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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남미녀모친 Jan 26. 2024

중고 유모차학 개론(2)

(슬기로운 휴직생활)

*  C 브랜드 Twin 모델

  둘째가 무거워지자 더 이상 안고 등하원을 시킬 수없었다. 쌍둥이 유모차가 필요했다. 그렇게 여름이 끝날 무렵 구매한 것이 C브랜드 쌍둥이 유모차였다. 첫 번째 중고거래가 꽤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모차는 중고로 사기로 했다. 두 번째 유모차를 고를 때도 첫번째 거래에서 배운 점을 적용했 뒀다.

풀옵션일 것          

추가적인 액세서리가 있을 것          

출시년도와 2차 중고인지 1차 중고인지 확인할 것(1차 중고는 한번, 2차 중고는 두 번 판매된 것)        


   22만 원에 샀다. 풀옵션은 아니지만, 가적인 액세서리가 많았다. 유모차 상태를 살피기 위해 손세차를 하던 중 유모차로 오프로드를 다닌 것 마냥 심하게 마모된 앞바퀴를 발견했다. 판매자와 바퀴 금액을 반반 부담하기로 했다. 예산보다 비싸게 샀지만 두 아이의 등하원이 정말 편해졌다.

  이번에 구매한 C브랜드 유모CAR는 시트의 각도 조절, 시트 방향조절과 분리가 쉬웠다. 프레임이 무겁지 않으나 두 아이가 탑승하면 자체 무게를 높여주어 길이 안 좋아도 떨림이 적고 커브구간 핸들링도 좋았다.


* P 웨건

   중고차만 타던 아이들에게 새 차를 태워주고 싶은 엄마의 욕망에 무리를 했다. 본체와 레인커버만 65만 원. 엄마의 취향으로 보라색과 흰색 조합으로 골랐다. 외제차는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좋다지? 나도 느꼈다. 내가 외출할 때 종종 사람들이 한번 끌어보고 싶다고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새로 뽑은 유모Car는 좋은 점이 많았다.  

1. 부드러운 핸들링

2. 부피가 줄어드는 쉬운 폴딩

3. 생각보다 깊은 차양

4. 아이 둘 누워 잘 수 있는 넉넉한 실내


  등하원을 할 때 흔들림이 적고 웨건 안에서 함께 놀 수 있어 편리했다. 하지만 웨건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타고 내릴 때마다 신발을 벗어야 했다. 또, 차 트렁크와 사이즈가 맞지 않아 차에 싣고 다닐때는 매번 바퀴를 빼야 했다.


  날씨 좋은 어느 서울대공원을 갔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웨건을 타지 않았다. 걷는 게 더 좋았던 거다. 그래서 유모차를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C유모차는 몇 가지 유용했던 액세서리를 제외하고 가격을 내려서 11만 원에 정리했다. 웨건은 풀옵션으로 사지 않은 데다 제조사가 새모델의 브랜드 이름까지 바꾼 상태였다. 새로운 모델이 풀리면 구형의 가치는 형편없이 낮아진다.


  P웨건은 44만 원에 내놨는데 거래당일 시간이 안맞아 2만 원을 빼드렸다. 정리가 목적이니 맘 편하게 거래하는 게 좋다. 약속시간에 늦은 내가 상대방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는 할인이다.

  내가 웨건을 원래 가격보다 많이 할인하여 중고매물로 올린 이유는 내가 구매한 색상이 순전히 나의 취향이기 때문이다(가장 흔한 조합은 검정프레임에 회색 커버 또는 핑크커버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흰색과 검은색의 값이 가장 높다. 유모차도 마찬가지. 그래서 유모CAR라고 하는 거다.


  이제 빨간색 E유모차만 남았다. 하지만 첫째가 유모차를 타면 둘째도 타고 싶어 했고 첫째가 안 타면 둘째도 걸어가려고 했다. E 유모차에 장착할 의자나 발판을 구매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여행용 유모차에 의자를 달고 다니기는 무리였다. 고민이 계속되던 어느 날 동생이 유모차를 하나 추천해 줬다.


* M브랜드 2인승 유모차(1인승 가능)

접기 쉽다          

가볍다.          

한 명은 서서, 한 명은 타고 갈 수 있다.          

자체 수리가능(펌프, 렌치 포함), 보관도 용이       

   찾아 보니 가까이에 중고 물건이 있었다. 오래 보관한 듯 뽀얀 먼지가 있었지만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2차 중고 물건으로 확인하고 17만 원에 풀옵션으로 구입했다. M브랜드 유모차는 뒷좌석에 앉는 아이는 다리를 벌려야 하고, 차양이 매우 짧으며 장바구니가 너무 작다는 단점이 있었음에도 일 년 동안 탔다. 등하원도 여행도 무난했다. 특히 뒷좌석 시트를 끼우고 있어서 서서 가고 싶을 때도 아이와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첫째가 6살 되던 해 내가 복직을 하면서 유모차대신 어린이집 차량을 이용하게 되었다. 혹시 여행 갈 때 쓸까 하고 유모차를 6개월 정도 더 보관하다가 결국 팔기로 했다. 풀옵션에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유용한 액세서리를 포함하여 12만 원. 이 유모차는 새 상품이 매우 비싸지만 대중적이지 않다. 캐딜락에 비유하면 될까? 평균 중고 판매가보다 4~5만 원 싸게 내놓았다. 게다가 유용한 유모차 액세서리를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이 액세서리만 팔아도 중고유모차를 한대 살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정리다. 이사 간 집에 유모차를 보관할 공간이 없었고, 복직한 나는 액세서리를 하나씩 팔 시간도 없었다. 구매자는 금방 나타났다.


풀옵션 구성품과 추가된 액세서리들


* 중고 유모차학 개론 정리

1. 유모차가 연식과 사용감이 비슷해도 가격이 10만 원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직접 구매한 유모차는 가격이 높고 선물 받거나 물려받은 유모차는 가격을 낮게 매겨진다.

2. 풀옵션 중고를 사라. 재판매할 때 거래 성사기간과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다.

3. 정리가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옵션은 따로 팔아라. 그럼 중고 유모차 값을 벌 수 있다(액세서리는 정품 판매 사이트에서 비싸게 판매되며 회원가입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는 구형일 경우 더 이상 판매를 안 하거나 품절되어 입고예정일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4.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서 몇 달이고 방치하지 말자. 중고유모차를 폐차값으로 판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5. 판매자가 약속 시간을 어길 경우 사과나 덤을 건네지 말고 할인을 해 주어라.

6. 유모차의 색이 그 모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색이 아니라면 통상 거래되는 금액보다 가격을 낮춰라.

7. 모든 유모차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레인커버, 유모차용 장갑이다.


* 마무리  아이기 태어나기 전에 경품으로 받은 E유모차는 마지막까지 우리 집에 있다가 남편 회사 동료에게 주었다. 이렇게 유모차를 모두 정리했다. 첫째가 6살, 둘째가 4살 때 였다. 유모차거래를 하다 보니 나만의 매뉴얼이 생겼다. 그 매뉴얼을 공유하고자 한다. 혹시 여러분이 중고 유모차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나의 유모차 사용후기와 거래 방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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