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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보현 Mar 09. 2023

체험농장, 유니폼의 필요성

자립형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가이드 7

유니폼의 필요성


농촌 체험농장의 경우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가 유니폼이 없거나 너무 평범하다는 것이다. 유니폼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곳이 없으니 어떤 유니폼이 좋은지, 나쁜지, 유니폼이 주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당연히 모르는 것이다.


젊은 농부들이 운영하는 농촌 체험농장의 경우 유니폼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있지만 소규모의 농촌 체험농장의 경우 유니폼에 큰 신경을 안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 10여 년 전 농촌 체험마을에서 근무를 할 때 단순히 노란색 조끼 하나가 유일한 유니폼이었다.

10년이 넘은 사진이지만 현재까지 저런 조끼가 유일한 유니폼인 곳이 많으며 딱 저런 조끼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니폼은 고객과 근무자를 나누는 역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유니폼이 왜 필요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유니폼(Uniform)'은 제복이나 운동복, 단체복을 뜻하는 외래어로 유니폼이라는 단어의 유래를 보면 라틴어 우누스(Unus : 하나의)와 포르마(Forma : 형태)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이다. 현대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접두어 '유니(Uni)'와 모양을 뜻하는 '폼(Form)'이 합성된 단어이며 사전적 의미는 학교나 관청, 회사 따위에서 정하여진 규정에 따라 입도록  옷, 단체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똑같이 입는 운동복으로 나와 있다.


유니폼을 단순하게 생각을 하는 소규모 체험농장의 경우 평소 입던 옷을 입고 체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유니폼은 소비자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어떤 곳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에버랜드의 아마존익스프레스라는 놀이기종의 직원들은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근무를 한다. 만약 이 놀이기종에 근무하는 직원이 위 사진 속 노란 조끼를 입고 근무를 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놀이기구와 어울리는 유니폼은 소비자가 그 놀이기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스타벅스를 한번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떠올려보면 자연스럽게 녹색 앞치마가 생각난다. 에버랜드, 롯데월드를 생각하면 이국적이고 독특한 복장의 직원들이 떠오르게 된다. 당신이 운영하는 체험농장을 떠올리면 과연 어떤 모습이 가 먼저 떠오를까?


유니폼은 단순한 복장이 아니다. 내가 운영 중인 체험농장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으며 비일상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일상적인 공간과 비일상적인 공간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체험농장을 찾는 사람이 단순히 농촌을 찾는 것이 아니라 테마파크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를 찾았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내려 체험농장으로 들어갔는데 여기가 흔히 보던 농촌의 농장인지 아니면 체험비를 내고 체험을 제공하는 곳인지 구분이 안 간다면 그것은 정말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체험농장을 찾고 비싼 돈을 지불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내가 방문하는 체험농장이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공간이길 원한다. 그런 소비자의 욕구를 무시한다면 그곳은 실패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강의를 나갈 때 최대한 정장을 입으려 노력한다. 만약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이 무릎 나온 운동복에 지저분한 운동화를 신고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다면 모든 사람이 강사의 자질을 의심할 것이다.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은 강의를 듣는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그 장소에 어울리는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체험농장도 그 공간에 어울리는 복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과를 테마로 하는 체험농장이라면 최소한 사과가 그려진 티셔츠에 사과가 달려있는 머리띠 정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잘 기획된 유니폼 하나는 체험농장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으며 방문한 고객들은 이 유니폼으로 인해 정말 잘 운영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체험농장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을 때 보여주는 첫인상이 평범하다면 그곳을 떠난 후 금방 기억에서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특별한 유니폼 하나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큰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잘 만들어진 유니폼은 굿즈가 될 수 있다. 직원 유니폼을 판매용으로 만들어 팔아도 된다는 것이다. 직원 유니폼이 오렌지색이라면 판매용은 흰색이나 검은색으로 만들고 로고나 문구를 조금 손보면 최고의 굿즈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예쁜 직원 유니폼을 보면 이를 기념품으로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유니폼을 만들어볼까 고민이 된다면 먼저 운영 중인 체험농장의 테마가 무엇이며 체험농장과 잘 어울리는 색이 무엇인지를 찾고 셔츠, 티셔츠 등 어떤. 종류로 만들지 모자를 쓴다면 어떤 모자가 잘 어울리지를 선택하면 된다. 앞치마가 필요한 곳이라면 이 앞치마도 통일성 있도록 유니폼 색과 잘 어울리는 색을 고르면 된다. 솔직히 이 글만 읽으면 머리가 아프고 복잡할 수 있다.


좋은 유니폼을 찾는 방법은 많이 보고 느끼는 것이다. 어떤 종류가 있고 무엇이 우리 체험농장이라 어울리는 찾아가는 것이다.

위 이미지는 2018년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을 컨설팅하며 작업했던 유니폼이다. 아프리카라는 명확한 테마가 있어 탐험가의 이미지로 유니폼을 만들게 되었다. 이처럼 하나의 테마가 있다면 그 테마를 부각해 주는 방식으로 유니폼을 기획 제작하면 된다.

위의 보라색 티셔츠는 현재 작업 중인 이천 돼지박물관(피아뜰 돼지보러오면돼지)의 유니폼 초안이다. 메인 색깔을 보라로 정했으며 등부분에 아주 큰 돼지 그림을 그려 멀리서도 고객들이 직원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위의 돼지박물관 유니폼 초안을 보면 유니폼 디자인 작업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체험농장의 로고와 캐릭터만 있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아직 유니폼이 없다면 그저 노란색 조끼가 유일한 유니폼이라면 지금 당장 유니폼이 투자하라. 작은 유니폼 하나가 색다른 변화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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