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달]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달전화인터뷰>라는 테마로 <한달>에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하기 위해 참여했습니다. 주변인탐구일지라는 인터뷰 매거진을 쓰면서 우연히 브런치 작가 두 분을 인터뷰했어요. 그 전까지는 친구들의 SNS만 보고 질문을 만들다가 인터뷰이의 글을 읽고 진행해보니 좋더라고요. 친한 사람이 아니어도 그 사람과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 이후로 글쓰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달>에 있는 분들은 모두 글쓰는 분들이어서 딱 제가 원하던 인터뷰이를 발견하게 됐죠.
Q. 지난 한 달은 당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나요?
인터뷰하면서 가장 변한 점은 겸허해졌어요. 사람들의 글을 읽고 대화를 하면서,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고 삶의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완벽주의가 심하고 비교도 많이 했거든요. 모두가 부족한 채로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삶의 속성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완벽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줄었어요.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고요. 이제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살려고 해요.
Q. 지난 한 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1.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서 때로는 눈물 날 듯 슬펐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 사람이 겪은 일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가 아니라 글을 쓰면서 그 사람이 혼자 슬퍼했을 시간이 그려질 때 울컥했어요. 주변에 가족이 있든 친구가 있든 사람은 스스로 견뎌내야 할 몫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참 아름답고 아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회성이 조금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면서도 두려움이 커요. 무슨 말을 할 지도 잘 모르고 긴장도 많이 해요. 왜 처음 만나면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다고 하는지 알았어요. 의도적으로 하지는 않았는데 인터뷰 초반에 공감대가 형성된 분과는 서로 마음을 열고 더 편하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많이 부딪치면 는다는게 어떤 뜻인지 알았어요. 4번째 인터뷰까지 엄청 긴장하다가 5번째 인터뷰를 하는데 하나도 안 떨려서 스스로도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3. <한달>분들을 인터뷰하는 글이긴 하지만 다른 <한달쓰기>하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만의 개인적인 글쓰기잖아요. 이전에는 같은 팀 멤버분들만 제 글을 읽어주셨는데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한달>멤버 분들이 글을 읽고 피드백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4. 저의 인터뷰 소개글에도 있듯 저의 재미를 위해 시작한 일이예요. 인터뷰하는 분들을 위해서 기획한 프로젝트는 아니였는데 인터뷰이 분들이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어요. 제 글을 읽는 다른 누구보다 인터뷰에 참여한 그 한분에게 소중한 기록을 남겨줄 수 있다면 그걸로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Q. 함께 한 동료와 리더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제가 쓴 글 읽어주시고 좋아요도 눌러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응원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특히 리더님께 응원 많이 받았어요. 멤버들에게 선물도 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겸손하신 모습 보고 많이 배웠어요. 멤버들 글 메인에서 찾아 주시고 계속 격려해주시고 북돋아주셔서 감사해요. 동료들에게는 한 달 동안 매일 꾸준히 글 한 개씩 쓰신 것만으로 너무 대단하고 멋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글에 부족한 점이 보일 때도 있겠지만 오늘만큼은 한 달 동안 부지런히 글 쓴 자신에게 칭찬 가득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지속하고 싶은 연결이 있나요?
인터뷰가 끝나고 나중에 만나고 싶다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싶어요. <한달전화인터뷰> 전에도 인터뷰를 하면서 다음에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실제로 인연이 지속된 경우는 없었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는 걸 잘 못 하고 누군가 다가와도 같이 편하게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예요. 자연스럽게 오래 보면서 친해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만남으로 인연이 된 경우는 거의 없어요. 최근에는 사람들한테 먼저 다가가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사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해서 보다는 겁이 많아서였거든요. 이제는 먼저 다가가서 거절도 당해보고 싶어요. 우연히 만나서 친해지는 사람도 있을 거고 아닌 사람도 있을 텐데 10명을 만나서 1명이라도 친구가 되면 엄청 소중한 인연이잖아요.
Q.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이전에는 인터뷰를 최소 한 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했었는데 1~2일 단위로 진행하다보니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어요. 다음에 하게 되면 좀 더 시간을 여유있게 두고 하고 싶어요. 그리고 욕심을 버려야하는데 그게 참 안되더라고요. 인터뷰 하나에 쏟는 시간이 준비+인터뷰+정리까지 10시간 정도 걸렸어요. 끝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떨어지는데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졌어요. 시간과 에너지 빼고는 인터뷰 자체가 너무 즐겁고 각각의 사람들에게 배운 점이 정말 많아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의 내가 한 달 전의 나에게 팁을 준다면?
욕심을 버려라. 글 조금 읽어도 되고 인터뷰 짧게 해도 되고 정리 너무 열심히 안 해도 돼.
1. 준비 시간 : 1시간으로 줄이기. 글 10개만 읽기.
2. 인터뷰 시간 : 30분으로 줄이기. 아이스멜팅 시간 없애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 끊는 것도 잘하기.
3. 정리 시간 : 마음에 들 때까지 무한정 고치는 게 제일 안 좋은 버릇. 부사까지 다 받아적지 말고 날릴 거 날리기. 시간 정해서 적당히 고치고 자신과 타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