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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Aug 01. 2021

여름

겨울은 몸 안에 생각이 갇혀 지낸다면 여름은 무엇이든 발산되어 흐른다. 여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스물아홉 언저리부터는 여름이 좋은 이유가 하나 둘 생겼다. 낮을 오래 만끽할 수 있다는 점, 여름밤은 어둠도 그리 짙지는 않다는 점, 이 계절의 채도는 아름답고, 더위 속 몸의 반응과 변화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내가 알게 된 여름의 좋은 점이다.

무엇보다 끈적거리는 타인의 살결이 닿는 것을 용인할 때, 보다 친밀해지는 기분. 완벽할 것 같았던 사람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같은 것. 푹푹 찌고 습한 더위 아래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흥건해지는 여름. 거짓말처럼 오후 5시를 넘기면 꽤나 걸을 만 해지고, 밤은 아직 멀었고, 이 더위도 순식간에 지나가리란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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