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직장 살림-12

by YOUJin

라떼는 말이야,,

내가 조연출이었던 예전에는

매일 싸우고 부딪히더라도 다 같이 으쌰으쌰 해보자는 강력한 기운이 있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더 돈독해져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면 다 같이 고생했다는 의미로 뒤풀이 여행도 가고 밥이라도 찐하게 같이 먹었는데,


글쎄, 요즘에는 내가 더 중요한 문화가 생겨났고

같이 하는 것보다 내 시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전자도 후자도 어떤 게 나쁘다고 판단할 수 없다.

실은 나도 내 시간을 지키려 무던히 노력하는 요즘이다 보니..


하지만 가끔은 과거에 같이 부대끼며 살아온 때가 그립기도 하다.



그리고 대망의 편집의 시간이 돌아왔다.


첫 방송에, 규도도 크고, 출연진도 많고, 카메라는 30대

일단 영상 변환부터 벽에 부딪힌 기분이 들었지만

다행히 영상 변환은 업체에 맡겨 진행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업무 시간이 줄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다.

카메라 30대에 대한 싱크를 맞추는 것부터가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방탈출 개념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모든 카메라가 동일하게 켜지고 꺼지지 않았고,

연예인들이 각자 다른 방에서 문제를 풀고 있으니, 모든 방의 음성이 다르게 녹음이 되어

그 동시의 타이밍을 찾는 게 너무나도 일이었다.


싱크 맞추기가 완료되면, 각 촬영분과 편집 타임라인을 외장하드에 담아 선배 PD들한테 분배를 한다.

말했지만 촬영분 파일의 영상 데이터 크기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 작업도 꽤나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디는 여섯 명, 조연출은 두 명

이렇게 각자 배분이 되고 나면 조연출이었던 나와 내 동기는 하이라이트와 예고 편집 작업을 시작한다.


첫 회는 정말.... 지옥이었다.

두 번 말하기도 입 아픈 첫회, 너무너무 중요하고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영상 편집인데

어떻게 해도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팀 내에는 편집 고수인 선배들이 많았기에 긴장도 너무 많이 하고 있었고

일단은 나는 편집엔 재능이 없는 연출이었기에 시름과 좌절에 빠져버렸다.


첫 시사날, 말문이 막혀버린 선배들 앞에서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

결국 특훈을 받게 되었다 - 여러 가지 음악을 얹어보고 그 음악에 맞는 리듬감 있는 편집도 배우고

여러 가지 소스들도 전달받아 효과도 넣어보며 그렇게 조금씩이나마 감을 익혀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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