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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일한 사대생 Oct 11. 2023

한 번쯤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

방구석 강형욱들에 대하여


  반려견 SNS를 직접 운영하거나, 지속적으로 지켜보다 보면 '유독' 타 채널보다 남에게 훈수를 많이 받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저렇게 맨바닥에서 뛰게 두면 어떡하냐? 매트를 더 깔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러다 슬개골 난리 난다. 눈물자국을 저렇게 방치하면 어떡하냐? 치료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강아지 발에 습진이 생긴 것 같은데 발사탕하게 두면 어쩌냐? 목줄 대신 하네스 차야하는 거 모르나?  저런 거 먹이면 안 되는데 뭐 하냐? 강아지 표정이 안 좋은데 견주 만족으로 장난감 취급하는 것 아니냐? 개를 수단으로  벌어먹으려는 것 아니냐?


혹시 학대하는 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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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SNS로 견주가 직접 노출하는 반려견은 아마 '대부분' 충분히 사랑받는 강아지일 것이다.

 

그 누구도 견주가 직접 쏟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에 대해서 SNS의 단편만을 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아무리 돈과 시간을 쓰며 관리해 줘도 선천적으로  눈물이 많이 나는 강아지가 있다. 아무리 발에 보습을 잘해줘도 발사탕을 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매트를 온 집안에 깔 수는 없을 수도 있다. 원래는 늘 하네스를 사용하지만 그날은 세탁했거나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 때로는 아무리 자제시켜도 강아지가 스스로 날뛰거나, 신나서 두 발로 서고 점프하기도 한다. 잘 훈련되어 있어 평소에는 짖음 관련 문제가 없어도, 짖는 모습이 영상에 찍힐 때도 있다. 평소 영양제를 종류별로 챙겨주고 정기검진을 받게 했어도 갑자기 아플 수 있다.  






반려견을 기른다는 것의 장르는 단편적인 사진 촬영이 아니라 24시간 지속되는 영상 촬영인 다큐멘터리다. 위 언급한 그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그럴 수 있다'.

마치 어린아이를 키울 때와 같다.


아무리 정답을 알고 그대로 해도 강아지나 아기가 항상 그대로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그저 늘 노력하며 사랑으로 키울 뿐이다.

가족이 됐으니까.



당연히, 반려견을 데려와 학대하거나, 유기하거나, 방치하거나, 생명체가 아닌 장난감 취급하면 안 된다. 나도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도 싫다. 동물 유기나 학대에 대한 처벌 기준 또한 높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강아지는 '그' 견주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할 것이다. 모두가 완벽한 견주는 아닐 수 있어도 그 강아지를 위한 더 나은 견주는 없다. 그것이 단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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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SNS로 견주가 직접 노출하는 반려견은 '대부분' 그 집에서 충분히 사랑받는 강아지다.


그러니 걱정은 반만 하고

그냥 화면 보면서 귀여워하고, 넘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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