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살림-15
내가 예능을 마치고 다른 팀으로 넘어가기로 한 시점은
안타깝게도 한국 방송 인력이 중국으로 넘어가던 막바지쯤이었다.
그래서 이번 중국 프로를 거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보자!라는 마음이 컸었던 것 같다.
게다가 기획하고 있던 프로그램은 축구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제각기 다른 나라였긴 하지만 룰이나 구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고민하지 않고 발을 들이게 되었다.
새로운 작가진과 만나 자료 서칭을 하고 기획안을 작성하며, 필요한 서류들을 만드는 시간들이 흘러갔다.
방송이 막상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보니 방송으로서의 조연출 업무보다는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데스크 업무가 훨씬 많아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할 때쯤,
중국에서 우리 프로그램을 도와줄 분과 미팅이 잡혔다.
당일치기 미팅이긴 했으나, 중요한 미팅이라는 생각에 팀장님과 나만 준비해서 부랴부랴 중국으로 향했다.
투자자와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개괄을 설명하고 어떤 인맥과 어떻게 진행을 하게 될지 논의를 하다 보니
-물론 통역해 주는 분이 있었다-
진짜 프로그램의 진행에 한 발짝 성큼 다가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첫 미팅으로 기다림의 불안이 상쇄되어 조금은 희망차게 하루하루를 보낼 때쯤
곧이어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을 시작하자며 피디와 작가진 모두 중국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될 수는 있으나 이번 일정은 짧은 일정은 아니었기에
전체 팀이 머무를 방이나, 서류들이 모두 구비되어야 했고
필요한 자료들을 정리하며,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긴장반 설렘반 스스로도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