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직장살림-14

by YOUJin

언젠가 방송 일을 할 때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어지면

나의 과거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아,

싫어도 만나고 귀찮아도 연락을 하며 무리하게 이어온 인연들이 있었다.


지금에서야 비로소 좋은 사람들만 남았고 모두 헤어지게 되었지만,

내가 걸어온 길은 내가 증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걱정은 멀어졌다.




사고를 크게 치고 난 이후

지치는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선배와의 트러블까지,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조금만 참아달라고, 프로그램 마지막 편까지만 있어달라고 부탁하는 팀장언니의 말에

빚을 지은 듯 꾸역꾸역 마지막까지 달려가고 있었다.


사실 글 중간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국 프로그램에 대한 연을 놓지 않고 있었던 나는

자꾸만 불어오는 바람에 프로그램의 끝자락에 더더욱이 마음이 해이해졌고

빨리 중국으로 넘어가서 돈도 더 많이 받고 이 힘듦을 빠져나가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진행하던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버전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연히 그 멤버 그대로 진행하자고 이야기는 나왔지만

나는 더는 못하겠다 못을 박았고, 이미 마음이 크게 뜬 내 모습에 그 누구도 잡지 못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진해해 본 진정한 예능 프로그램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은 늘 벽이 있기 마련인데 그 벽을 뚫다가 지쳐버린 나는 다른 벽을 찾아 헤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쉬운 일이다.

조금만 더 참고 스핀오프까지 쭉 다 했다면 내 커리어에 다른 이름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때는 여기저기서 흘리는 소식들에 귀가 얇을 대로 얇아져

빨리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참 어린 나였다.


벌써 14번째 글을 쓰고 있지만

과거를 곱씹어 보니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순간순간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가장 머릿속에 깊게 새겨져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또 얇아진 귀의 흔들림을 느끼며 또 이직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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