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트롬쇠다. 우리는 노르웨이 남부, 수도 오슬로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달리고, 또 달려서 최북단 도시 트롬쇠에 도착했다.트롬쇠는 북극의 파리, 세계 최북단 자존심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북극이라는 특별함이 가득한 곳이다. 트롬쇠하면 가장 먼저 오로라를 꼽을 수 있고, 해가 지지 않는 북극에서 할 수 있는 백야 마라톤 등의 행사가 있고, 인류 최초 남극과 북극을 정복한 아문센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고, 북극 탐험대의 출발지인 만큼 북극여행증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긴 성당도 극지방 얼음을 형상화한 건축이 인상적인 북극대성당이 있다.
우리는 초여름에 방문했기 때문에 겨울 행사보다는 백야로 인한 24시간 잠들지 않는 활기찬 도시의 분위기를 기대하며 트롬쇠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는 예상치 못한 축제를 맞이하게 되었다.
5월 17일, 노르웨이 독립기념일. 1814년 5월 17일 킬 조약에 의해 덴마크 통치에서 끝나 스웨덴에 양도되어야 했지만 이 때 노르웨이는 자치정부를 수립하고, 노르웨이 최초 헌법을 제정하며 진정한 독립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날로, 노르웨이 최대 국경일이다. 노르웨이 전 지역에서 큰 경축 행사를 한다. 건물과 거리는 노르웨이 국기로 덮여있고, 사람들은 전통의상 부나드를 입고 국기를 흔들며 행진을 했다. 트롬쇠 시내는 흥겨운 축제 분위기로 뒤덮여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바, 순록핫도그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바에서 순록핫도그 맛보기
우리는 먼저 순록핫도그를 먹기 위해 Raketten Bar & Pølse를 찾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바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이곳은, 부스에 바텐더 두 사람만이 서 있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영업장이다. 겨울이면 이 조그만 바 옆으로 모닥불을 피워 사람들이 불을 중심으로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다. 바 내에 손님들이 들어갈 수 없다. 술은 들고 다니며 거리에서 마실 수는 없고, 바 뒤편에 야외 나무 벤치와 테이블에 수 마실 수 있다. 우리는 술보다 더 유명한 순록핫도그를 주문했다. 핫도그에 들어있는 소시지는 맛과 식감은 평소 먹던 소시지와 비슷했지만, 그럼에도 축제 분 위기와 가장 작은 바에서 순록핫도그를 주문했다는 경험이 즐거웠다.
트롬쇠에서 마주치는 아문센 벽화
노르웨이 전통의상과 노르웨이 국기가 가득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우리도 다같이 흥이 나고 신이 났었다. 그리고 이내 우리는 갈 길을 잃었다. 즐겁고 흥겨운 길거리 분위기지만, 거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곳들이 문을 열지 않는 것은 여행자에게 너무 가혹했다.
트롬쇠에는 아문센의 자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문센은 인류 최초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의 북서항로를 개척했고,또 인류 최초로 지구의 두 극점, 남극점과 북극점을 모두 정복한 사람으로, 북극 탐험대의 출발지인 트롬쇠에 그의 생가와 동상이 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극지 박물관에서 보고 싶었지만, 국경일에는 관광객을 맞아주지 않았다. 폴라리아 아쿠아리움과 트롬쇠 도서관 등도 국경일을 맞아 휴관일이라서 가지 못했다.
트롬쇠에서 가장 오래된 펍
축제의 분위기 속 우리는 트롬쇠에서 가장 오래된 펍 Mack Brewery & Olhallen 을 찾아갔다. 세계 최북단의 맥주회사 Mack이 운영하는 곳으로, 옆에는 맥주 증류소가 있고, 펍에서는 맥주 공장에서 갓 양조되어 나온 수십 종의 맥주를 마실 수 있다. 날이 날인만큼 양조장 투어는 하지 못했고, 우리는 펍에 자리를 잡아 맥주와 축제 분위기를 한껏 마셨다.
그리고 조금 이르지만 자리를 정리하고 호텔로 귀가했다.
노르웨이의 라면
이제는 여행을 마무리하고 짐을 정리해야 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기념품을 골랐다. 노르웨이 국민라면 미스터리(Mr.Lee) 라면이다. 노르웨이 최대의 라면 브랜드를 창립한 이철호씨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한국전쟁 중 부상당해 죽음의 위기에서 노르웨이로 건너가 치료받고서, 구두닦이, 벨보이, 요리사 등 고생 끝에 라면시장 90% 이상 점유하는 성공한 기업가로 노르웨이 교과서에도 실리기도 하셨다고 한다. 라면은 노란색 포장의 닭고기맛과 빨간색 포장의 소고기맛 두 가지이다. 귀여운 눈웃음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한국의 라면에 비하면 매운맛이 빠지고 버터맛이 추가된, 낯선 맛이다. 노르웨이의 맛을 한국에 가져가서 보여주고 싶었다.
짐을 싸고, 기념품을 챙기고, 이렇게 노르웨이 여행이 끝이 났고, 다시 일상으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노르웨이를 겁 없이 용기있게 자유여행으로 나서서 겪었던 웃고 울었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행을 함께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거운 곳을 찾아 나갈 테니, 그 여정에 언제든지 동행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