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빛이 켜짐과 동시에 깜빡이기 시작한다. 시작됐다는 건 결국 끝나간다는 신호다.
시작하기 전부터 앞으로 나갈 준비를 전부 마쳐야 한다.
불이 켜진 후 준비한다면 그건 이미 늦기에.
그렇다고 신호를 보기 전부터 시작해선 안된다.
위험해질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건 8할이 다름 아닌 마음의 준비
마음의 준비를 미처 마치지 못한 켜진 상태로 마주한 청록빛은 붉은빛이나 다름없다.
아주 검붉은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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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준비되지 않은 나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채
준비선에 우뚝 서서
빛의 작은 변화를 그저 관망할 뿐이다.
인생에 몇 번이나 눈앞에 켜진 청신호를 흘려보냈을까?
황망한 생각이 들 때쯤 이내 다시 초록불이 켜졌다.
그래도 결국 다시 켜진다.
금방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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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됐다는 건 결국 끝나간다는 신호.
시작과 끝 그 애매한 경계에서
나는 빛의 변화를 그저 관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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