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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Feb 20. 2019

주변인탐구일지#4 영수님

프론트엔드 개발자

주변인탐구일지란?

유진이의 주변 사람들을 탐구하기 위한 인터뷰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으로 구성되며 인터뷰의 목적은 제가 즐거워지는 것이고 제가 궁금한 것과 고민하는 것들을 물어봅니다.





주변인탐구일지#4 영수님(프론트엔드 개발자)

동아리 세션 전 조금 일찍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스브레이킹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한영수라고 하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이는 만 27세이고 사는 곳은 분당 정자동입니다.


이름의 뜻이 뭐에요?

영화로울 영. 물가 수. 수는 돌림자이고 뜻은 가운데 글자에 둬요. 영화롭게 살아라. 큰아버지가 지어주셨어요.


인터뷰를 읽으면서 들을 노래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폴킴 - 너를 만나]

요즘 폴킴에 꽂혀있어요. 가사가 특별히 와 닿아서 그렇다기보다는 들으면 편안해지고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에요. 폴킴 노래 중에 이 곡을 제일 많이 들어요. 다른 사람이 제 인터뷰를 본다면 이 노래를 들으면서 봤으면 좋겠네요.







  일상


낮이 좋은가요 밤이 좋은가요?

낮잠이 많아서 밤에 깨어있는 시간이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낮이 좋아요. 밤에는 침울해 있는 느낌인데 낮에는 텐션이 올라요. 밤에는 일찍 자면 시간이 아까워서 영화 보던가 코딩하던가 해요. 새벽 두 시 전에 자면 손해 보는 느낌이라 평균적으로 그때쯤 자요.



두 시에 자면 안 피곤하신가요?

일어날 때는 조금 피곤한데 커피 한 잔 먹고 회사 가서 사람들이랑 얘기하면 그렇게 피곤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보통 무엇을 하다 잠드시나요?

넷플릭스 보다 잘 때도 있는데... 60%는 코딩하다 자고 30%는 영화보다 자고 10%는 그때그때 다른 일이 있으면 해결하고 자요. 그날 해결할 일이 있으면 잠을 못 자거든요. 회사 일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몇 개 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덜 하려고 해요. 힘들기도 하고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숙련도는 느는데 정작 어떤 기술을 깊이 공부하지는 못하더라고요. 올해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딱 한 개만 하고 이론적인 학습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고 싶어요.



이직 할 때 사이드 프로젝트가 도움이 됐나요?

해당 회사가 관심있는 기술을 썼는지 그런 것들이 회사하고 잘 맞으면 도움이 돼요. 그래도 그 전 회사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더 관심이 있고 사이드는 사이드인 것 같아요.







운동


평소에 운동하시나요, 어떤 운동 하시나요?

헬스를 하고 있는데 이직 준비하고부터 3주 정도 못 나갔어요. 땀 흘리는 걸 좋아해서 유산소 운동, 상체 중심으로 근육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 전/운동 할 때/운동 후에 기분이 어때요?

운동 전 - 아침에 운동 도구 챙겨서 씻지도 않고 나가거든요. 운동복 챙기고 후드 쓰고 나가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요즘은 '춥다. 귀찮다. 아 그냥 가지 말까'

운동할 때 - 런닝머신하고 가슴 운동만 하는데 런닝머신 할 때는 '땀아 빨리 나라' 생각해요.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면 운동하고 있다 건강해진다는 기분이 들고 런닝머신 30분 뛰고 나면 땀이 막 흐르는데 되게 기분이 좋아요.

운동 후 - 엄청 상쾌해요. 주로 아침에 가는데 운동 끝나고 회사를 가면 진짜 일이 잘돼요. 머리가 말짱하고 상쾌하고 기분 좋아서 직장인들한테 추천해주고 싶어요. 회사 가기 전에 운동하면 확실히 능률이 올라요.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헬스장은 대학 다닐 때부터 열심히 다녔는데 군대 전역하고 취업 준비하고 회사 다니고 하면서 가끔 축구 하는 것 빼고는 운동을 거의 안 했어요. 오래 앉아있어야 하는 직업인데 계속 몸이 찌뿌둥하고 작년부터 배도 좀 나오는 것 같아 위기감을 느껴서 아 헬스 끊어야겠다 하고 시작했어요.



헬스를 잠깐 하다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데 계속 하는 이유가 있나요?

운동을 무리해서 하지 않고 30분~40분 정도 몸이 풀릴 정도로만 하고 와서 헬스장 가는 게 부담이 안 되는데 그래서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열심히 했으면 오래 못 했을 것 같아요.







네 가족이 보내는 소중한 시간


가족


어디에서 태어나셨어요?

태어난 건 서울 개봉동이요. 계속 서울에서 살다가 성남으로 이사를 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 성남에 살다가 중고등학교는 용인에서 보내고 대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분당에서 쭉 살았습니다. 제가 분당으로 올라갈 때 아버지 직장이 충주로 발령이 나서 어머니랑 아버지는 충주에 내려가서 사세요. 저는 지금 동생이랑 둘이 살아요.



가족들과의 추억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군대 있을 때 가족사진을 찍었는데요. 동생이랑 저랑 둘 다 성인이 되서는 처음으로 찍은 가족사진이었는데 그때 기분이 뭉클하기도 하고 좀 이상했어요. 나중에 가족사진 찍은 걸 보니 엄마 아빠가 많이 늙으셨구나 이런 것도 보이고 우리 가족 네 명 모두 다 건강하게 있어서 다행이다. 동생이나 나나 다 컸구나 싶었어요.



가족사진은 누가 찍자고 했나요?

제가 휴가 나와서 먼저 찍자고 이야기했어요. 집에 가족사진이 없어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보고 바로 예약했어요. 집에 가면 사진이 걸려있어요. 동생이 곧 군대에 가는데 그때 다시 한번 찍으려고요.



영수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렸을 때는 가족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항상 친구가 먼저였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이렇게 네 명 다 건강하게 있을 시간이 얼마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 넷이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느끼고 바쁘지 않은 시간에는 웬만하면 가족들하고 있으려고 노력해요. 얼마 전에 가족들이랑 일본 여행을 갔다 왔는데 여행 자주 다니고 싶어요. 서로 바쁘다 보면 멀어지니까 그 거리를 줄여나가고 싶어요.



부모님을 자주 뵙나요? 가족들끼리 보통 무엇을 하나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봐요. 부모님이 올라오시거나 저랑 동생이 내려가거나 해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티비보면서 놀고 영화 자주 봐요.



가족들이 공통으로 좋아하는 음식이나 영화가 있나요?

넷 다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 삼겹살이요. 영화는 부모님이 외국 영화를 싫어하셔서 웬만하면 한국 영화 위주로 봐요. 어떤 한국 영화 재밌다더라 하면 거의 가서 보는 것 같아요.



어머니, 아버지와 닮은 점이 있나요?

엄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잘 들어주세요. 엄마랑 저랑은 아빠나 동생이랑 안 하는 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하거든요. 대화하는 거 좋아하고 사람들 이야기를 잘 듣는 점이 닮은 것 같아요.

아빠는 급한 성격이랑 일 처리 빨리빨리 하는 거요. 해야 할 일 있으면 잘 못 미뤄요. 개인적인 다짐 같은 것은 미뤄도 일하는 걸 뒤로 미루는 건 정말 안 좋아해요.



어머니와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눠요?

제가 요즘 어떤 고민이 있다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면 엄마가 항상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세요. 그리고 엄마도 할 이야기가 많잖아요. 엄마 친구들 이야기, 맛집 등 꼬리물기처럼 대화가 이어져요. 근데 부모님께 속 얘기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남들한테 속 얘기를 잘 안 해요.



동생이랑 같이 사는데 동생이랑은 어떤 대화를 주로 나눠요?

둘 다 남자라서 그런지 대화 많이 안 해요. 동생이 곧 군대에 가서 요즘은 군대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군대 선배로서 이런 건 하지 말아라 이런 이야기도 하고 둘 다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이야기 많이 해요.



동생이 있어서 좋은 점이 있나요?

부모님께 못해주는 것이나 놓치고 있는 것들을 해줘요. 제가 어머니한테는 전화를 자주 하는데 아빠한테는 잘 안해요. 실제로 보면 안 그런데 전화로는 조금 서먹하더라고요. 동생이 그걸 아니까 아빠한테 전화를 많이 해요.



어렴풋이 이런 게 사랑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가족이든 연인이든

항상 내가 가족들을 생각하고 여자친구를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힘들거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너무 보고 싶은 것. 그런 것들이 다 사랑이지 않을까요.








인간관계


자신이 생각하기에 인간관계가 좁은 편인가요 넓은 편인가요?

넓은 편이긴 해요. 두루두루 사람도 많이 알고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는 데 근데 단점이 있어요. 한 사람하고 깊게 못 친해져요. 인간관계의 스펙트럼이 좁으면 좀 더 친해지고 집중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기겠지만 당장 도움이 급하다고 말하면 몇 명이나 와줄까 생각해보면 한두 명밖에 없을 것 같아요. 요즘 그런 부분에 회의를 느껴서 올해부터는 만나는 사람을 줄이고 오래 볼 수 있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인간관계가 넓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가벼운 부탁 정도는 들어줄 사람이 많다는 거 그리고 각자에게 배우고 체득할 수 있다는 거요. 많은 사람을 만나면 저도 변해요. 편협한 시각으로 보기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람을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성격이 좀 더 여유로워져요.


처음 본 사람에게 말 거는 것을 어려워하나요?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 생각 하거든요. 내가 이 사람한테 말을 건다고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다. 이야기를 해보고 잘 맞으면 친해지고 안 맞으면 그 이후로 안 하면 돼요. 이야기해서 이득 볼 건 있어도 손해를 볼 건 없잖아요.


주변 사람들한테 밥 사 주는 걸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회 생활하다 보니 동생들이나 주변에 밥 사 줄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사주고 나면 잘 먹었습니다 이야기해주는 게 고맙기도 하고 형으로서 오빠로서 챙겨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챙겨주고 이런 걸 잘하는 것 같아요.







소울푸드 떡볶이


만남, 음식


친구들과 만나면 주로 뭐하고 놀아요?

술 먹고 피시방 가고(고등학교 친구들)

술 먹고 수다 떨고(대학교 친구들)

술 먹고 코딩하고(디프만 친구들)


어떤 술을 좋아하세요? 특정 상품이 있나요?

흑맥주 좋아해요. 기네스랑 스카우트.


흑맥주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요?

달콤쌉싸름한 느낌이랑 목 넘김이 좋아요. 술을 잘 못 해서 소주는 못 먹고 예전부터 맥주를 좋아했는데 흑맥주 먹어본 후로는 계속 그것만 찾아요.


친구들에게 먼저 만나자고 이야기하는 편인가요?

네. 우리 만날 때 됐다고 만나자고 말해요. 여러 명이면 투표하는데 5명 이상 되면 다 모이기 힘드니까 시간 되는 친구들끼리 만나요.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가요?

삼겹살, 떡볶이, 그 외 두루두루 좋아해요. 소울푸드는 떡볶이요.


떡볶이 맛집을 추천해준다면?

죠스 떡볶이요. 좋아하는 취향의 떡과 양념이에요. 쌀떡은 좀 질기고 양념 맛이 안 느껴져서 밀떡을 좋아해요. 신전 떡볶이랑 광장시장 떡볶이도 맛있어요.






회사 히스토리


첫 취업 언제 하셨나요? 어떤 회사에서 일하셨나요?

26살에 전역하고 1년 공부하고 27살에 취업을 했어요. 셋탑박스 미들웨어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는데 안드로이드 티비 개발이랑 모바일 앱 개발을 했어요.


지금까지 회사에 다니면서 느낀 점이나 배운 점이 있나요?

(스타트업만 다녔는데)스타트업을 가게 되더라도 구조가 잡혀있는 회사를 가야겠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회사에 가면 개발 외적으로 생각할 것도 할 일도 많아요. 그리고 개발일하면서 소통하고 이야기하고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마음속에 담아두고 말 안 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르더라고요. 작은 회사일수록 유기적인 활동이 잘 될 수 있는데 서로가 그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너무 자신의 바운더리에 갇혀 있으면 모두에게 좋지 않았어요.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고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스타트업에서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거나 고마웠던 분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B 회사(블록체인 회사) 다닐 때 잘하시는 개발자분들이 많았어요. 프론트엔드팀에서 리딩하는 분이 계셨는데 직접 가르쳐주시지는 않았지만 코드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저도 그분처럼 짜야겠다라는 생각 많이 했어요. 코드가 레고 맞추듯이 딱딱 맞춰진다는 느낌이었어요. 당장 필요한 기능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먼 수를 보고 코딩을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잘하는 개발자도 있구나 하고 코드 보면서 따라 하려고 노력했었어요.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업, 개발자


개발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대학 가기 전까지는 개발에 대해 전혀 몰랐고 막연하게 게임 개발자가 되려고 컴퓨터과에 갔어요. 학교다니면서 개발을 해보니 동기들보다 만들어내는 속도가 빨랐어요. 동기들 사이에서 잘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그때부터 이것저것 찾아보고 개발했어요.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서 다 잊어버렸는데 다시 또 여러 가지 공부하다 보니 재미가 생기더라고요. 제 성격이랑 잘 맞는 일인 것 같아요.


주 언어가 무엇인가요?

자바스크립트를 주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타입스크립트에도 관심 가지고 공부 하고 있어요.


주 언어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리액트랑 리액트 네이티브 개발을 주로 하는데 프론트엔드 라이브러리가 대부분 자바스크립트로 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바스크립트를 하게 됐어요. 타입스크립트는 자바스크립트의 문제점을 보완해서 나온 요즘 뜨고 있는 언어에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다 이 언어로 하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옛날에는 서버 개발도 했었는데 흥미가 안 생겨요. 언제가는 해야겠지만 일단은 프론트엔드 개발에 집중하고 싶어요.


회사 일 외의 따로 공부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많이 하시는데 이유가 있나요?

개발자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이고 몸값을 올리고 커리어를 쌓고 싶어서요. 항상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개발을 좀 더 잘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그 부분에 갈증이 있어요.


개발 일을 계속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지적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개발밖에 없어요. 새로운 기술이나 언어가 나오면 이건 뭘까 궁금하고 써보고 싶고 그런 호기심들이 개발하면 해소돼요.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10년, 20년 후에 개발 진짜 잘한다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어떤 소프트웨어를 봤을 때 이런 건 이렇게 만들면 되겠다 통찰하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요.







고민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무엇인가요?

이직 준비 중이라 회사를 결정해야 하는데 큰 회사를 갈지 스타트업을 갈지 고민돼요. 큰 회사 같은 경우는 최종면접이 남아있고 스타트업 2개는 입사 확정이 됐어요. 큰 회사는 그 회사 서비스에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일이 재미 없을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전적으로 프론트 모바일을 책임지는 위치로 영입이 됐는데 저는 주도적으로 프로젝트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있고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유저들의 반응도 바로바로 볼 수 있어요. 마음은 스타트업으로 쏠려있는데 나이도 서른이 돼가고 부모님도 조금씩 걱정을 하셔서 큰 회사를 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최근에 우울했던 적은 언제예요?

이번 면접중에 개인적으로 가고 싶었던 스타트업이 있는데 탈락통보를 받았을 때 좀 우울했어요.


힘들었을 때 자신에게 되뇌인 생각이 있나요?

면접 결과가 안 좋을 때 내가 왜 떨어졌지, 뭘 잘못했지 생각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졌어요. 정말 잘해서 자신이 있으면 그런 것이 많이 없어질텐데. 실력이 아니라 회사하고 잘 맞고 안 맞고의 문제라고 생각하려면 우선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까요. 내가 잘 하는 사람이 되면 이런 걱정 할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하며 요즘 공부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말 중 힘이 되었던 말이 있나요?

넌 될 거야. 넌 잘하잖아. 그런 이야기 들을 때 내색은 안 하지만 고맙고 힘이 돼요.


자신의 삶에서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언가에 집중해서 빠지거나 고민할 것이 생기면 다른 것을 못 보는 스타일이에요. 결국 나중에는 해결이 되는데 좁은 시각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어요.

그리고 스타트업이 출퇴근이 자유롭다 보니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퇴근해야 하는데 조금 늦게까지 하고 가지 하기도 하고. 일할 때는 단시간에 열심히 해야 일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만 고정해놓고 규칙적으로 일하고 싶어요.








디프만 친구들
디프만 4기 OT


영수님을 만나게 된 곳, 디프만(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동아리)


운영진을 하게 된 이유

현준이(디프만 3기 회장)가 강력하게 밀었어요. 기존 기수 친구들이 볼 때 책임감 있어 보이고 잘할 것 같았대요. 제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했는데 하다 보니 책임감이 생겨서 열심히 했어요. 피해는 안 줄 정도로 한 것 같아요.


운영진을 하고 느낀 점

운영진이 이렇게 힘들구나. 조직을 이끌어가는 게 힘들고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어떤 조직이든지 쉽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사소한 것도 고민할 것이 많아요. 이번 주 위치는 어디로 할까 대관이 어디가 됐고 안됐다. 우리 때문에 사람들이 다 모였는데 이번 주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운영진들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같이 운영진해준 사람들이 열심히 해줘서 되게 고마웠어요.


디프만을 하면서 자신에게 생긴 변화

성격이 유해지고 좀 더 여유가 생겼어요. 부회장하면서 배려심도 생기고 회원들 보면서 아 정말 잘하시고 공부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구나 나도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인터뷰 한 이유


인터뷰하신 이유가 있나요?

최근에 몇 개의 회사에 떨어지고 우울하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인터뷰하는 것을 봤는데 말을 하면서 고민거리를 조금 풀 수 있지 않을까,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 싶었어요. 인터뷰 하는 사람에 대해 잘 파악하고 쓰신 것 같아 유진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형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편이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친구들한테는 유진님한테 못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친구들한테 못하는 이야기를 유진님한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인터뷰 전, 영수님에 대한 생각


영수님과는 동아리에서 얼굴은 자주 봤는데 대화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나에게 영수님 이미지는 디프만 회원들을 잘 챙기는 운영진이었다. 저번 기수 때 아파서 몇 번 나가지 못하기도 했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이 어려워 나중에는 뒤풀이에 안 갔다. 사전 약속은 없었는데 뒤풀이에 가기 무서워 동아리가 끝나갈 때쯤 일부러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 세션이 끝나고 혼자 따로 나가는데 영수님이 저녁먹으러 안가세요 물었다. 약속이 있다고 대답했더니 (의심의 눈초리로) 어디서 만나세요? 라고 물었다.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내가 왜 안가는 지 아시는 것 같았다. 5기 OT 때 혼자 앉아 있으니 먼저 와서 말을 거셨다. 나는 못나게도 나에게 말 걸어주는 것이 부끄러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챙김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싫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면 그냥 아 말을 걸어주시네 하고 자연스럽게 말을 했을 텐데 그때는 되게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었던 것 같다.



인터뷰 후, 영수님에 대한 생각


코딩하다 잔다고 하신 부분이 충격적이었다. 회사에서 종일 일을 하고 또 집에 와서 코딩을 하다 잠든다니... 잘 맞는 일을 하고 계시구나. 개발이 싫어 떠난 나로서는 '이런 사람이 코딩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내가 살면서 가장 스트레스받고 고치고 싶은 부분이 할 일을 미루는 습관이다. 그래서 부지런한 사람을 인터뷰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터뷰 하다 보니 영수님이 딱 맞는 분이라 더 좋았다. 일을 미루지 않으면 스트레스 안 받겠지 했는데 미루지 않는 편임에도 그 부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셔서 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스트레스는 미룬다, 미루지 않는다는 행동에서 오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기한이 있는 할 일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중요한 것 아닐까. 누구는 할 일이 5개 있어도 크게 압박을 받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나처럼 할 일이 1개만 있어도 중압감이 큰 사람도 있다. 영수님이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나도 상황과 상관없이 어떤 문제든 좀 더 여유롭게 보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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