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작문] 무인도

제한 시간 1시간 내 하나의 글을 완성해 보는 [1시간 작문]

by 유해나
무인도



A 씨는 심하게 파도치는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오늘로 무인도에 표류한 지 73일이 되었다. A 씨는 의외로 쉽게 무인도에 적응하는 자신에게 조금 놀랐다. 놀랍게도 A 씨는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해 먹고, 곧 무너질 것 같이 보이지만 머무를 집도 지었다. 문제는 외로움이었다. A 씨는 73일째 말을 해보지 못했다. 외로운 A 씨에게 유일한 낙은 가끔씩 찾아오는 새 한 마리였다. 새는 A 씨 곁에 잠시 머물다가 금방 날아가 버리곤 했다. A 씨는 매일 새를 위해 물고기도 잡아 놓고, 푹신한 모래 더미도 만들어 두었지만, 오늘은 오지 않을 모양이었다. A 씨는 바다에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거두어 조용히 자신이 만든 집으로 들어갔다.



B 씨는 무인도에 갇힌 지 3년이 되었다. B 씨는 3년 간 아등바등 무인도에서 살아가려고 애썼던 나날들을 생각하며, 모래사장 위에 누웠다. 처음 무인도에 표류되었을 때, B 씨는 엄청난 좌절감과 외로움을 느꼈다. B 씨는 사회에서 높은 직급의 회사원이었다. B 씨는 회사를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주었다. 그러나 B 씨가 무인도에 갇히면서, 사회에서의 B 씨는 무의미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B 씨는 무인도가 싫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으면! B 씨가 무인도에 갇힌 지 3년 하고도 하루가 되던 날, B 씨는 자신의 인생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다. B 씨는 그렇게 오래도록 햇빛에 바짝 마른 모래 위에 누워 있었다.



D 씨는 앞의 A 씨, B 씨와는 달리 부인 C 씨와 함께 무인도에 표류되었다. 부인과 함께라서 D 씨에게는 외로움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D 씨는 부인과 함께 10년을 무인도에서 살았다. D 씨와 부인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며, 열악한 무인도 생활을 견뎌내었다. 그런데 부인 C 씨가 원인모를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D 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무인도는 너무 열악했다. 결국 부인 C 씨는 D 씨 곁을 떠나게 되었다. D 씨는 10년간 함께 무인도 생활을 버텨온 부인을 잃자, 앞으로 자신의 삶에는 외로움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절망에 빠진 D 씨는 결국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MBC 9시 뉴스입니다. 최근 은퇴한 노인의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에서 은퇴한 노인들은 외로움에, 혹은 자신이 더 이상 쓸모없어졌다는 좌절감에, 또는 배우자의 죽음에 비관하여 자살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중랑구에 사는 A 씨(75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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