보이지만 감싸 안았다. 깎아도 깎아도 부드럽게 감기는 초록 날은 계속 쉬었다 가라고 둥실둥실 나를 띄운다. 원래 이곳의 토박이였던 갈색 푸들 치치가 나한테 왔다. 앉으라 하니 앉았다. 내가 서 있다면 나를 올려다본다. 내가 드러누우면 내 얼굴 옆에 비릿한 자기 냄새를 부빈다. 처음 보는 내 목소리에도 앉아주었던 푸들 치치는 낯선 이들끼리도 통할 수 있음을 자기 주인 따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