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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보현 Mar 10. 2024

시골마을을 테마파크로 바꾸자!

농촌 관광상품을 만드는 남자

한국의 농촌 체험마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왜 사람들은 농촌 체험마을을 외면할까? 오랜 기간 운영되고 있고 현재도 전국에서 농촌체험 마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농촌 체험마을 가운데 잘 운영되는 마을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지방의 농촌 체험 마을은 방치되거나 사업을 포기한 곳이 수두룩하다.

경기도의 농촌 체험마을과 전라도의 농촌 체험마을은 다른 성향과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의 농촌 체험마을과 전라도의 농촌 체험마을의 체험 상품을 찾아보면 별 차이가 없다. 너무나 유사한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외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 하나가 지역성을 무시한 개발이다. 어떤 체험 마을을 가더라도 비슷한 건물이 있고 비슷한 체험이 진행된다. 그리고 주중 단체를 대상으로 운영이 되기에 체험 프로그램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 15인 이상 단체를 중심으로 기획되고 운영될 수밖에 없다. 주말 개인 손님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정된 시간에 인원을 모아 체험이 진행된다. 

한국의 시골마을에는 고유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시골마을이라는 공간이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요소를 하나씩 품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요소를 무시하고 보여주기식 개발로 인해 농촌 관광은 더욱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위의 이미지를 보면 울주군 송정마을의 전설 중 하나인 '불씨'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체험 마을을 가면 딱 이 정도의 안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충분히 재미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이 지역에서만 들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 상품성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촌캉스'가 유행을 하며 몇 년 전부터 20~30대가 농촌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행을 가장 잘 이해하고 파악하여 관광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체험마을들은 너무나 조용하다. 이 촌캉스라는 키워드에 빠져있는 MZ 세대가 원하는 것은 정말 옛 시골 감성 가득한 공간이다. 나영석 PD의 삼시세끼처럼 시골집에서 밥을 만들어 먹고 잠을 자는 것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체험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숙박시설은 전혀 시골스럽지 않다. 청소년 수련원의 숙박시설에 더욱 가깝다. 어느 누가 시골에서 이런 수련원 감성을 느끼고 싶을까?


시골은 시골스러워야 한다. 시골을 찾는 이유는 시골의 감성을 느끼기 위함이다. 시골이 흉내 낸 도시 감성을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촌캉스'에 이어 '할매니얼'까지 유행하며 더욱 시골스럽고 옛 감성이 묻어나는 여행지기 주목을 받고 있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신조어로, 전통문화의 감성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뜻한다. 할머니들이 주로 먹고 입는 음식이나 패션 취향을 적극 받아들이되, 그들이 선호하는 옛 음식이나 의상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의미한다. 비비의 노래  '밤양갱'이 히트를 치며 기존 큰 히트를 치고 있던 디저트 약과에 이어 양갱까지 새롭게 떠오르는 MZ세대 디저트가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발 빠르게 MZ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정말 시골스러운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분명 다른 체험마을과 경쟁성이 있을 것이다. 시골마을이라는 공간은 인위적으로 꾸미거나 가공하지 않은 정말 최고의 '촌캉스'를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곳이다. '촌캉스'가 유행하며 인위적으로 꾸민 시골 테마형 숙박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다. 진정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인위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스러운 공간이다.

현재 의령군과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마을을 분석하고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빠르면 3월 중 의령군으로 내려가 체험마을을 방문하여 마을 구석구석을 걸으며 어떤 자원이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체험마을 관광화 사업이라고 하면 도로를 포장하고 큰 건물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이 시골이라는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질적으로 느껴졌으며 점점 활용성이 떨어졌다.

시골 마을 전체를 활용하여 색다른 재미가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큰 건물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마을의 빈집을 활용하여 카페를 만들고 숙박시설을 만든다면 정말 재미있는 관광지가 만들어질 것이다. 일반적인 테마파크처럼 자유롭게 입장하여 마을을 산책하고 마을 안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옛 시골집에서 1박 2일 숙박을 하고 사과꽃 핀 과수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마을 공방에서 만들기 체험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에 마을 길을 걷다 밭에서 바로 싱싱한 농산물을 바로 구매까지 한다면 이 또한 색다른 경험으로 다 갈 올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논뷰, 밭뷰 카페라는 것이 막 생겨났다. 멀리 여행을 못 가는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에 앉아 논과 밭을 배경으로 음료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유행처럼 퍼진 것이다. 농촌 마을은 자연스럽게 논뷰, 밭뷰를 즐길 수 있다. 농촌 관광은 결코 무언가를 따고 캐고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농촌 관광은 농촌이라는 공간을 느끼고 즐기는 체험이 되어야 한다.

밭에서 막 수확한 채소를 가지고 샐러드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과수원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농촌 관광 상품이다. 마을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트래킹, 강아지와 함께 논길, 밭길을 걷는 산책 프로그램 등 정말 다양한 관광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의령군의 마을 단위 컨설팅을 통해 경남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기업 연수 프로그램부터 가족 숙박형 체험 등... 기존 농촌 체험마을에서 할 수 없었던 여행 상품을 만들어 의령군을 대표 농촌관광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 단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해를 하시고 마을 분들이 이 상품을 수용할지가 문제다.

마무리

농촌은 농촌스러울 때 가치가 있다. 그리고 다른 지역과 다른 매력을 품어야 한다. 타 지역과 똑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는 절대 경쟁력이 없으며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농촌을 관광지로 만드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다만 어떤 프로그램으로 꾸미고 만들어갈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상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또 적어 보았다. 수요 없는 공급이라고 할까... 


<푸념>

현재 강의문의가 뜸해졌다. 그리고 기존에 잡혔던 강의들도 취소가 되고 있다. 아마 선거 때문이겠지라며 스스로 위안을 하고 있다. 이러다 이거 생활도 힘들 거 같은데.... 역시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딱히 잘한 것도 없고 무언가 이룬 것도 없는데 여기서 포기하기엔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는다.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진짜 이번 글의 마침표를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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