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the next right thing!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일이 내 앞에 있다면.

by 윤모닝






쿠팡 친구로 일하면서 배송하면서 제일 뿌듯하고 기분 좋았던 순간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도 지금도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 글에서는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쿠팡에서는 본격적으로 배송에 뛰어들기 전

며칠 간의 트레이닝 기간이 있다.

트레이너를 한 명씩 붙여주면서

그에게서 배송과 운전 등을 배우는 시간이다.


나는 당시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기 전,

체구가 크지 않은 여성의 몸으로 배송일을 시작하게 되었기에

내가 출근할 때면 쿠팡캠프 내의 동정심과 연민의 눈빛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물론 얼마 안 가서 그만둘 것이라고 미리 낙인을 찍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교육기간뿐만 아니라 독립을 하고 나서도

남자들보다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눈에 불을 활활 태우면서

탑차에 물건을 싣을때에도 운전을 할 때도,

배송을 할 때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빠르게 하기 위해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몇 배의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게 3일간의 교육기간을 마치고

트레이너를 떠나 혼자서 배송한 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쯤,





뜨거운 여름날, 이곳에서 한참 물량을 다쳐내고

생수를 벌컥벌컥 마셔가며


다음 배송지로 이동하기 위해 쿠팡카에 올라타려는데

캠프 단톡방에 실시간 배송현황이 올라왔다.


캠프 내에서는 배송구역마다 배송완료된 %를

중간정산처럼 단톡방에 올려준다.

그래서 배송상태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완료되었는지,

팀별로 도와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게 된다.







나는 당연히 일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기에

'맨 꼴찌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중간 안에 들어있었다!



사람들이 기대이상으로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에이스라고 칭찬해 주는데


그동안 남자 동료들처럼 잘 해내려고

발 빠르게 노력했던 게 생각이 나서

마음이 뿌듯하기도 하고 꽤 뭉클했었다.











쿠팡친구는 각 캠프 물량 기준의 100%를 배송하는 노멀 Normal 등급

그 기준의 75%만 배송하는 라이트 Lite 등급으로 나뉜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라이트 등급부터 시작해서 노멀등급까지 올라가고

나중에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등급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남자들에 비해 체력적인 면에서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배송일은 처음이라 라이트 등급으로 하기로 결정했었고


하루에 100-110 가구, 물량 180-200개 정도 되는 물량을 담당하게 됐다.





그렇게만 해도 배송이 끝나면 저녁 6시 반이었기에

나의 체력이나 역량으론 라이트 물량이 딱 맞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기준에서 더 많은 130 가구(220개의 물량)를 배정받은 적이 있었다.

이는 평균 남자 쿠팡친구들이 감당하는 물량으로 Normal 등급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물방울은 배송지 가구와 물량수를 의미.




노멀 기준의 물량을 처음 해보기도 하고

나에게 배정된 물량과 가구수 지도를 보니

출발하기도 전에 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머리로 어느 정도 계획이 서야 움직이는 성향인데

이 물량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출발하기도 전에 머리가 더욱 하얘졌다.


'저 많은 물방울을 어떻게 다 쳐내지..'







일단 되든 안되든 나는 부딪혀보기로 했다.

물량을 다 못 쳐내면 같은 팀원 내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는 일이고,

해보기도 전에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못 할 거라고 낙인찍고 싶지 않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나와 가장 가까운 발 밑의 물량부터 해보자 ' 하고

지금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배송물량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물방울 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뭔가 못할 거 같은 일이 조금씩 해결되는 것이 보이자,

힘이 들어도 조금은 재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쉴 새 없이 물량을 쳐내다 보니



결. 국. 엔

그날 배정된 노멀 물량을 다 쳐냈고 말았다!














이 날의 경험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지혜를 주고 있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상황도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결국엔 해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병원에서 일할 때에도 혼자서 해낼 수 없을 거 같은 많은 일을 해결해야 할 때

이 날의 일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렇게 외친다.


Do the next right 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