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이 드로잉
자연속 맨발이의 산책길
1일1그림 ㅣ 만보 걷기 ㅣ 그림여행
제3회 순천 아트북페어 자란다 온라인 '오늘도 우리는 자란다.'에 참여했었다. 책도 구입했는데, 적게 쓰고 단순하게 살면서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기록 <LESS BUT ENOUGH>_by aitch8h 간략한 선과 글이 매력적인 책이다.
갑자기 찾아온 자유에 떠밀린 곰, 생각해 본 적 없는 자유이기에 누리지 못하고 막막한 현식에 절망하던 곰은 점점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 갑니다. <우울한 곰>_최우용 그림작가
밀도 높은 그림,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고 좋았다. 뻔한듯하지만 쉽지 않고, 쉬울 것 같지만 그게 또 어려운 거라 생각한다.
정글 아니, 사찰 라이프 <더 납작 엎드릴게요>_헤이 송
책 중에 '화가 난 것은 나 때문이었을까, 결과에 미치지 못한 자신의 글 때문이었을까. 오래전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했던, 지금까지도 부끄러운 내 글들도 그 봉투 안에 있었다. 많은 거절 앞에서 돌아선 내 모습도 다르진 않았겠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애써 태연한 척, 무심한 척했던 순간들, 나 역시 모두 들키고 말았겠구나.'
- 125쪽
나의 그런 척했 던 순간을 떠올려봤다. 거절의 순간은 아니었고 부끄러움을 감춰야 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칠 년 전쯤 명절이 되면 안 괜찮아도 괜찮은 척하고 가족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였다. 그 시간들을 어찌어찌 보내고 나니 누구를 만족시킬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 둘러싸고 있는 기운은 어쩌면 적절한 거리였을 뿐, 나의 기분이었겠구나. 그리고 가족들도 알고 있었겠구나. 감사해요. 지금은 척하지 않고 명절을 보낸다.
2020년에는 노석미 작가님의 책을 사고받은 초록색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올해는 모닝글로리에서 나온 손바닥만 한 다이어리가 있어서 따로 사거나 구하지 않았다. 책방에서 책을 주문하고 받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클래식 캘린더를 사용한다. 일력처럼 하루하루 기록할 수 있고 펼쳤을 때 왼쪽에는 책의 짧은 글이 실려있다.
오늘 날짜를 펴보면_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_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훌륭해, 하나에서 열까지 다. 이 세상은 참 좋은 곳이야. 비록 우리는 고약하지만 세상은 좋은 곳이라고. 추악한 우리들도 다 좋은 사람들이야, 추악하면서도 좋은 사람들이지.'
괜찮은 마케팅 전략 같다. 안 읽은 책을 어? 한번 읽어볼까 싶게 만드는 점에서 말이야. 아무튼 올해는 이 오렌지색 일력이 함께한다.
토요일ㅣ집에 머물다.
내가 가진 것이 행복인 줄 안다. 감사하다. 10시부터 4시까지 듣는 토요일 컴퓨터 수업이 한 주 연기되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조삼모사처럼 한 주가 밀린 것뿐인데 자유 시간을 선물 받은 것 같다. 조금 걷고 들어오며 초콜릿 과자와 초콜릿을 사 와 먹어서 일지도.
추운 날 1만보를 걸었다. 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양심상 걷고 먹었다. ㅋㅋㅋ 저녁에 걷기 운동을 나가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난다. 만남보다는 스침에 가깝지만 내적으로 반갑고 의지한다. 혼자 걸으면 무섭다.
3명이 한 조처럼 나란히 걷는 엄마뻘 되는 아주머니들, 꼭 같이 스트레칭을 하신다. 한 손에 지팡이는 아니고 걷기에 도움이 되는 스틱을 쥐고 걷는 아저씨. 힘차고 부지런히 걸으신다. 한쪽 발이 약간 불편해 보이시는데 저렇게 꾸준히 걸으면 완쾌되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한다. 그리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오는 사람도 있고, 고양이 밥을 챙겨주러 나오는 검은 모자에 검은 외투를 입은 사람도 있다.
162칼로리를 걷기로 소비하고 400~500 되는 고칼로리 과자 한 봉지를 채운다. 어제는 5000보 만 걸어서 108배 절 수련을 했다. 칭찬도 해줬다.
굳럭 스튜디오에 엽서도 올리고 스티커도 올렸다. 엽서를 넣을 비닐도 준비하고, 스티커를 담을 반투명 종이봉투도 주문했다. 굳럭 스튜디오는 문구, 자연속맨발이는 독립출판의 이름이다. 둘 다 내가 하는 건데 독립출판에 지칠 때 굳럭 스튜디오로 와서 꼼지락 거린다. 데이 프로젝트로 그리는 그림들로 만들고 있다. 그림을 쌓아서 포스터 북, 엽서 북, 등등 제작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