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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남미녀모친 Jan 27. 2024

12월 관리비를 보고 놀란 당신에게

(매년 놀라고 있을 텐데...)

   여러분은 관리비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리비가 왜 늘고 줄어든다고 생각하나요? 매달 내는 관리비는 월평균 급여의 몇%를 차지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일 년 관리비 총액은 수입의 몇%를 차지하는지 계산해 본 적 있나요?


  아마 없을 겁니다. 돈을 버는 사람들 중 단 1%만 가계부를 씁니다. 그리고 그중에 1%만 차계부를 씁니다. 하지만 관리비는 가계부 써보셨나요? 저는 관리비 가계부를 쓰는 사람입니다. 매달 관리비 가계부를 쓰고,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합니다. 그래서 저희 집은 관리비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31평 비확장 아파트에 거실과 안방에 커튼도 안달고 뽁뽁이도 주방에만 붙이고 사는데 12월에는 27만 원이 나왔습니다.

   아, 집에서 상하내복에 수면양말 신고 털실내화에 수면바지에 경량패딩 입고 살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가 감기 들까봐 집은 충분히 따뜻하게 하고 지냅니다. 그래도 12월 관리비 총액은 27만 원입니다(차가 2대라 주차비 만원 더 내고 있음). 평당 8700원 나옵니다. 왜냐하면 저는 관리비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50%가 아파트에 삽니다. 매달 관리비는 나갑니다. 평소에는 관심 없다가 한여름 에어컨을 켜기 시작하면 전기세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겨울 기온이 내려가면 난방비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관리비는 말 그대로 관리비지요. 아파트 관리비 명세서를 한번 자세히 보신 적 있나요? 명세서는 관리비 가계부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보기 편하라고 한 달 동안 아파트에서 사용한 금액을 정리한 결과 보고서입니다.

   관리비가 나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행동하나요? 첫 번째 유형, 안 본다. 자동이체로 나가서 생각안하고 산다. 두 번째 유형, 총액만 본다. 여름과 겨울은 좀 부담스럽다. 세 번째 유형. 관리비를 확인하고 관리비가 늘어난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정부를 비난한다. 사우디의 감산 정책과 미국의 전쟁개입으로 인한 불안한 국제정세를 논한다(너무 나갔나요?).


   저는 관리비를 관리합니다. 금액을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평소 생활습관에서 개선해야 할 것을 찾는 것이지요. 저는 관리비를 월세로 봅니다. 관리비는 내가 아파트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계속 내야 하는 월세입니다.

  근데 이 관리비라는 월세는 자가든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이 붙는 겁니다. 집에 살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갚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고, 월세를 낸다면 종잣돈을 모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이 관리비라는 월세는 그냥 공중분해되는 돈입니다. 보험료라면 내가 20년, 30년만 내면 이후는 보장받겠지만 관리비는 내가 공동주택에 사는 이상 영원히 내게 되는 몇십만 원 되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 월세의 특징은 나의 의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파트 관리, 청소,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전기세 등은 선택할 수 없는 고정비지만 우리가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은 난방비, 전기세, 온수비, 수도료입니다. 월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에너지 사용료입니다.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면 여러분의 관리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 방법이요? 인터넷에 찾아보면 쌔고 쌨습니다. 그런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것도 있지요? 예를 들면 나라에서 겨울철 실내온도를 18도로 맞추라고 하지요. 아이를 안 키워본 사람이 생각하는 온도인지 그 집 가족들은 몸에 열이 많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내온도 18도는 제 기준에 매우 춥습니다. 냉골입니다. 이것은 여름 관공서의 온도를 28도로 맞추라는 말과 같습니다. 네, 비현실적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에너지 절약을 습관화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관리비라는 월세가 상당히 줄어들거든요.


  저는 어떻게 하냐고요?

  첫째, 저희 집은 실내온도를 22도로 유지합니다. 2박 3일 이상 외출 시에는 21도로 유지합니다.

  둘째, 자기 전에, 외출할 때 모든 방의 문을 닫습니다.

  셋째, 보통 방문 옆에 온도조절기가 붙어 있습니다. 저는 온도조절기에 뽁뽁이를 붙여놓았습니다. 거기 온도감지 센서가 있거든요. 그래서 방문을 열 때마다 보일러가 도는 것을 막아줍니다. 보일러가 덜 돌아야 난방비가 적게 나오니까요.

  넷째, 아이들은 어떻게 입냐고요? 발열내의(상의)에 얇은 기모가 있는 옷을 입습니다.

   대단한 것도 없고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집의 구조마다 다르고 집의 난방 형식마다 다르기에 일반화할 수없지요. 저도 방방마다 커튼도 쳐보고, 난방텐트도 사보고, 온수매트도 써보고, 온 집안에 삥 둘러 창문마다 뽁뽁이도 붙여봤지만 네... 너무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편한 방식대로 에너지를 절약합니다. 방법은 많아요. 인터넷에 둥둥 떠다녀요. 생각보다 복잡하지도 않거든요. 돈 걱정 할 시간에 쉬운 방법을 찾아보세요.


  음... 제 말이 잔소리처럼 들린다면 이런 설명은 어떨까요?


  당신이 내는 관리비가 월급의 10%를 차지한다면 당신은 돈을 모으기 어렵다. 만약 당신이 내는 관리비가 연봉의 10%를 차지한다면 당신은 돈을 모을 수 없다. 일 년에 한두 달을 아파트 관리비를 내기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계산해 보라. 당신은 관리비를 관리하는가?


작은 습관으로 에너지 절약하고 관리비도 줄여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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