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다고,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나의 최애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16-20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참고해 봤다.
홍주의 아버지(버스기사)와 재찬의 아버지(경찰)는
한 탈영병의 우발적인 범죄를 막는 과정에서 죽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그 당시 현장에 있었던 어린 홍주와
재찬은 자신들을 취재하기 위해 따라오던 기자들을
피해 빈 방에 몰래 숨어있다가 처음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는 그런 둘 외에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바로 그 탈영병의 형인 최담동이었다.
최담동은 홍주와 재찬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자신의 동생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강에 뛰어들어 자살시도를 한다.
그 모습을 보게 된 어린 홍주와 재찬.
재찬은 담동을 살려야 한다며 밧줄을 동여매고
홍주에게 자신이 담동을 끌어올릴 테니
밧줄을 당기라고 한다.
홍주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탈영병에 대한 분노로
그 형을 살릴 이유가 없다고 한다.
어린 홍주: 내가 왜 저 사람을 구해야 하냐고.
어린 재찬: 당연히 구해야지. 죽게 놔둬 그럼?
어린 홍주: 죽으라고 해.
우리 아버지 죽인 놈 형이래매.
미워죽겠는데 내가 왜 살려.
지옥 가서 동생 만나라고 해!! 만나서!!
왜 울아버지 죽였냐고 따지라고 해!!!!
(재찬이 홍주의 뺨을 때린다)
어린 재찬: 미친놈. 겨우 밉다고 죽게 냅둬?!
그게 이유야?
어린 홍주: 그래!! 미워 미우니까 그냥 죽게 냅둬어어!!
어린 재찬: 정신 차려 이 새끼야!!
저 아저씨도 우리랑 똑같아.
어제 사고가 믿기지 않고 돌이키고 싶고
막고 싶을 거야.
제발 이게 다 꿈이었으면 수천수만 번
빌었을 거야.
(밧줄을 홍주의 손에 쥐어주며)
구해내. 나도 저 아저씨도 네가 구해내.
후회하고 싶지 않으면. 믿고 간다.
유일하게 피의자로 의심받았던 도학영이
범인이 아니며 유수경은 이석증으로 쓰러졌고
시신 옆에 피로 그려진 그림은
로봇청소기가 원인이었음을 밝혀낸 검사 재찬.
재찬은 홍주를 만나러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췌장암 말기인 유수경 선수의 아버지는
딸의 죽음이 우연으로 일어난 것임을 믿을 수 없어
분노한 나머지 재찬을 향해 엽총을 쏘고,
재찬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다.
이후 유수경의 아버지인 유만호도 도주하다가
차 안에서 실신하고, 그와 재찬은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임종 직전의 유만호.
긴 수술 이후 회복된 재찬은 자신을 향해 엽총을 쏜
유만호의 병실을 찾아가 따지기로 결심한다.
재찬: 오히려 잘 됐네. 유만호 씨 지금 몇 호실에 있데?
가서 나 좀 따져야겠다.
신희민: 말도 못 하는데 뭘 따져?
유만호 씨 지금 오늘내일 한대.
재찬: 그래? 그럼 오늘내일 중에 가야겠네.
가서 왜 날 쐈는지 좀 물어봐야겠다.
신희민: 왜 쐈는지 알잖아!
선배가 도학영을 무혐의로 풀어줘서.
재찬: 도학영은 범인이 아니라니까!
신희민: 근데 유만호 씨는 몰랐으니까 , 화가 나서
재찬: 몰랐으면 총 쏴도 되나?
화가 나면 사람 죽여도 돼?
유만호 씨 만나야겠어. 가서 분노가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거 알고 죽게 할 거야.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탈영병이 미워서
밧줄을 당기지 않으려고 했던 어린 홍주는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갑자기
최담동과 재찬이 묶인 밧줄을 있는 힘껏 끌어당긴다.
아마도 자신이 최담동을 미워하는 감정과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는 다른 문제라는 걸
깨달은 것이 아닐까.
유선수의 아버지가 도학영을 체포하지 않은
재찬을 향한 분노로 재찬을 향해 엽총을 쏜 것도
같은 맥락.
드라마 진짜 잘 만들었다..
그렇게 응급실에 실려온 셋.
담동은 의식이 깨어나자 자신을 왜 살렸냐며
난동을 피우고 바깥에서 의식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던 재찬과 홍주는 그런 담동을 바라본다.
담동: 놔!! 나 왜 살렸어!! 죽게 내버려두라니까!
어린 홍주: 살아요 아저씨! 나 아저씨 원망 안 해요.
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살아요 아저씨..
흐느끼는 담동.
그 사이 홍주는 재찬과 머물던 자리에
작은 쪽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아버지가 그러셨어.
분노는 당연한 것도 힘들게 만든다고.
사람을 살리는 게 당연한데,
너무 화나니까 아깐 그게 참 힘들더라.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나 평생 후회할 뻔했어.
어린 홍주
도학영의 불구속 수사를 비난하던 SBC 방송국.
도학영이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사실대로 기사를 쓰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방송국.
이에 홍주는 분노가 당연한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떠올리며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분노는 그 당연한 것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남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