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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Feb 20. 2019

주변인탐구일지#5 정민님

디자인 전공 대학생

주변인탐구일지란?

유진이의 주변 사람들을 탐구하기 위한 인터뷰입니다. 지극히 사적인 내용으로 구성되며 인터뷰의 목적은 제가 즐거워지는 것이고 제가 궁금한 것과 고민하는 것들을 물어봅니다.





주변인탐구일지#5 정민님(탈디자인 하고 싶은 디자이너)

계산기 폰케이스를 자랑하는 정민님
아이스브레이킹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이름은 고정민이고 25살입니다. 지금 학교 마지막 학기까지 끝내고 졸업 유예해서 백수인 상태입니다. 계속 빈둥빈둥하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 눈뜰 때 기분 어땠어요?

자기는 잤는데 잔 것 같지 않고 멍했어요. 오전에 시험이 있었는데 공부를 별로 안해서 불안했어요.


자주 아픈 곳 있어요? 아플 때 어떻게 해요?

딱히 아픈 데는 없고 옛날부터 비염이 있어요. 비염 오면 그냥 놔두거나 감기랑 같이 와서 심해지면 병원 가서 약 먹어요.







  오늘


오늘 하루 뭐 했어요?

아침에 컴퓨터활용능력 필기 시험 봤어요. 시험 끝나고 집에 와서 조금 자고 오후에는 피아노 학원 다니려고 들렀다가 (인터뷰하러)강남 왔어요.


피아노 학원은 어떻게 다니게 됐어요?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는데 어릴 때 조금밖에 안 배워서 나비야 같은 곡 치고 끝났거든요. 무슨 곡이든 한 곡 연습해보고 싶어서요. 다른 악기도 한 달 두 달 배우고 그만둬서 할 줄 아는 악기가 없거든요.


연주하고 싶은 곡 있어요?

유튜브에서 Butterfly(디지몬 노래) 피아노 연주하는 거 봤는데 치고 싶더라고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쓴 일기


일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거의 안 받아요. 오히려 우중충하고 흐린 날씨 좋아해요. 시원하고 어둑어둑한 날 좋아하거든요.


주요 활동지역이 어디예요?

웬만하면 홍대, 신촌 넘어서 안 나가려고 해요. 디프만(동아리)하면서 강남 많이 갔어요. 원래는 1년에 1, 2번 갔거든요. 멀리 가는 거 안 좋아해요. 막히는 걸 너무 싫어하고 멀리 가면 돌아올 때 너무 힘들어요.


하루를 마무리 할 때 하는 일이 있다면?

평소에 새벽 3-4시에 자거든요. 웬만하면 매일 일기 쓰고 자려고 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그 때 다이어리 꾸미기 카페도 가입했었어요. 초등학교 때 제일 많이 쓰고 점점 줄다가 고3때 많이 쓰고 대학교 와서는 잘 안써서 지금은 학기도 끝나고 신년이니까 잘 쓰려고 하고 있어요.


일기 쓰는 이유 있어요? 쓸 때 어떤 기분이에요?

점점 기억력이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일기 쓰면 그날 그날 뭐 했는지 기록할 수 있어요. 습관을 잘 못 만들어서 꾸준한 습관 만드는 일을 일기부터 시작해보려고 해요. 하루하루 쓰면 뿌듯해요. 진짜 거의 모든 있었던 일을 다 쓰는 편이여서 하루를 필사하는 느낌이에요. 작년에는 하루에 한 페이지씩 썼는데 길게 쓰다보니 오래 못 써서 이번에는 작은 6공 다이어리를 사서 속지 끼워서 쓰고 있어요.







생일


평소에 자주 듣는 칭찬이 있다면?

생일 잘 챙겨준다. 지금은 안 그러는데 작년까지 학교 사람들이랑 조금만 친해도 기프티콘 보내주고 단톡에 오늘 누구 생일이라고 말하고 그랬어요.


가장 최근에 산 생일 선물이 뭐에요?

양키캔들이랑 캔들 워머요. 학교 친구 중에 자기 자취방에 친구들을 자주 초대하는 친구가 있는데 집에 캔들이 되게 많아요. 매일 라이터로 켜길래 워머 사서 해주니까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정민님 생일날은 보통 뭐해요?

지금까지는 학교 사람들이랑 술 마셨어요. 스무 살 때 학교 컴퓨터 동아리를 했거든요. 1학년 때 만났던 동아리 친구들이랑 매년 생일마다 술 먹었어요.







대학교 와서 빠진 포켓볼


대학교


무슨 과 나왔어요?

시각디자인과요.


입시 미술 할 때 어땠어요? 힘들지는 않았나요?

그림 그리는 건 안 좋아하고 포토샵 일러스트로 이미지 만들고 제작하고 이런 걸 좋아해서 그림 그리는 일이 지루했어요.


시각디자인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처음에는 산디(산업디자인)를 가고 싶었는데 제품 디자인보다 그래픽이나 광고쪽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고2 때 산디에서 시디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각디자인과에서는 어떤 것을 배워요?

1학년 때는 미대 전공 공통 들어요. 기초입체나 석고로 뭐 만들고 조형물, 기초평면, 드로잉, 사진 수업, 타이포그래피 수업 들었어요. 2학년 이후로는 사회적, 기업적, 작가적 갈래로 나뉘어진 스튜디오 수업을 들어요.


그림 그리는 거 안 좋아한다고 했는데 1학년 때 힘들지 않았어요?

힘들긴 했어요. 학교 오니까 그림 잘 그리는 애들도 엄청 많고 그래서 그때 성적이 잘 안 나왔어요. 1학년 때는 새로운 친구들 만나고 술도 처음 먹게 돼서 공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않았어요.


2학년 때는 어땠어요?

2학년부터 컴공 복수 전공이라 디자인과 수업을 많이 못 들었어요. 공대가 아닌데 공대를 복전하려면 msc(수학, 물리, 화학)를 다 들어야했는데 기본이 없는 상태에서 따라가려니까 몸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컴공 3학기하고 복전 그만해야겠다 하고 철회했어요.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한 이유가 있어요?

고등학교 때 간단한 프로그램 배웠었는데 재미있어서 원래 미대 안 가면 재수해서 컴공 가려고 했었어요. 그래서 컴퓨터 동아리도 가입한 거였어요. 그런데 수학 기본이 없는 상태라 재수해도 컴공 못 했을 것 같아요. 미대 오길 잘한 것 같아요.


복수전공 철회한 거 후회되지는 않아요?

지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복전은 철회할 것 같은데 제가 그 전에 수학 공부를 어느 정도 한 상태였으면 하고 아쉬움은 남아요.


개인적인 적성이나 취향을 기준으로 좋았던 강의나 좋지 않았던 강의 있어요?

엄청 추천하고 다닌 건데 교양으로 수화 강의를 들었어요. 수업 듣는 시간이라기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시간이었어요. 수화가 새로운 언어잖아요. 공부하고 하니까 앞에서 선생님이 하시는 거 다 알아듣게 되니까 그게 배우는 재미였어요. 수업 시간마다 책에 나온 지문을 수화로 해봤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사람들은 다 책을 가지고 나왔는데 저는 다 외워서 해서 그때 교양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아쉬웠던 강의는 수사학이요. 현인들이나 선인들 스피노자 이런 철학자들에 대해 공부했는데 깜지 같은 종이 과제가 나왔어요. 그때 제대로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처음부터 너무 깜지 읽기 하듯이 배워서 재미없다는 생각 때문에 새롭게 접하려는 시도를 안 해봤어요.


학교 다니면서 배운 점이나 느낀 점 있어요?

동아리 활동했던 게 큰 것 같아요. 고등학교 다닐 때 어둡게 다녀서 선생님들이 웃고 다니라고 말했단 말이에요. 친한 친구들 말고는 사람들이랑 말을 많이 안 해봐서 대학교 처음 와서는 말하기 힘들었어요. 동아리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의사소통 능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대학교에서 생각나는 추억 있어요?

동아리 회장 해서 동아리 축제 음식도 챙기고 여러 업체에 전화하고 주문하고 이런 거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포켓볼을 진짜 많이 쳤는데 1주일에 5번 포켓볼 친 적도 있어요. 3학년인가 4학년 때 학교에 당구장이 생긴 거예요. 신규 기숙사가 생기면서 그 밑에 당구장이 생겼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갔어요. 포켓볼 치는 거 되게 좋아했어요. 당구 배우려고 동네 당구장도 갔는데 그때는 금연법이 없어서 담배 냄새 때문에 30분만 있어도 죽을 것 같아서 나왔어요.


포켓볼 왜 잘 치고 싶었어요?

맨 처음에 쳤을 때 남자 2명이랑 여자 2명 같이 쳤는데 저만 못 치는 거예요. 처음 쳐서 그런 거긴 한데 너무 처참하게 져서 오기 생겨서 친구들 데리고 연습했어요. 그러고 나서 같이 했던 친구들을 이겼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축구나 농구 같은 다른 운동은 남자애들한테 못 이기잖아요. 예전에 블로그에서 본 글인데 어떤 남편분이 아내랑 비등하게 할 수 있는 놀이가 당구라서 당구대를 집에 설치했다고 했는데 그 말이 감명 깊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가 언제예요?

4학년 1학기 때 성적을 4.3인가 받았거든요. 4학년이라는 마음가짐이 열심히 하게 했고 4학년 1학기 때 들었던 교양 수업이 학교에서 꿀이라고 소문난 건데 재미있기도 하고 잘 가르쳐주시고 시험도 괜찮았어요. 성적 잘 받고 나니까 (그 전 성적이)아쉽기는 했어요. 열심히 하긴 했는데 그렇게 엄청난 노력을 한 건 아니였어요.


학교 다니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예요?

휴학하기 직전에 컴공 msc전공 다 들어서 교양을 하나도 못 들었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바쁘기도 하고 자괴감도 많이 들었어요. 아무리 시간 내서 공부를 해도 안 되고 시험을 거의 백지를 냈어요. 미대는 제출은 했는데 컴퓨터는 진짜... 수학 공부하려고 고등학생들 문제지 사서 공부했는데 엄청 자괴감이 들었어요. 3학년 1학기 때 들었는데 공대 애들은 1학년 1학기였어요. 그 친구들은 수능 끝난 지 얼마안되서인지 금방 풀고 나가는데 저는 맨 마지막까지 시험 치고 나가고 그랬어요.







취업


어떤 분야로 취업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은 약간 모호해요. 디자인 안 하고 싶긴 한데 전공을 완전 버릴 수는 없어서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중재하거나 디자이너와 기획자를 중재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퍼블리셔나 마케팅 쪽. 완전히 디자인 일은 아니지만 디자인 능력이 있으면 좋은 직업을 알아보고 싶어요. 아예 다른 걸 하고 싶긴 한데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계속해온 게 디자인이라 고민이에요.


디자인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어요?

요즘은 돈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학교 다니면서도 전공보다는 차라리 교양이 훨씬 재미있었어요. 전공할 때 너무 힘들고 특히 성적 매길 때 힘들었어요. 수학은 답이 있으니까 채점을 할 수가 있는데 미대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교수님 재량이고 무엇이 잘했다 못했다 나누기도 힘들어요. 현업에서도 그렇고요. 그리고 저는 미술관도 잘 안 가고 보는 능력도 없는 것 같아요. 학교 오고 싶었던 건 간단히 낙서하고 포토샵, 일러스트가 재미있어서였는데 전공으로 하는 건 안 맞는 것 같아요. 보는 눈이 없는 것 같아서 한계를 느꼈어요.


취업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토익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독학을 할까 학원을 다녀야 할까, 독서실 끊을까 말까 이런 사소한 고민이요. 이것저것 다 하기엔 시간이 없고... 간단히 html 해볼까 안드로이드도 해보고 싶고 여러 가지 하고 싶어요.


어디로 취업할지는 모르겠지만 취업 시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나요? (돈, 여가시간, 하고 싶은 일 등)

돈이 일단 중요할 것 같아요. 안정된 직장이라면 잔업이 있더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졸업 유예했는데 졸업 전까지 대략적인 계획이 어떻게 돼요?

저랑 친구들한테도 공통적인데 졸전 끝나기 전까지는 졸전만 생각해서 끝나고 나니 백지가 됐어요. 다들 똑같이 말하더라고요. 졸전만 보고 살았는데 뭐할지 모르겠다고. 너무 막막해요. 그래도 뭐라도 하고 자격증 따고 이러면 어디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정민님이 운영중인 맛집 인스타 계정


음식과 술


자주 해 먹는 음식 있어요?

지지난 주까지는 대림에서 음식 사서 마라샹궈 해 먹었어요. 집에서 음식을 잘 안 해 먹긴 해요. 해봤자 참치마요밥 같은 것 해먹고... 인스턴트 자주 먹으면 안 되는데 집에 참치 같은 인스턴트 음식이 없으면 아쉬워요.


가장 많이 방문한 음식점이 어디예요?

학교 근처에 스시와소라는 가게에 자주 갔었어요. 맨 처음에 혼자 가서 초밥을 먹었는데 엄청 잘해주시는 거에요. 처음에는 광어랑 해삼 등 요리 종류가 많았는데 지금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밥 위주로 바뀌어서 아쉬워요. 아무래도 그런 메뉴가 잘 안 팔리니까 밥 메뉴로 전환하신 것 같아요. 사장님은 아무렇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 고심해서 메뉴를 내셨을 텐데 없어졌다고 하니까 슬펐어요. 사장님이 정말 착하세요.


어떤 술 좋아해요?

샴페인이나 칵테일같이 너무 인공적인 단맛의 술 빼고는 다 좋아해요. 소주 맥주 다 좋아해요. 맥주보다는 소주를 좋아하고 독한 술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양주나 중국 술 같은 것.


왜 맥주보다 소주가 좋아요?

맥주는 뭔가 배가 불러요. 예전에 술 먹다가 서완 오빠(디프만 동아리 개발자)가 술을 되게 빨리 마시는 편인데, 빨리 먹고 빨리 취해야 술 먹은 느낌이 난다고 말했는데 되게 공감되는 거예요. 반대인 사람들은 왜 꼭 취할때까지 마셔야 하냐 이해 못하더라고요. 제 친구 중의 한 명은 아쉽게 먹으면 집에 갈 때 술 사가서 마셔서 만족할 때까지 먹는데 그 친구랑 술 먹으면 진짜 많이 먹어요.


어느 장소에서 술 마시는 거 좋아해요?

약간 포장마차 같은 느낌 좋아해요. 대체로 안주가 맛있어요.


술을 왜 좋아해요?

기분이 좋아져요. 혼술도 하지만 대부분 술은 사람들이랑 같이 마시잖아요. 처음에는 어색한데 술 먹으면 안 친한 사람하고도 쉽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책과 영화


요즘 어떤 책 읽고 있어요?

아직 조금밖에 못 읽었는데 라마와의 랑데부 읽고 있어요. 90년대 SF 장편 소설이에요. 옛날에 친구가 추천해줘서 조금 읽다가 귀찮아서 안 읽었거든요. 친구가 계속 읽으라고 다 읽고 자기랑 독서 토론 하자고 해서 다시 읽고 있어요.


읽은 내용 중에 인상적인 부분 있어요?

엄청 극 초반이긴 한데 라마라는 우주 물체가 있어요. 행성이면 자전해서 그림자가 바뀌거나 그러는데 멀리서 포착하는데도 그림자가 안 바뀐대요. 그럼 자전을 안 한다는 이야기인데 알고 보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전을 해서 안 바뀌는 거였고 가까이 갔더니 행성이 아니고 원통형 물체인데 양쪽에 링 같은 게 있었어요. 사람들이 그 문 같은 걸 열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거기서 멈췄어요. 1970년대 소설인데 안 촌스럽고 재미있어요.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어느 시기에요?

초등학교 때가 제일 좋았어요. 집에서 일주일에 몇 권씩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많이 읽고 도서관에서도 많이 읽었어요. 오히려 갈수록 점점 안 읽게 돼요. 대학교 와서는 학습서 많이 읽고 소설은 안 읽었어요.


책 읽을 수 있는 곳 중 특히 좋아하는 장소 있어요?

학교 도서관이랑 홍대 입구에 서점이 2개 있는데 영풍이랑 리브로 둘 다 좋아해요. 옛날에 진짜 좋아했던 곳은 이웃 동네에 있는 중고 책 서점인데 알라딘 같은 곳은 아닌데 엄청 크고 카페도 있었거든요. 인생 서점이었는데 없어졌어요. 공간도 넓고 책으로 꽉 차 있고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었어요. 책도 몇 권 샀었는데 아마 잘 안돼서 없어진 것 같아요.


영화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있어요?

영화관 크기나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웬만하면 중앙에 앉고 자리 없으면 그 시간대에 안 봐요. 구하기 힘든 아이맥스 용산 이런 곳은 마지노선 자리 예매해뒀다가 영화 한 시간 전쯤에 많이 풀릴 때 그때 다시 바꾸고 그래요. 영화관 중에 용산을 제일 좋아하는데 4dx도 다른 데랑 다르고 의자도 달라요. 아이맥스관 같은 경우에는 스크린이 크기도 하고 단차도 다르고 건물 자체가 깔끔하고 좋아요.


영화관은 언제부터 자주 갔어요?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영화관에 많이 갔어요. 대학교 와서도 많이 가고 영화 보는 일이 취미 중의 하나에요.







토요일마다 나가는 디프만 연말파티


사람


사람 많은 곳 좋아해요? (놀이공원이나 클럽 등)

클럽은 담배 냄새를 진짜 싫어하거든요. 질식해 죽는 줄 알았어요. 공교롭게도 처음 클럽 간 날이 클럽데이였어요. 담배 냄새 때문에 잠깐 있다 나와서 친구랑 롯데리아 가서 아이스크림 먹고 집에 갔어요. 사람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콘서트 같은 것도 잘 안 가고... 옛날에 크리스마스 때 홍대 갔다가 깔려 죽을뻔했어요.


휴일에 어디 가요?

토요일에는 디프만 나가고 일요일에는 거의 집에서 쉬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평일에 여유로우니까 주말에는 사람 많을 게 뻔해서 주말보다 평일에 돌아다녀요.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편인가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웬만하면 말 안 하거든요. 저랑 비슷하게 하거나 말이 없는 사람한테는 제가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 조용한 사람이랑 조금 더 쉽게 친해져요.


인간관계에서 상처받거나 서운했던 적 있어요?

저한테 잘해줬는데 뒤에서 저의 험담을 한 사람이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 그 사람한테 가서 왜 욕했냐고 했더니 사과하더라고요. 사과할 거면 왜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고마운 게 아는 언니가 같이 가서 욕하고 말해줬어요. 신기하게 그것 말고는 상처받은 적 없는 것 같아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 멀어져 본 적 있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매일 만나잖아요. 그때에 비해서는 간간히 연락하긴 하는데 가늘게 계속 연락하고 있긴 해요.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 몇 명은 자주 만나요. 얼마 전에 중학교 때 친구들 갑자기 만나고 싶어서 동창회 하자고 연락했는데 오랜만에 얼굴 보는 거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1~2학년 친구들은 한두 명만 연락하고 잘 안 하게 돼요. 중고등학교 때도 친구들이랑 연락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몰려다닌 친구는 있었지만 정해져 있지는 않았고 여러 친구들이랑 놀았어요. 중3 때는 체육대회도 하고 1학긴가 2학기에 반장하고 그랬어요.


동아리 회장도 하고 반장도 하고 임원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제 친구들도 감투가 사주에 있냐고 그랬었거든요. 성격 중에 남들 시키는 거 귀찮아서 제가 해버리는 게 있단 말이에요. 다른 사람들 시키고 끙끙거리는 것보다 제가 하자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 생각을 뒤바뀌게 한 사건이 있는데 4학년 2학기 때 졸업 전시를 하잖아요. 그때 제비뽑기 걸려서 졸준위가 됐는데 그걸 하면서 모든 책임감을 버리고 싶었어요.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 봉사하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 졸업 전시 할 때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하고 사람들 투표해서 의견 모아서 전달하고 했었는데 그때 진짜 좀 우울했어요. 책임감 없이 연락 무시하고 없어져 버리고 싶고 잠수타고 싶고 그랬어요.







죽음


주변의 누군가가 죽은 적 있어요? 친하지 않더라도

친척이요. 많이는 없는 것 같아요.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어요?

친척이랑 왕래를 많이 한 편은 아니었는데 엄마아빠의 가족이고 엄마아빠가 많이 슬퍼하셔서 저도 슬펐어요.


죽음이 두려워요? 아니면 아무렇지 않아요?

전 별로 아무렇지 않아요. 대신 고통스럽게 오래 아프다 죽는 건 무서워요.


얼마나 오래 살고 싶어요?

그냥 적당히 살다 죽고 싶어요. 편안하게. 몸이 나빠지기 시작할 때 죽으면 좋을 것 같아요. 병을 오래 앓다 죽기는 싫어요.


사후 세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없을 것 같아요. 무교이기도 하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요. 눈을 뜨면 아기로 다시 환생하고 기억을 잊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


인터뷰 마친 지금 기분이 어때요?

되게 시간이 훅 간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나의 로망, 디자인과 학생을 만나다


지금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컴퓨터 정보과를 나와서 디자인과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예체능을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 망설인 이유 중의 하나도 나는 그림을 그리는 능력도 특별한 감각을 가진 사람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느낀 점은 진로는 아주 작은 흥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정민님도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거나 '난 그림 그리는 사람 아니면 안 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포토샵 일러스트가 재미있어 시작했다고 하여 친근하게 다가왔다. 내가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최초의 계기도 초등학교 때 배운 포토샵이었다. 지금은 개발자가 천직처럼 보이는 병규와 영수님(전 인터뷰이)도 컴퓨터과를 가게 된 건 어릴 때 잠깐 해본 프로그래밍이 재미있어서, 개발은 모르지만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진로는 운명이나 천성 같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좋아하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발견한 일들을 해보고 그것을 실제로 해보면서 진로를 찾고 결정하는 것 같다.



잘 모르지만 정민님에 대하여


정민님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한 것은 조금 의외였다. 친분이 없는 것을 떠나서 활발한 성격의 영수님과 달리 조용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정민님과 처음 이야기를 한 것은 판교에서 동아리 모임을 한 날이었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는 길에 내 옆에 와서 정민님이 손을 잡더니 꾹꾹 누르면서 말랑말랑하다고 했다. 나는 당황해서 혹시 취하셨냐고 물었다. 그 이후로 길게는 아니지만 잠깐씩이라도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다.

나한테 정민님 이미지는 조용하지만 당당한 느낌이었다. 나서서 말을 하거나 먼저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지만 쑥스러움이 없어 보였다. 디프만 5기 OT 때 사회를 보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연말 파티 때도 나는 부끄러움이 많아 노래를 안 불렀는데 정민님은 아무렇지 않게 먼저 노래를 불렀다. 당당한 사람들을 보면 멋있고 부러워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할 때는 또 약간 쑥스러워하셔서 반전이었다. 외모 말고 정민님에게 풍기는 이미지가 성숙하게 다가왔는데 인터뷰해보니 귀여우셨다. 인터뷰 다음 날 피아노 학원에서 연주하는 영상을 보내주셨는데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아서 유튜브에서 피아노 연주 영상을 엄청 찾아봤다. 어릴 때 배우다 그만둔 피아노를 다시 쳐보고 싶다. 나도 취업하면 피아노 배워야지. 다음에 정말 정민님이랑 같이 피아노 치는 날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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