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면 싸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누군가에겐.
위 기사를 보다 문득 든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기사와 크게 관련 없는 내용이긴 하네요!)
지방에서 올라와 8년째 서울살이 중이다. 기숙사 1년, 군대 2년 빼고도 5년간 3번인가 4번 이사를 다녔다. 이마저도 주변 사람들에 비하면 많지 않은 편일 거다. 이사를 다닐 때 늘 한 번씩은 고민해보지만 빠르게 맘속에서 지워버리는 옵션이 바로 쉐어하우스였다. 보증금 부담이 덜하고 월세는 별 차이가 없거나 아주 살짝 저렴하다. 그 대신 2인 1실을 쓰거나 공용공간을 나눠 써야 한다. 내가 좀 예민해서 그런 걸까, 어울리고 부대끼는걸 남들보다 덜 좋아한다.
대표적인 쉐어하우스 중 하나인 woozoo 웹사이트에 오래간만에 들어가 보았더니, 지점별로 차이는 있겠다만 2인 1실은 인당 31만원, 1인 1실은 인당 50만원이다. 3인 1실인데 인당 40만원씩 받는 방도 있네! 사실, 방 사진만 보면 한숨 나온다. 책상 의자 침대 3개씩 욱여넣어놓고 월 120만원을 가져가다니요. 최근 트위터에서는 2층 침대 2개 욱여넣고 한 칸당 22만원씩 월 88만원을 가져가는 쉐어하우스 때문에 시끌벅적하기도 했었다.
여기에 부엌과 화장실이 공용이고 관리비와 공과금은 별도. 보증금으로 두 달치 월세도 선납해야 한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계산하기 귀찮아서 한 지점을 찍어서 네이버 부동산 시세와 비교해보니, 보증금 3000/월세 100에 나온 방 3개 아파트를 새로이 단장하여 총 6명에게 보증금 442/월세 221만원을 받고 있다. 입주자들이 과연 그 차액만큼의 가치를 얻고 있는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어도 세트메뉴가 싸고, 마트에 가면 언제나 1+1이니 묶음 할인이 기다리며, 쿠팡이나 배민프레시에서도 정기배송을 시키면 추가 할인을 해준다. 많은 물건들이 여럿 묶어 사면 싸고, 쪼개 사면 비싸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묶인 것만 사기도 어렵다. 갖고 있는 돈은 한정적이니까. 지갑에 얼마나 있고 얼마나 배고프고 얼만큼 먹으면 배부를지 잘 아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매일매일 몸을 뉘여야 하고 부대껴야 하고 한 번 결정하면 최소 일 년은 묶여버리는 주거지 선택에 있어서는 더 그렇다.
+ 낮은 보증금으로 구성된 프라이싱, 준비된 인테리어 & 가구와 회사가 제공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얼만큼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에 따라 쉐어하우스에 매력을 느끼는 정도는 다를 테다. 하지만 value for money를 생각했을 때 아쉬운 구석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 품을 들여 쉐어하우스보다 나은 주거를 찾을 가능성도, 공급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대의 쉐어하우스 세그먼트를 열어볼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개인적인 생각.
그나저나, 링크한 기사에서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거 공간을 아늑하고, 기분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라는데, 거기서 수면시간 뺀 나머지 시간이 얼마나 남을 것이고 뭘 어떻게 다르게 해줄 수 있을까. 쉐어하우스가 제공한다는 주거와 묶은 커뮤니티 서비스가 얼마나 가치로운지, 또 거주자들이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