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육아서는 적당히 받아들이라는 말을 했다. 일반인의 육아서에 담긴 내용은 개인의 의견이며, 연구자의 육아서 내용은 통계로 받아들여야 한다. 100%는 없다.
유아시기 때 내가 돈 안 들이고 책 교육한 방법을 설명하고자한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내가 쓴 교육비는 어린이집 활동비가 대부분이다. 교육에 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는 책을 읽으며 자랐다. 하긴, 그건 내가 아이에게 고마워해야할 부분이다.
교육관련 책을 읽으면 발달 단계별로 추천하는 책이 소개되어있다. 인터넷에는 학습지와 교육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나는 이 중 단 한가지도 하지 않았다.
1. 물려받은 책
나는 거의 모든 책을 물려받았다. 영어책, 학습만화, 자연관찰책, 세계명작책, 위인전, 창작동화 모두 받았다. 그 책을 아이가 읽었을까? 아니. 아이는 읽지 않았다. 그럼 열심히 읽어 주었을까? 굳이 읽어주지도 않았다. 다만 아이 성장에 맞는 책 세트는 손이 닿는 곳에 뒀다. 그리고 아이가 책을 가지고 올때만 읽어줬다. 그 많은 책을 왜 읽어주지 않았느냐고? 아이 책은 재미없으니까. 내가 읽는 육아서가 더 재미있으니까.
2. 얻은 책
놀이터에서 친해진 엄마들이 이사가면서 책을 주었다. 유치원에서 받은 책, 유아용 책과 장난감을 모두 받았다. 물려받은 책이랑 겹치는 책도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이 좋은 책/유명한 책이겠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책 시리즈의 이름과 출판사를 눈여겨 봐 두었다. 중복되는건 상태가 좋은 것으로 교체하고 새로 들어온 책은 책장에 꽂았다. 책장이 풍성해졌다. 남들이 보면 책육아하는 집이라고 하겠지만 나는 아이의 책을 사는데 돈을 거의 쓰지 않았다. 지독한가? 그러든가 말든가.
3. 집 근처 도서관
나는 도서관에 자주갔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마치고 하원을 하면 나는 딱 2가지를 했다. 봄과 가을은 놀이터에서 2시간 놀기. 여름과 겨울에는 도서관에 가기.
도서관 유아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참여했다.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아이가 책을 골라올 때 읽어주지만 보통 아이는 오래 앉아있지 않았다. 책을 안보면 도서관에서 놀았다. 도서관 근처에서 킥보드도 타고 벤치에 앉아 간식도 먹고 그렇게 도서관을 다녔다.
4. 주민센터 맘 카페, 구청 유아 프로그램
수원에는 맘카페가 있다. 구나 동마다 하나씩 있었는데 예약하고 갔다. 미리 예약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끔씩 자리가 비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비오는 날이나 눈오는 날에 애용했다. 집 근처 맘카페에는 육아관련 책이 잔뜩 있어서 마음껏 빌려갈 수 있었다.
두 아이 모두 이렇게 키웠다. 자주가는 맘카페의 담당자 분이 이렇게 말했다.
"00는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빠른것 같아요."
"아, 그래요?"
"다른 엄마들은 같이 오셔서 아이들끼리 놀게 두는데, 00엄마는 아이 옆에 붙어서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해줘서 그런것 같아요."
"제가 그랬나요?"
"네, 첫째때도 그러셨어요."
난 맘카페를 주로 혼자갔다. 다른 사람들과 날짜를 굳이 맞추지 않았다. 아이가 놀 때 사진찍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대폰도 사용하지 않았다. 같이 놀다가 아이가 한가지에 집중하고 있으면 나도 슬그머니 육아서가 즐비한 나만의 놀이터로 들어갔다.
나중에 놀이터에서 친해진 엄마와 공동 육아 프로그램 계획서를 작성해서 맘까페에 제출했다. 계획서가 선정되어 매달 고정된 시간에 멤버들끼리만 맘까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빠지지않고 참여했다. 연말에는 우수 팀으로 뽑혀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내가 부지런하다고? 아니다. 나도 놀이터에서 아이를 놀리는 다른 엄마한테 들어서 알았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알아도 다른 일정이 생기면 미룬다. 공짜니까. 나는 공짜라서 잡은건데. 내가 한 것은 어린이집 이외에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은것 뿐이다. 그래서 그 시간동안 돈이 덜드는 다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5. 나도 책을 사긴 했다.
최근에. 아이가 학교 돌봄교실에서 와이책을 읽고, 집에서도 읽고 싶다고 해서 찾아봤다. 첫째가 읽고싶은 주제와 둘째가 좋아하는 주제에 맞는 와이책을 중고로 구매했다. 15권정도. 비용은 3만원. 나중에 와이책도 일부 물려받았지만 현재는 읽지않는다. 갑자기 읽고싶어 할까봐 미리 준비해야한다고? 그때는 가까운 도서관에 가면 된다. 내가 이사할 때 집을 고르는 가장 1원칙은 도세권(도보로 도서관에 가는 거리)이다.
6. 그래서 무엇이 남았냐고?
내 개똥같은 교육철학이 남았다.
아이는 남다르게 컸냐고?
아이는 평범하고 행복하게 자라고 있다(이 역시 내 판단이지만).
그래서 아이가 책을 읽느냐고?
맞다. 아이들은 심심할 때 책을잡는다(사교육을 안하니 늘 심심하다 ㅎㅎ).
지금은 책을 좀 사주겠지?
사주긴 했다. 흔한남매, 말이야와 친구들, 파뿌리... 지금까지 내가 사준책은 10권정도 된다. 모두 아이가 원해서 사준 책이다. 그런데미션을 완료해야 원하는 책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