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WAY 백스테이지 단상

서울패션위크 2026 FW

by 삼남매아빠


Before the Show



스타일리시한 안경과 의상에서 풍기는 포스가 남다른 백발의 남자가 무대 뒤편에 서 있다.

모델과 스태프들이 분주한 현장의 한 가운데 서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아마도 두 시간 후에 시작될 런웨이의 구성과 흐름에 관한 논의 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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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들은 대부분 올 블랙이다.

백스테이지는 조명이 어둡고 동선이 엉키기 때문에

모델과의 구분을 위해서 일 거라 짐작한다.

모델들은 의상 피팅 전에 기본 메이크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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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이 시작되기 전, 촬영에 필요한 장비 세팅을 마치고

런웨이와 백스테이지의 구조 그리고 동선을 확인한다.

슬며시 다른 포토그래퍼들의 장비를 흘끔거려 보지만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는 포토그래퍼는 없다.

(나와 장비 구성이 중복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이번에 참여하는 브랜드는 DOUCAN이다.

작년 이맘때 2025FW에도 참여했던 터라 애정이 간다.

상업 영역에서 대중에게 자기 색깔을 각인시키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임에도

DOUCAN의 옷은 어디서 봐도 알아볼 만큼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DDP 아트홀 1 은 최근에 구조를 바꿨는지. 백스테이지 공간을 줄이고 홀의 크기가 넓어졌다.

본래 기형적인 건물 구조 속에 규격화된 런웨이 스테이지를 넓히니

상대적으로 쇼를 위한 준비 공간이 기이하게 협소해졌다.


리허설을 준비하는 런웨이는 직 사각형으로

양 벽면과 런웨이 사이에 관객석을 배치했다.



의상 착장을 마친 모델은

연출 감독의 지시에 따라 런웨이 워킹을 시작한다.

감독은 리허설 중간에 음악의 도입부, 사운드의 크기, 모델의 턴 위치,

워킹의 속도, 시선의 위치마저도 컨트롤한다.

연출자는 브랜드 전속이 아닌

서울패션위크 소속으로 추정된다.

다른 브랜드의 쇼에서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 안다.

성공적인 쇼를 위해서는 디자이너도 한 수 접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카리스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완벽한 쇼를 위한 최적의 효율을

내야 하기에 리허설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다.

고로 제대로 된 예행 연습은 한 번 이상 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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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무대에 들어가기 전에

스태프들은 한 명 한 명 의상과 메이크업

상태를 체크한다.

핸드폰 플래시를 조명 삼아 섀도우와 파운데이션을

수정하고, 의상이나 소품, 힐 상태도 점검한다.

쇼타임이 임박한만큼 모두 결연한 눈빛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인다.




모든 무대 준비가 끝나고

쇼가 시작되기 직전에

아주 작은 틈이 있다.

폭풍속의 고요같지만

이때 모델들의 면면을 신속하게 촬영한다.

(사진가의 눈은 사방을 살펴야하며 조용하고 빠르게 셔터를 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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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직전,

백스테이지의 조명은 몇 개만 놔두고 모두 꺼진다.

쇼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가슴을 울리는 사운드로 쇼의 시작을 알리면

대기하던 모델들이 스태프의 큐 사인과 함께 한 명씩

런웨이로 으로 돌입한다.


이 순간만큼은 런웨이는 전장과 다름없다.


백스테이지 포토그래퍼는

백스테이지 포토그래퍼답게

런웨이에서 복귀하는 모델들의 모습을 촬영한다.




After the Show


모든 무대가 끝이 나면

모델의 긴장도 풀어진다.

백스테이지로 돌아오는 표정에서

쇼의 성공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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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차 참여했던 게스트, 모델, 고생한 스태프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간의 노고를 그리고 쇼의 성공을 축하했다.

이런 모습이 좋다.

이게 다 사람 사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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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런웨이의

Behind The Scene 은 여기까지다.

1년 만에 참여한 촬영 결과물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모델들은 환복을 마치고 애프터 파티로 향한다.

이제 백스테이지 포토그래퍼도 퇴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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