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먹이냐 찍먹이냐

1부: 원초적인 표면의 취향

by 유다월

탕수육을 시켜 먹은 지가 꽤 오래다. 그래도 잊을만하면 탕수육 생각이 올라올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시켰을 때 후회하게 되는 집들이 있어 속상해지는 것,

내게 탕수육이란 그런 존재다.


사람들은 어떤 탕수육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꽤 괜찮은 탕수육집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 곳들이 몇 곳이 되는데 근래에는 수원 망포역 근처의 금화루라는 곳이다.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이다.


튀김이 굉장히 얇고 돼지고기의 잡내에 예민한 내게 있어서 그런 잡내감이 없이 첫인상을 준 탕수육이었다.

탕수육을 많이 경험하진 않았지만, 충남에선 아산시의 목화반점 탕수육이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


소문이 자자해서 웨이팅이 어마어마한 곳이다.

바삭한 튀김옷을 가진 친구다.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곳은 웨이팅 룸도 따로 만들어 놓을 정도니까. 여담이지만 탕수육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뽑은 전국 9대 탕수육에는 선정되지 못했다고 한다.


음식 칼럼니스트는 아니지만 문답으로 취향을 이야기해보려니까, 인생 탕수육을 쓰게 된다.

이처럼 내게 튀김옷의 비중은 굉장히 민감해서, 선호하는 것은 바로 찍먹이다.


예전에 이 논쟁이 엄청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좀 철 지난 논쟁이란 느낌도 살짝 들지만

누군가 부먹 한다고 해서 면박을 준 적은 없다.

요리라는 건 엄연히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는 있다는 생각 하에 부먹이나 찍먹이나 항상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부먹만을 강요한다면 그땐 내가 결심하여, 나의 탕수육의 일부를 지키는 한이 있거나 그와의 식사를 최대한 피하거나 하는 수를 써서라도, 부먹만 영원히 먹어야 하는 나의 인생을 필사적으로 구해줄 예정이다.


취향이란 건, 강요되선 안된다.

한 편으론 이쯤에서도 나도 내 취향을 강요한 적이 있었나를 돌이켜본다.

누군가 내가 경험한 게 좋다고, 이것만 해봐라 이거 안 하면 먹을 줄 모르는 거다라고 한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 그의 취향을 들어주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면, 그러지 말아야겠다.

물론, 나는 내 이런 소소한 취향을 즐기는 은밀한 행복을 느끼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 강요를 잘 하지 않는다.


나만의 행복은, 나만 즐기고 싶거든.

어, 너도? 하면 공감대가 살짝 형성될 뿐.


찍먹이냐 부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에게 있어 햄릿 그의 삶이 탕수육이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고민이겠지.


취.향.존.중.

행복하게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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