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비행시간이 10시간이 넘는 유럽까지 어린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렸을 때 둘째를 부모님께 맡기고 여행한 적이 있으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후 힘들어도 무조건 같이 다니는 것이 마음은 편하다 생각. 이번 여행에서 아이들 관점에서 준비하고 고려했던 사항들을 기록해 본다. 누군가 팁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여행에서 아이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요소중에는 장시간 이용해야 하는 공항 및 기내에서의 전략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동 비용을 아끼고자 또 너무 긴 이동으로 욕심을 부리면 아이가 따라오지 못해 애를 먹은 경우가 있었다. 아이의 만족이 여행의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기에 우리는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이번 스페인에서의 일정도 최대 2시간 이동(물론 바르셀로나 이동할때는 어쩔 수 없이 6시간 운전을 했다)까지만 했다. 예전 이탈리아 여행때 욕심부리다 아이가 차안에서 시원하게 피자(?)를 구운 적이 있었는데. 계속 배가 아프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배가 아프다는 표현이 멀리가 난다는 표현인가 보다. 그때 이후 우리 아이는 차를 오래 타면 멀미를 하게됐다.
그래서 우리도 유럽 최초 비니지스 클래스를 선택했다. 물론 아이들이 있으면 패스트트랙(노약자 전용출구), PP카드 등 꼼꼼하게 준비하면 비지니스 못지 않으나 공항 및 기내까지 생각했을 때 최고의 컨디션으로 도착하고 싶었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공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기에 비지니스라운지에서의 휴식은 중요했다. 프랑크프루트 B구역 아시나아 탑승구 근방에 루프트한자 라운지가 있다. 한국에 비해 유럽 라운지는 아이들이 먹을 음식은 마땅하지 않았으나 주류의 종류나 수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또한 이번 여행에서는 프랑크프르트에서 빌바오로 갈아타는 일정이었는데 중간시간이 1시간밖에 없어 연착은 커녕 갈아탈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는데 결국 비지니스의 막강한 시간절약 잇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특히, 프랑크프르트는 한국에서 가는 국적기가 1터미널 B구역에 내리고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는 A구역에서 타기에 입국심사 및 가방검사까지 거칠려면 시간이 빠듯했지만 짐을 부칠 때부터 비니지스 클래스 '긴급' 표시와 유모차를 게이트가 아닌 바로 비행기로 부친 것도 도움이 된듯. 특히, 우리도 문제였지만 과연 짐이 1시간만에 분류되어 빌바오까지 올까 조마조마했지만 이곳이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닌 꼼꼼한 독일이라 가능했다는 생각도 하게되었다.
이번 여행은 아시아나 비지니스를 처음 이용해 봤는데. 솔직히 땅콩항공인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가 훨씬 좋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우선 기내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특히 게임에서 우리 아이들(8세, 6세)이 할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없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시기적 편성 특징이 있겠으나 부족함을 느꼈다. 특히 기내식의 경우 대한항공에 비해 실망스러웠는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와인서비스가 너무나 차이가 났는데 종류의 떠나서 짧은 식사시간에만 서비스하고 종료하는 건 좀 당황스럽긴 했다. 기내식도 물론 대한항공도 어린이 메뉴가 따로 있진 않겠지만 디저트류에서 아이스크림이 없어서 아쉽긴 했다. 루프트한자의 경우 유럽내 이동하는 소형비행기의 경우 비지니스석은 앞자리를 2석을 앉게되어 180도로 누워서 가는 자리는 없었다. 기내식은 형편없었지만 왠지 와인보다 독일 맥주를 먹고 싶어 선택한 것은 탁월했었다.
보통 유럽은 오후 늦게나 밤에 도착한다. 물론 예전 터키항공이나 중동의 항공은 늦게 출발하여 오전에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비행출도착 시간은 아이들의 스케줄이나 전체 스케줄을 고려해야 하는 정밀(?)한 작업이다.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닌 어른들도 새벽 비행기를 이용하는건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렇게 고려했음에도 이번 여행은 유독 아이들의 시차적응 실패로 처음 몇 일을 일정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새벽 2~3시면 깨서 배고프다하고 오후만 되면 졸려서 집으로 가야하는 일정 때문에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힘들고 아이들도 힘들고. 시간이 갈수록 1시간 정도씩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여행의 중간정도에 시차가 맞춰지곤했다.
시차가 안 맞고 음식도 안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변비이다. 특히 아이들은 바뀐 환경에서 더 심한 모양이다. 두 아이들이 쉽지 않았는데. 계속 배가 아프다고만 할 뿐 화장실은 안 가겠다고 거부했는데. 3일째되던 날인가 그냥 변기에 앉혔는데 바로 해결(?)하는게 아닌가? 어찌나 걱정했는데 아이의 배변이 부모의 기쁨을 주기도 한다.
우선 유럽에서도 어린이들에겐 관대(?)한 것 같다. 특히 유럽에서 화장실 이용에 돈을 받거나 무료 화장실을 찾기 쉽지 않은데 아이의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호텔, 레스토랑 등 아이가 급하다고 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한다. 아이 핑계대고 내가 이용한 적도 있으니.
또한 아이를 위한 약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우리 아이들은 감기에 잘 걸려서 항생제를 미리 조제해 갔는데 항생제는 액체에 냉장보관이라 의사선생님이 가루와 액체를 소량을 분리하여 처방(좀 무겁긴하다)하여 갖고 다닐 수 있었다. 또한 배가 아플 때 먹을 수 있는 백초시럽과 반창고정도면 어떨까한다.
너덜너덜해진 유모차는 언제나 고민이다. 많은 짐에 유모차까지 갖고 이동하는건 곤혹이기 때문이다. 특이 이번에는 트랜싯 시간이 짧고 유럽의 길은 울퉁불퉁해서 밀고 다니는 것도 힘이 든다. 둘째를 설득하기도 했는데 선뜻 안 가져가도 된다고 했지만 결국 어른의 편의를 위해 가져가기로 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시차적응에 실패하고 아이들 모두 걸을 때 무거운 짐을 올려 놓기도 하고. 특히 아이들은 와이너리 투어같이 따분하고 재미없는 시간에는 움직이는 것조차 거부하여 유모차에 넣고(?) 이동시키는 편이 낫다. 감히 아이들은 사실 유럽 여행에서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의지에 의해 옮겨져 다니는 것이라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너저븐해서 거리에 방치해도 누가 가져가지도 않을 정도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