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삐끗했어요. 디스크가 터진 걸까요?

급성 허리 통증과 디스크 파열의 오해와 진실

정형외과 질환은 퇴행성 질환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 나이가 많다.

하지만 허리 통증은 그렇지 않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허리가 아파서 온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허리를 삐었다' 고 오는 경우가 많다.

허리를 못 움직일 정도로 아프다며, 혹시 디스크가 터진 건 아닐지 걱정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급성 허리 통증과 디스크(정확한 용어는 추간판 탈출증이다)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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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저리지 않는 다리

허리를 삐어서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다리는 안 저리세요?"

지금 허리가 아파 죽겠는데 왜 이런 질문을 하는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디스크 파열과 단순 근육통을 감별하는 데 중요한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리가 저리지 않다면 디스크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좌측은 정상. 우측은 디스크가 튀어나와 뒤에 신경을 누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척추 뼈와 척추 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해주는 디스크(Disc)가 있다. 디스크가 뒤쪽으로 흘러나와 사진의 오른쪽처럼 신경을 누르는 경우를 추간판 탈출증이라 부른다. 일반인들은 흔히 "디스크가 있다", "디스크가 터졌다"라고 표현한다.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압박되면 염증 세포들이 분비되며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면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다리가 저린 통증(방사통)이 생긴다.

우리 몸은 각 부분마다 다른 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요추 4번 신경이 눌리면 L4라고 적혀있는 부위에 방사통을 느낀다.

다리가 저리다면 디스크 파열 가능성을 생각해 mri를 찍어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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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저리지는 않아요. 그럼 허리가 왜 아픈 거죠?

'허리가 삐었다'라고 해서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단순 요추 염좌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발목을 삐끗하듯 허리도 삐끗할 수 있다.

삐었다, 삐끗하다라고 표현하는 건 의학 용어로strain과  sprain을 뜻한다.

둘 다 한국말로는 '염좌'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근육은 뼈에서 시작해서 뼈로 붙는다. 근육이 수축하는 곳을 '근육 덩어리(muscle belly)'라 부르고, 뼈에 붙는 부분을 '힘줄(tendon)'이라고 부른다. 근육 혹은 힘줄이 찢어지는 것이 strain이다. 한편, 인대는 뼈와 뼈 사이를 안정화시켜 주는 구조물이다. 인대가 찢어지는 것을 sprain이라 한다.

허리가 삐어서 아픈가?

허리의 근육 혹은 뼈에 붙는 힘줄, 또는 뼈와 뼈 사이를 이어주는 인대가 찢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근육 혹은 근육이 뼈에 붙는 힘줄이 찢어지는 strain

뼈와 뼈 사이의 인대가 찢어지는 sprain

발목을 삐면(발목 염좌) 절뚝거리며 걷듯, 허리를 삐면(요추 염좌) 조금만 움직여도 극심한 허리 통증이 있어 잘 움직이지 못하고 뻣뻣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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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무조건 쉬는 건 답이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베인 상처가 아물듯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우선 첫 2일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약물치료가 통증 및 근육 경련 완화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일상생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다. 계속 침대에 누워있거나, 움직이지 않고 쉬는 것은 오히려 회복을 늦추고 허리 통증을 오래 지속하게 한다.

대게 2주면 허리 통증은 많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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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응급 상황 3가지

디스크가 터졌을 경우 모두 수술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디스크 파열도 처음에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하지만 다음 응급 상황 3가지에서는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1.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어 위로 안 올라간다.

2. 발목을 위로 들어 올리지 못하겠다.(Foot drop)

3. 배뇨, 배변 장애가 있다.(나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거나 변을 지린다.)

위 3가지 상황은 유일하게 추간판 탈출증에서 응급 수술을 요하는 때다. 시기를 놓치면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이런 상황이 생기면 즉시 응급실을 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