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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육헌 Mar 03. 2019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질문받았다. 네 가지로 대답했다.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즐겁고도 의미 있었던 며칠 전의 저녁식사 도중에,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한참을 고민했다. 행복 천재가 어쩌고 하는 기사도 읽었고, 최근 화제였던 방시혁의 서울대 졸업 축사 전문도 봤지만, 정작 내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서 최근에 열심히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나는 요새 꽤나 행복하다고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지라, 질문을 받고는 그 행복들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오히려 역산해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결국은 세 가지로 추리지 못하고 네 가지를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상황에 이르렀었다.



음식, 채광, 사람들, 그리고 약간의 스트레스


답할 순서를 기다리며 고민한 끝에, 내가 행복하다고 여기는 상황이나 순간들에는 대부분 맛난 음식 / 쨍하게 내리쬐는 햇빛 / 나보다 더 예민하게 행복의 단초를 포착하고 이를 내게 전파하는 사람들 / 그리고 약간의 스트레스 / 가운데 한두 개 이상은 들어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새는 퇴근한 뒤 혼자 마시는 술의 맛을 알아가는 중이고, 쉬는 날의 오전에는 방안을 가사 없는 음악으로 가득 채우고 블라인드를 한껏 올린 뒤 햇빛이 잘 드는 양지바른 자리에 누워 멍을 때리다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난 것을 먹으러 나가려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니까.


얼마전 호치민 여행에서. 쨍한 햇빛 받으며 즐기는 호텔 조식 뷔페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


감정적인 행복, 이성적인 행복


방시혁은 그의 졸업 축사에서 앞서 적은 네 가지와 같은 류의 감정적인 행복도 좋지만, 이성적인 행복의 상태도 정의하고 그러한 상황에 본인을 놓을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하라고 말한다. (e.g. “우리 회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특히 우리의 고객인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그에 비추어 다시 정리하자면, 짧은 시간이나마 떠올린 내 행복의 요소들은 대부분 감정적인 행복의 상태에 국한되어있기는 한 것 같다. 굳이 지금 버전의 내게 이성적인 행복을 꼽으라면, 결국 이는 트레바리의 비전과도 연결되어 있는 터라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내가 언제 감정적으로, 또 이성적으로 행복한 상태에 놓이는지 파악하는 것은 꽤나 중요한 숙제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견 뻔하지만, 고민해보지도 않았고 쉽게 대답하기도 어려웠던 질문이라 계속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덕분에, 어쨌거나 저쨌거나 헐거운 초안이나마 나왔다. 꾸준히 나의 행복 요소를 알아두고 또 업데이트 해두어야지.


혜윤 님이 새로 쓰신 책 <퇴사는 여행> 텀블벅 펀딩 후원자 디너! 의미있는 질문과 대화가 오갔던 정말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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