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집 앞에서 자전거 보관함에 숨어있던 고양이였다. 퇴근할 무렵에 들어가기 전 한 번씩 쳐다보면
빼꼼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주말 낯에 볼 땐 뱀 눈처럼 무섭게 날카로워지는 눈이 동그란 눈망울로 변하는 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그다음 날도 다음다음날도 고양이는 내 앞으로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가끔은 쫄래쫄래 쫓아오기도 했다. 이러다 키우는 건가..! 싶어 내심. 걱정이 먼저 앞서기도 했다. 나는 16년간 강아지를 키우고 무지개다리를 보낸 견주였다. 새로운 생명을 들인다는 것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았다.
"키우는 고양이예요? 아주 얘네 소리 때문에 못살겠어요. 울고 똥 싸고 난리예요. 먹이 주지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