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원초적인 표면의 취향
어느 날, 1월의 겨울이었는데도 공기에서 한 3월쯤 나야 할 봄의 향이 안온하게 코 끝을 스쳤다. 비가 분명히 왔다고 했는데, 영하 9도의 날씨에서 느껴지는 향기에서 저 멀리에서 한 발 한 발 살며시 걸어오고 있는 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부터 다음 주, 무섭게 겨울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지만. 1월은 아직은 역시나 겨울이다.
계절마다 미묘하게 바뀌는 구간에서 그 공기에서 나는 향취가 있다. 그리고 거기엔 꼭 기억이 따라붙는다.
심리학에서는 그걸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고 칭하고 있단다.
그중, 3월, 봄이 오는 향기가 좋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아니지만 꿈틀거리는 향기에서 모든지 시작해도 좋을 거 같은 마음의 박동의 새싹이 피어난다.
그 향기에 시작을 향수하는 이유는 새 학기의 추억일까. 아니면 겨울의 끝과 교차하는 봄으로 얼어붙은 것들의 해빙의 반가움인지 계절에 희망참을 그리곤 한다.
<어떤 계절을 좋아하시나요?>
또, 푸르름이 좋아서 좋아하는 계절이 6월도 좋다.
바람도 선선히 불면 시원한, 아직은 그런 계절.
이런 계절에 혼자 명상을 하기 위해 떠나는 산,
물이 흐르는 고즈넉한 귀향의 흔적이 녹아든 암자의 풍경에서 나는
이 어렴풋이 서 있는 세상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생각하곤 한다.
요즘의 삶의 구간은 조금 망망하고 어두운 터널이지
또 좋아하는 계절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을 기대하며 조심히 지나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