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탐구일지>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탐구하기 위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어의 즐거움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궁금한 사람을 만나 질문을 던집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치훈입니다. 현재는 백수예요. 얼마 전까지 마이크로 모빌리티 회사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퇴사 후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나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하신 이유가 있어요?
새롭거나 재미있는 컨텐츠가 생각나면 실행해보자 주의예요. 그래서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 준비하는 것 중 하나가 인터뷰 관련된 프로젝트거든요. 유진님이 오랫동안 해오셨던 인터뷰 컨텐츠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어서 그 과정이 어떤지 궁금했어요. 실제로 경험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어디서도 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정리되어서 결과물로 나올지도 설레네요.
Part 1. 요즘
요즘 생활 만족도는 어때요?
개인적인 만족도는 매우 높아요. 최근에 엄마와 동생을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당장이 급급해 이런 행복들을 놓치면서 살았다는 게 후회가 될 정도로요. 그리고 요즘은 제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거기서 오는 만족감이 꽤 커요.
고민은 없나요?
아무래도 재취업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크게 걱정되지는 않아요. 감사하게도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오퍼를 주시는 곳들도 종종 있고요. 이제는 취직을 할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넘어온 것 같아요. 원하는 레벨에 갈 수 있을지는 미지의 영역이지만요. 옛날처럼 '나를 받아주는 회사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는 않아요.
살면서 두렵거나 걱정하는 것이 있어요?
직업을 잘 유지할 수 있을지 두려워요. 연차가 쌓이면서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이 정말 옳은 방향으로 잘하고 있는 건지 계속 고민돼요.
Part 2. 변화
올해 생각의 변화가 있었던 부분 있어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바뀌었다든지.
예전에는 개인의 능력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팀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많아요.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저는 제가 잘났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주변에 제가 존경하는 뛰어난 분들이 많거든요. 지금 같이 팀으로 함께하는 분들도 제 부족한 부분을 잘 케어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면 결과적으로 저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는 저희 팀이 정말 가족 같거든요. 이 사람들이랑 함께라면 좀 더 재밌는 걸 많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 사람들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예요.
Part 3. 정리
치훈님은 지금 삶에서 어떤 시기를 보내는 중이에요? (ex.휴식, 성장, 정체 등)
지금은 정리의 단계인 것 같아요. 이때까지 이것저것 시간 대비 다양한 경험을 해왔거든요. 사이드 프로젝트하면서 디자이너도 해보고 PM도 해보고 잠깐이지만 개발 공부도 해봤어요. 사진 공부도 했었고요.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넓게 알게 되는 건 좋은데 저만의 무기가 없다고 느꼈어요. 이제는 전문성을 가진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했어요. 디자이너와 그 경계 어딘가에서 찾아가고 있는 단계예요. 제가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해보고 있어요.
기획자나 PM 직군으로 이동을 해볼까도 고민 중이에요. 개인적으로 기획 작업할 때 흥미를 많이 느꼈거든요. 서비스의 개선점을 도출하고 적용하면서, 리텐션이나 MAU 같은 긍정적인 수치 변화가 일어날 때 희열을 느껴요. 그래픽이 아니라 전체적인 서비스 설계를 다루는 역할이 저에게 더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일할 때도 직무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네. 1~2년 전부터 계속 고민해왔어요. UX/UI 디자이너가 엄청난 그래픽 디자인 스킬을 필요로 하지는 않잖아요. 어느 순간 제가 작업한 결과물이 거의 다 비슷비슷해져 가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디자이너는 다른 사람들한테 많이 휘둘릴 수 있는 직군이라고 느꼈거든요. 개발자의 경우에는 개발자가 아니고서는 코드를 이해할 수 없잖아요. PM이나 기획자도 데이터를 근거로 일하다 보니 어느 정도 명분이 있어요. 디자이너는 상대적으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 나름의 기준점을 세우고 작업한다고 해도 결정권자의 역량에 휘둘릴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디자인에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반면 서비스 설계나 개선하는 일에 더 많은 흥미가 생겼어요.
Part 4. 내려놓기
치훈님이 부러워하는 사람들 있어요?
부러워하는 사람들 정말 많죠. 특히 자기 일에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저는 뭔가에 미쳐 산 기억이 없거든요. 그게 일이든 연애든 하나에 푹 빠져서 살 수 있는 게 부럽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치훈님도 일에 미쳐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주변에서 열심히 산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런 말을 자주 듣기는 해요. 근데 어디까지나 자기만족을 위해 재밌어서 하는 것들이에요. 요즘에는 약간의 회의감이 들기도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이 많을 텐데 직무적인 부분의 스킬업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왔거든요.
최근에는 행복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어떤 걸 했을 때 진짜 행복할 수 있을까. 반대로 내가 지금 하는 것들이 진짜 나를 행복하게 하나? 이런 고민을 많이 해요.
왜 직무적인 면에 시간을 쏟으면서 회의감이 들었어요?
공부하거나 일할 때 항상 비교 대상이 생기잖아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능력도 뛰어나고 멋있고 일도 잘하는 거예요. 그들을 따라가려고 했더니 나 자신이 자꾸 초라해지는 거예요. 예전에는 상위 10%가 되고 싶다는 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좀 내려놓은 것 같아요. 그들은 그들대로 인정하고 저는 저의 기준점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니까 마음이 전보다는 편안해졌어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 같아요.
너무 공감해요. 열심히 사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어쩌면 저는 그 사람들을 계속해서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잘 되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과정이 저를 행복하게 하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
Part 5. 욕망
치훈님은 삶에서 어떤 걸 욕망하는 것 같아요? 인정이나 자유나 부 같은 것들이요.
솔직하게 부를 원하는 것 같아요. 좋은 환경에서 자라온 케이스는 아니기 때문에 항상 거기서 오는 결핍이 있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적은 돈으로 생활해야 했어요. 기본적인 부가 받쳐줘야 그 이외의 행복들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치훈님이 생각하는 부가 아주 많은 돈을 의미하지는 않는 거예요?
네.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더 이상 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돈이 어느 정도 모였다고 생각하면 그 이후에는 어떤 것을 하고 싶어요?
정말 경험이 많아지고 난 나중의 이야기겠지만, 지방에 있는 학생들한테 멘토링 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느낀 서울은 엄청났거든요. 대도시인 부산에서 자라고, 대학교도 대구로 가서 광역시만 돌아다녔는데도 교육의 편차가 심하다고 느꼈어요. 신입으로 일 시작할 때 서울 애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그거 이미 대학교 때 배웠는데?'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제가 듣거나 경험한 지방의 대학교와는 매우 달랐어요.
스터디나 강연도 접근성과 횟수의 차이가 커요. 그렇다고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열정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존재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시도조차 못해보는 게 크다고 생각해요.
기회 자체가 다르군요.
네. 기회 자체가 없어요. 서울에는 되게 많은 커뮤니티가 있잖아요. 지방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특히 IT 직군에서 차이가 심한 것 같아요.
Part 6. 지나간 취미
사진 찍는 거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 요즘은 안 찍으시나요?
사진은 꽤 오랫동안 저의 취미였어요. 첫 카메라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네 개씩 했거든요. 카메라를 산 이후로 주변 친구들, 가족, 일상 등을 기록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혼자 공부도 하고 사진으로 돈을 벌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더 이상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서 장비를 다 처분했어요.
사진과 멀어진 이유가 있어요?
카메라가 무거우니까 어느 순간 잘 안 들고 나가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조금씩 멀어진 것 같아요.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사진이 제일 많이 남는다고 얘기하잖아요. 제가 사진을 오래 취미로 하다 보니까 촬영했던 뷰파인더의 속의 모습은 기억에 남아 있는데 상황에 대한 기억은 많이 남아있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기록보다는 제가 경험하는 그 순간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무언가에 미쳐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카메라 사려고 돈 모을 때는 카메라에 미쳐 있었어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때가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 대학 생활이 저한테 그렇게 유의미하지 않았거든요. 자존감도 떨어져 있었고 리프레시를 하기 위해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휴학계 내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천만 원을 모았어요. 그 돈으로 유럽 여행을 가면서 카메라도 같이 사서 간 거예요. 카메라는 그저 여행의 기록을 위한 보조수단이었어요.
치훈님이 생각하는 '미쳐있다'의 의미가 궁금해요. 시간을 많이 쓴다고 미쳐있는 건 아닌 거예요?
네. 시간을 많이 쏟는 건 부가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미쳐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Part 7. 공감
자신이 생각할 때 공감 능력이 좋은 편 같아요?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인 것 같아요. 저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낀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뛰어나다기보다는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러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사이드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아주 초창기에 함께 시작했던 분 중에 두 분이 이탈을 했었어요. 그때는 이유를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요.
그분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공감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고 그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신경을 많이 써요. 각자가 원하는 부분을 프로젝트에 녹일 방법을 고민해보고요.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공감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공감 능력이 좋다는 건 타인이 말해줘야 알 수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종종 듣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남 얘기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제 이야기를 하는 것에는 조금 인색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잘하거든요. 공감해주고 같이 아파하고 그런 섬세한 감정들을 어릴 때부터 성향으로 타고난 것 같아요.
친구들이 술 먹으면서 저에게 고민을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 하기 네가 제일 편해'라고 할 때 내가 공감을 잘해주고 있구나, 이 사람에게 힘이 되고 있구나 싶어요.
공감 능력으로 인해서 자신이 얻는 장점이 있어요?
결과적으로 저한테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Part 8. 사랑
이런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하는 거 있어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여러 명의 이성을 만나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니면 큰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여러 타입의 사람을 만나는 건 크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자기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주관이 뚜렷하지 않을 때 도전해 볼 만한 방법인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을 좋아할지 대충은 알거든요. 저와 잘 맞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부분이 잘 맞아야 해요?
가치관이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사람과는 가치관이 잘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 있어요?
자신과 상대의 생각이 다를 때 기분이 상할 수는 있는데, 그걸 강하게 드러내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아요. 나와 상대의 의견이 둘 다 옳더라도 방향은 다를 수 있잖아요. 상대방의 말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연애하면서 나를 발견한 거 있어요? 내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이런 사람이었다던가.
'생각보다 다 퍼주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사실 연애를 안 한 지 너무 오래돼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가능하면 다 맞춰주려고 했었어요. 애초에 싸움을 만드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싸우지 않아서 오히려 더 빨리 헤어졌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무조건 맞춰주는 게 연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연애라고 생각해요.
상대에게 다 맞춰준 이유가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좋으니까 다 맞춰줬던 것 같아요. 맞춰준다는 건 한쪽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쌓인 것 같아요. 상대방 입장에서는 저도 좋아서 하는 줄 알았을 거예요.
Bonus. 뜬구름 같은 질문들
행복에 색이 있다면 무슨 색일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흰색에 가까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흰색을 보고 차갑다는 인상을 많이 가지잖아요. 저는 흰색을 보면 되게 포근한 느낌이 들거든요. 순백의 느낌이 주는 안락함이 있어서 행복이 흰색에 가깝지 않을까.
안락함이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안락함은 현재 상황, 기분, 온도, 감각 등 많은 조건들이 잘 맞아야 생길 수 있는 감정이잖아요. 그래서 안락하다는 느낌이 행복과 밀접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제가 지금 당장 바다 보러 가자고 하면 떠나실 거예요?
네 갈 것 같아요. 저는 이 시간이 나름 재미있었거든요. 역시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저 상상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바다에 가는 상상만 해도 좋아요.
저도 바다 근처에서 20년을 자라서 그런지 바다에서 오는 그 평온함을 너무 좋아해요. 특히 밤바다의 바람과 소리가 항상 기억에 남아요.
패러글라이딩하고 싶은 생각 있어요?
패러글라이딩이랑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카이다이빙이 제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예요. 체코 여행 갔을 때 스카이다이빙 예약했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해서 아쉬움이 커요.
나중에 같이 패러글라이딩하러 가요.
좋아요. 너무 좋아요.
인터뷰를 마치며
Q. 인터뷰한 느낌은 어떤가요?
잊고 있었던 걸 많이 꺼내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다시 떠올리니까 새롭네요. 마냥 그랬었지라는 마음이 아니라 그때 생각이 나면서 되게 묘한 기분이 들어요.
다른 사람이 얼마나 멋진지 알아봐 주는 사람
인터뷰 내내 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치훈님이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다. 치훈님과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어 어제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A님은 어떤 걸 잘하시는 것 같아요, B님은 이런 부분이 멋져요.' 멤버들은 서로의 멋진 점을 알아보고 표현해주는 사이였다. 나는 그 분위기가 제법 어색하고 제법 따뜻했다. 치훈님이 쓰신 글 중에도 사이드 프로젝트 멤버 한 명 한 명의 장점을 적어둔 글이 있다. 사랑으로 다른 이를 바라보는 모습이 빛나 보여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함께 편안해질 수 있다면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예전에는 혼자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만 많았다. 행복은 스스로에게서 찾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지금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모두가 혼자 이겨내는 세상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았으면 좋겠다. 함께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아무 걱정 없이 쓸데없는 말을 하고, 유치한 장난을 치고, 가끔은 부정적인 말을 쏟아냈으면. 대책 없이 서로에게 기대 보기도 하고, 누군가 기댈 수 있도록 안아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