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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eit Nov 12. 2024

안도야에서 센야까지, 노르웨이의 북극 자연과 만나는 길

sage


말 그대로 북극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노르웨이 북쪽을 향해 달렸다. 북쪽으로 달려서 말그대로 북극권 안에 들어왔다. 북극권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극지방 방문을 환영하는 노르웨이 북극권 기념 센터에도 다녀왔다. 북극권에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발생한다. 그리고 북극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게 5월인데도 눈에 파묻혀 있는 북극권센터였다.


안도야 조류관찰쉼터


북극의 하와이, 안도야

북극기념센터보다 더 북쪽으로 달려 바다를 따라 달렸다. 우리가 달린 길은 '노르웨이 아름다운 경로'로 잘 알려진 안도야였다. 이 곳은 노르웨이 아름다운 군도라며, 바다와 섬이 어우러져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이 눈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이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는 휴게소도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추운 북쪽에서도 여기로 찾아오는 새를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여러 휴게소도 들렀고, 그리고 새는 잘 모르지만, 이 고요한 자연 속에서 어떤 새를 만날 수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고 조류관측할 수 있는 곳을 방문했다. 바다를 바라보는 안도야의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쉼터이며, 조수의 차를 견딜 수 있게 건축적으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어떤 날씨에도 북극의 자연, 그리고 북극까지 찾아오는 새를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어떤 새를 만날 수 있을까 호기심으로 찾아간 조류 관찰지는 리조트 내의 시설이라서 안내 표지가 없어 찾아가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리조트가 문을 닫아서 영업을 하지 않는 건지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다행히도 머지않아 리조트 직원분이 출근하시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노르웨이에서는 퍼핀(puffin)이라는 유명한 새도 만나볼 수도 있다고 들었다. 퍼핀은 북극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바다새로, 얼추 펭귄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작고 통통한 몸집에 오렌지색의 부리가 특징이다. 조우하는 행운을 기대하며 바닷물이 빠진 뻘 한가운데 있는 조류관찰쉼터까지 힘들게 걸어갔지만, 우리가 찾아간 날에는 퍼핀은 커녕 아무 새도 보지 못했다.



센야 Knuten에서 바라본 전경



노르웨이 미니어처, 센야

우리는 해안선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달렸다. 이번에 가는 섬은 센야로, '동화 속 섬(the Fairy Tale Island)'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센야는 노르웨이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데도 바로 아래의 로포텐과 바로 위의 트롬쇠의 명성에 가려져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센야는 노르웨이 미니어처라고 불릴 정도로 꼭 가봐야 하는 곳인데, 바이킹 시대의 유적지와 거친 산과 광활한 바다, 작은 낚시마을이 어우러져, 자연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었다.

이 아름다운 바다와 마을을 보기 위해 또다시 산에 올랐다. Knuten이라는 피오르를 올라볼 수 있는 전망포인트가 있다고 해서 갔다. 마치 동네 뒷산인 것처럼 길도 있고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을 봤지만 우리는 꽤 고전하면서 올라갔다. 높은 산은 아니었으나 산세가 가팔랐다. 그리고 위에 올라가니 이 전망을 바라보라는 나무 벤치 하나가 바다를 향해 놓여 있었다. 산 위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센야, 숙소에서의 전경과 레스토랑


말린 대구, 바이킹처럼 세지려면

노르웨이에 간다고 하면 매일 같이 연어를 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조금 달랐다. 여행 중에 노르웨이의 다양한 음식도 먹었다. 노르웨이 맥주부터 베이커리, 로포텐 지역 어묵, 캐비어 스프레드, 스낵 등 노르웨이산 식료품, 노르웨이 레스토랑체인점 Egon, 노르웨이식 햄버거와 피자 . 


노르웨이하면 당연코 연어와 고등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이 있다. 바로 생선 대구(Atlantic Cod)다.
노르웨이에서 대구는 단순한 식량이 아니다. 무려 바이킹시대부터 사람들은 대구를 건조하여 먹었다고 한다. 대구는 살에 기름기가 없어서 말려서 보존하여 먹기 쉬웠고, 말리면 단백질이 거의 80%까지 되는 단백질 덩어리가 된다는데 이 단백질이야말로 바이킹부터 오늘까지 노르웨이를 지탱한 것이다. 바이킹 전함 내에 보존식품으로 말린 대구를 널판지마냥 쌓아두고 먹었고, 심지어 너무 바짝 말린 탓에 곤봉 대신 휘두르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 가장 단단한 식재료로 기네스에 등재된 것은 가츠오부시지만, 아마 대구도 이와 순위를 다투지 않았을까.

우리는 센야의 해안선을 따라 세워진 집 한 채에서 묵었다. 바로 눈앞에 바다가 널게 펼쳐지고, 뒤로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생 대구요리, 건조 대구요리, 그리고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음을 대비한 소고기 스테이크까지 다양하게 주문했다. 그리고 나는 이 중에서 말린 대구요리가 가장 맛있었다. 말렸다가 다시 살려낸 대구는 묵직한 버터소스와 너무 잘 어우러졌다. 이 지역 식재료와 이 지역의 레시피를 토대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식당이라는 말을 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대구요리를 먹고, 숙소 앞바다로 산책을 나갔다. 노르웨이 안에서 많은 섬과 많은 바다, 피오르를 만났지만 단순히 노르웨이 바다 혹은 피오르라고 통칭하기에는 너무나도 각자의 매력이 다른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돌산과 바다가 아름다운 여기 이 선야도, 바로 옆의 안도야와 로포텐과는 확연히 다른, 모두 다 꼭 찾아가서 느껴봐야 할 매력이 있었다.

노르웨이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자연 전시관 같다.
웅장한 피오르와 다채로운 바다, 그리고 이 자연 곁에서 살아온 노르웨이인들의 삶과 철학을 보고 온 것 같다. 때로는 고요하면서, 때로는 거칠고,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저편을 바라보며, 여기 그리고 저 너머를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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