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살림 -2
갑작스레 내가 이 글을 왜 쓰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나의 기록이자 추억거리인가?
혹은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 될 수도 있을까?
심지어 나의 10년 직장 생활이 몇 편으로 다 담아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남의 이야길 들여다보는 건 소소한 즐거움이니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방송 외주사 조연출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심지어 여행 프로그램, 예능도 교양도 아닌 쇼양
편집의 ㅍ도 모를 때 편집기를 켜고, 선배들이 만들어둔 예고편을 보며 감을 익히기 시작했다.
여행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예산 문제로 촬영은 최소인원으로만 다니고
나는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편집 방법에 대한 공부만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새삼 내가 방송에 발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첫 월급은 1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것도 내 손으로, 내가 원하던 방송일로 돈을 벌었다는 것은 꽤나 값지고 의미 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때 만난 인연들이 가장 소중했고- 나의 방송 생활의 밑거름이 되었고
지식도 가장 많이 얻게 된 때였기에 더 잊지 못했으리라
촬영을 하고, 테이프를 모으고, 캡처를 하고, 영상 변환을 하고
그래도 초짜라고 선배들이 많이 배려해 주신 덕에 밤을 새우는 일은 많진 않았으나
부득이 늦게 들어가는 일은 많았고, 예고편을 작업하기 시작하면서는 치열한 (혼자만의) 싸움이 계속되었다.
너무 배울 게 많았고 챙겨야 할 것,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기에
내 몫을 해내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미션인 나날들이었다.
프로그램 ~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영상에는 예쁜 외국 여행지들이 소개되고, 촬영 본 안에서 연예인들은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어
촬영본이나, 가편본을 보면서도 지겹지 않았다.
물론 바로 작가진이 교체되고, 선배들도 바뀌었지만 다 좋은 분들이었고 배울 것도 많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촬영에 대한 기회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방송국에선 이런 소소한 쇼양에 절대 큰 투자를 하지도 않았고
또 뛰어나가 유명한 연예인이 나오거나, 시청률이 빵빵 뜨는 것도 아니었기에
점점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