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그의 이름과 직업이 바뀌었다
그때 그 사람,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N년후인터뷰는 과거에 인터뷰했던 사람을 찾아가 다시 하는 인터뷰입니다. 지난 대화와 현재를 나란히 놓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 달라진 그들의 삶과 깊어진 생각을 조명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IT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하고 있는 전이준입니다. 5년이 지났어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여전히 관심받는 건 좋아해요.
(5년 전 대답) 저는 전형준이고 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처음 해봐서 되게 설레요. 제가 누군가를 인터뷰했던 경험은 많은데 반대는 처음이에요. 누가 저한테 관심을 가지고 물어봐 주는 자체가 너무 좋아요. 관종끼가 있나 봐요.
그래요? 이준님이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처럼 느껴진 적은 없었어요.
나 웃기지? 같은 것보다 많은 사람 앞에서 영향력을 주는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해요. 생각해 보니, 관심을 받는 것이라기보다 관심을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 같네요. 세미나 발표, 멘토링 등을 했던 이유도 결국 그 행위를 했을 때 사람들에게 보내는 관심과 집중을 좋아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 이준님의 N년전인터뷰가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youjineun/90
당시에는 형준이었고 지금은 이준이 되었어요. 이름을 바꾼 후의 삶은 어때요?
제가 직접 고르고 선택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어요. 형준일 때보다 나름 주관도 생긴 것 같고 흔한 표현으로 단단해진 것 같아요. 이름을 바꾼 이후 직업적으로도 잘 풀리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20대~30대 초반보다 지금의 삶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형준과 이준의 다른 점이 있나요?
형준은 항상 뭉실뭉실하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성향이 강했다면 이준은 좋고 싫음을 전보다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마케터에서 PM이 되었어요. 직업을 바꾼 후의 삶은 만족스러운가요?
마케터로 5년, PM으로 5년 일했어요. 지금 일이 좀 더 저에게 맞다고 생각해서 만족스러워요. 마케터일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직군, 직무의 사람들과 하나의 목표로 일하는 것 자체가 큰 성취감이 있어요.
(5년 전 대답: 마케터로서의 삶은 만족스러운가요?) 우선 마케팅이라는 업무가 제가 정말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인지 고민돼요. 마케팅이라는 분야로 쭉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에요. 행복의 반대말이 불행은 아니니까요. 그냥 뭐랄까... 자극적인 도파민을 만들진 못하는 느낌?
첫 번째 인터뷰를 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삶이 어떻게 달라졌어요?
그때는 매우 감성적이고 활동적이고 하고 싶은 게 많고 낭만을 좋아했던 사람이에요. 당시에는 변수를 좋아했어요. 지금 모습은 과거에 비해 단조로워진 것 같아요. 주로 일하고 퇴근하고 운동하고 책을 봐요. 이 루틴이 깨지는 게 싫어서 평일 오후에는 약속을 안 잡아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변수를 안 만들려고 해요.
당시에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 많았잖아요. 지금은 어때요?
운동이나 일을 하는 데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에요. 다만, 이식은 완치가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가 필요해요. 여전히 두 달에 한 번 병원에 가고 검사 결과를 들어요. 늘 시한폭탄 같은 느낌이 있고 수치가 오락가락하지만 위급한 상황은 아니어서 유지하는 형태로 관리하고 있어요.
건강상의 이유(이준님은 6년 전에 신장 이식을 받았다)로 시간이 가는 게 두렵기도 한가요?
아니라면 거짓말이죠. 시간이 흐를수록 리스크가 올라가기 때문에 시간이 가는 것이 싫고 무서워요. 처음 이식받을 때부터 기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40대 이후의 삶은 변수가 많아 불투명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요.
건강이 안 좋아진 이후에 삶에서 일의 중요도는 좀 더 낮아졌나요?
몸을 챙기기 위해 운동하고 건강한 것을 먹으려 노력하지만 일은 진짜 열심히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일을 너무 좋아한다기보다는 일을 빼면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고 오히려 불안해요. 지금처럼 흘러가는 삶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5년 전 대답)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는데 이제는 일을 위해 건강까지 투자하고 싶지는 않아요. 처음 회사에 들어갈 때는 다 그렇잖아요. 설레기도 하고 진짜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에 열정이 넘치잖아요. 어차피 10시에 집에 갈 거니까 9시에 출근하나 9시 반에 출근하나 상관없다고 느꼈거든요. 그런 마인드가 생기니까 야근을 참 많이 했었어요. 아프고 나니까 그렇게 일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가끔 필요할 때는 하겠지만 반복되는 야근을 참아가면서까지 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프면 다 끝이니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앞두고 있잖아요. 지난 회사(쏘카) 생활은 어땠어요?
회사를 2년 넘게 다녔는데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버틴 것은 사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던 속마음 때문인 것 같아요. 진짜 힘들었고 정말 죽을 것 같으면 진작에 그만뒀을 텐데 애정이 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쏘카는 제가 자주 쓰던 서비스였고 좋아하는 서비스였어요. 아무래도 쉽게 포기하기 힘든 시간이었죠.
회사의 어떤 점이 좋았어요?
하나의 프로덕트를 2년 동안 담당하며 사계절을 두 번 겪었는데 사업적 상황과 맞물려 제품이 어떻게 변하는지 익힐 수 있어 좋았어요. 여러 팀과 이야기하며 동료들과 어떻게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동료 PM뿐만 아니라 개발자, 디자이너 등 메이커들과 가깝게 지내며 함께 고민했던 것이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어요.
힘들었던 점 있어요?
쏘카 다니기 전에 다녔던 회사는 신사업이라 사람이 적었고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었어요. 왜냐면 누구도 ‘정답’을 알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시도가 필요했었어요.
쏘카는 회사에 이미 많은 사람이 잘 알고 있고 해 본 것도 많아서 무언가를 하자고 했을 때 왜 하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해야 했어요. 도메인 지식도 부족했고 큰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 이끌려 다니듯이 일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때가 힘들었어요. 굳이 내가 이 회사에 있어야 하나? 내 역할은 뭐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업계에서 일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과정일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스스로 역할을 찾았어요. 사업, 제품, 운영 모든 박자가 잘 맞아야만 돌아가는 서비스였거든요. 그 안에서 조직 간에서는 그 박자 리듬을 제품팀이 함께 잘 타려고 하고 내부 메이커끼리는 왜 이 리듬에 움직여야 하는지 그러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확실히 팀으로서 움직이고자 했죠.
먼저 사업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모르는 것은 다 물어봤어요. 이 시기에 이걸 왜 해야 되는지 의사결정을 이렇게밖에 못 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어요. 뿐만 아니라 메이커들에게 기술적인 히스토리랑 그들이 생각하는 제품 방향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어요. 입사하고 6개월 정도 지났을 때부터 사람들이 저에게 의견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의사결정에 굳이 '왜'를 묻지 않고 따를 때도 있고 회의 시 저를 서포트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신뢰 자산이 많이 쌓였다고 느꼈어요.
회사에서 나중에 그리울 것 같은 점이 있다면요?
PM 분들이 이렇게 많은 회사가 드물어요. 쏘카에는 PM이 12~13명 정도 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이 환경이 그리울 것 같아요.
이준님이 가진 재능은 무엇인 것 같아요?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주변 사람이 칭찬해 주는 것이 재능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말을 잘하는 것 같아요. 말하는 톤이 좋고 이야기를 뚜렷하게 전달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어요. PM은 하는 일이 말밖에 없는데 적성을 잘 찾은 것 같아요.
(5년 전 대답) 재능? 그러게요. 제가 가진 재능이 뭘까요. 현타 오네요.
다른 사람들에게 부러운 재능이 뭐예요?
자신의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부러워요. 어떤 상황에서든 비전과 미션을 명확하게 갖고 있어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이요. 저는 여전히 그게 잘 안 된다고 느껴요.
(5년 전 대답) 제가 지금 직업이 마케터니까 갖고 싶은 재능은 그런 거 있죠. 창의적이고 우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싶은 능력이요. 제가 지금까지 그런 사람을 두 명 봤어요. 우와 저런 생각은 못 하겠다 싶고 진짜 멋있더라고요. 내가 절대 그렇게 될 수는 없겠다 싶은 사람들이었어요. 이건 노력의 영역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참 부러웠어요.
예전보다는 나만의 철학이 생겼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일적으로는 PM은 이렇게 일하면 된다는 정의가 생겼지만 삶의 가치관 측면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자신만의 작은 철학이 있다면 공유해 줄 수 있어요?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말인 "하루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 대로"의 자세로 살려고 노력해요. 인생의 방향성을 찍어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잖아요. 지난 삶을 돌아봤을 때 지금의 나를 그리며 살아온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도 틀린 길은 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벌써 사회 생활한 지 10년이 넘었네요. 여전히 성장 욕심이 있어요?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있나…? 싶네요.
성장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알아가는 것’을 좋아해서 살다 보니 경험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제가 성장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열심히 산다고 하지만 사실 그냥 알아가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에요. 성장 욕심을 갖고 살아간다기보다 알고 싶고 잘해나가고 싶은 것이 많아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성장한다는 건 +의 느낌인데 시간이 흐른다고 다 + 인건 아니니까요. 잘 되지 않을 때도 잘 될 때도 있는데 그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조금씩 생각이 다듬어지는 것뿐이죠.
(5년 전 대답) 그렇죠. 일을 짧은 시간에 끝내려면 더욱 전문성을 키워야 해요. 아는 것도 많고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야 집에 빨리 갈 수 있더라고요. 회사를 안 다니는 동안 강의도 많이 듣고 공부도 많이 했거든요. 자기 계발은 언제나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연봉이 오르는 게 좋은 건가요?
연봉이 오르는 것보다는 원하는 것을 살 정도로 걱정 없이 벌고 싶은 것이 목표예요. 별생각 없이 치킨 시켜 먹고 갖고 싶은 차나 시계 등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장족의 발전이죠. 이러한 삶을 유지하고 싶어요. 과거에는 돈이 없어서 걸어 다니고 만 원짜리랑 8천 원짜리 중에 뭐 먹을지 고민했었는데 어느 날 차 타고 집에 가는 저를 보면서 위로받았어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커리어적으로 스스로 잘한 선택은 뭐라고 생각해요?
일단 점을 많이 찍어놨다는 것이 가장 잘한 점 같아요. 그때는 그것으로 뭘 할지 몰랐지만 언젠가 다 연결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세미나랑 모임 다니고 공부했던 것들이 당장은 필요 없어 보였지만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회사에서 필요한 일이 있을 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배울 당시에는 쓸 일이 없었던 GA(Google Analytics) 수업이 신규 프로젝트에 GA가 필요해지면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요.
자기 자신을 좋아하나요?
네. 저에게는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지만 나 자신을 좋아하니까 살아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저는 아직은 저를 좋아한다고 봅니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던 시기도 있어요?
그쵸. 인생이 뜻대로 안 되거나 큰 좌절이나 고통을 겪었을 때 나를 되게 싫어했죠.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심했을 때는 캐릭터 삭제하고 다시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특히 수술 전에는 내 인생 진짜 왜 이러지 인생에 이런 것들만 생기지 인생 참 안 풀린다 했었죠.
이제 연말이잖아요. 내년에 이거 하나만큼은 이루고 싶다 이런 거 있어요?
이직하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무사히 버티기! 저 이제 버텨야 돼요 물러날 곳이 없어요.
어떤 부분이 걱정이에요? 업무량이나 업무 난이도 중에서요?
이 직업 자체가 일이 많기 때문에 일이 많은 건 걱정하지 않아요. 걱정은 챌린지죠. 인재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내가 어느 정도로 평가받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요.
PM의 일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건 아니잖아요. 여러 가지 변수들이 굉장히 많을 텐데 거기서 어떤 방식으로 PM으로서 인정받느냐는 저는 딱 그거 같거든요. 내가 정의한 문제가 있고 이 문제를 다른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고 이 문제가 진짜 중요한 것 같다 해보자 해결책을 찾아보자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같이 해볼 수 있느냐. 새로 들어가는 회사에서는 결제 쪽 일을 하게 될 예정인데 동료들이 저보다 더 아는 것들이 많을 테니 생각도 더 다양하고 깊을 테고 그걸 제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느냐가 걱정이 돼요.
이준님도 인재인 것 같나요?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이제 스스로 인재가 아니라고 해버리는 순간 지금 경력에서 물러날 곳이 없어요.
인터뷰를 마치는 소감을 들으며 끝내 볼게요.
5년 전하고는 제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대부분 일 얘기만 하고 생각도 약간 딱딱해진 것 같고 그걸 저 스스로도 느끼거든요. 실생활에서 가장 큰 차이가 과거에는 혼자 영화 보고 영화 자체도 좀 감성 있는 것들 진짜 많이 봤었거든요. 사람들이 안 보는 것도 많이 보고 근데 요즘은 영화를 거의 안 보는 것 같아요. 책도 업무 관련된 것만 보고요. 예전의 그 감정과 감성대로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어요. 지난 인터뷰를 읽고 다시 그때의 저랑 비교해 보니까 이런 면에서 나이 드는 것 같아요. 정서적으로 나이 든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좋다 나쁘다의 개념은 아니지만 그냥 나도 변했구나라고 느끼게 되네요.
(5년 전 대답)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을 말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중간중간 공감해 주시고 제 글도 읽어주시고 그거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도 너무 좋았어요. 글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했다고 막 자랑해야지.
오늘 이야기 나누니까 사람이 되게 간결해진 것 같아요.
그러네요. 간결해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군더더기를 최대한 덜려고 노력해요.
지금 이준님의 모습이 좋지만 조금 낯설어요.
저도 과거에 쓴 글을 보고 지금의 나를 보면 되게 낯설어요. 신기하죠. 이제는 그때랑 달리 라떼보다 아메리카노나 콜드브루를 더 좋아하거든요. 에스프레소를 좋아하고요. 이게 나이 듦의 지표일 수도 있겠어요. 흥미롭네요. 오늘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
조금 센티 해지셨나요?
네. 그러게요 진짜 뭘까요. 왜 이렇게 변했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끔은 예전처럼 이준님과 편하게 놀고 싶어요.
저 그게 요즘 진짜 안 되는 거 같아요. 요즘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도 그렇고 지인들이 얼굴 보자고 한 번씩 부르는데 그 자리가 약간 어색하고 불편해요. 물론 잘 놀긴 하는데 뭐랄까 그 느낌이 싫어요. 내가 이렇게 이 시간을 쓰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런 시간이 왜 즐겁지 싶을 때도 있어요.
처음 이준님을 만났을 때와 여전히 같은 점이 있다면 목소리가 좋고 신뢰감이 가는 인상을 지니고 있다는 것.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는 많이 다듬어졌다. 생각하는 방식과 말하는 방식이 모두 간결하고 선명해졌다. 뿐만 아니라 그의 하루와 그의 생각도 비교적 단순해진 듯하다. 5년 전 그는 좀 더 해맑은 아이를 지닌 사람이었다. 여러 방면에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즐기고 싶은 것도 많아 보였다. 지금은 자연스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하루를 살아내고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6년 차 마케터이던 시절 직무를 바꾸겠다고 했을 때 경력이 아깝지 않은 지 물었었는데 어느새 PM으로의 시간이 마케터의 경력만큼 쌓인 것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 PM으로서 서툴던 시절을 지나 지금의 모습까지 발전해 온 이준님의 모습이 신기하고 멋져 보인다. 5년 후의 그는 더 간결해져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 있을지 궁금해진다.
인터뷰 날짜 : 2025.11.24 10:00 PM
장소 : Google Meet
인터뷰이 : 전이준
인터뷰어, 글 : 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